• [레져/여행] 300년 전 그대로 설국의 ‘국민온천’ 일본 아오모리를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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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 [http://www.khan.co.kr]
  • 11.12.22 17: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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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의 첨단기술을 선도하면서 동시에 전통을 중시하고 옛것을 잘 보존하는 나라가 바로 일본이다. 얇은 평면 텔레비전이 한쪽 벽에 걸려 있는 료칸(旅館: 일본의 전통 숙박시설)의 다다미방 풍경이 그 대표적 예다. 문명의 이기를 마음껏 향유하면서 아날로그적 감성에 젖을 수 있다는 것. 아오모리(靑森)현은 바로 그런 점에서 전통과 현대가 조화롭게 공존하는 여행지다.

일본에서 가장 큰 섬인 혼슈(本州) 최북단의 도시 아오모리에는 유명한 온천이 많다. 그중에서도 핫코다(八甲田)산 중턱에 자리잡은 스카유(酸ケ湯)온천은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3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한자리의 같은 건물에서 영업해왔다. 1954년엔 국민온천 제1호로 지정됐다. 노송나무로 만들어진 온천 내부는 세월의 더께를 간직한 그대로였다. 갖춰진 시설이라곤 몸에 물을 끼얹을 때 사용하는 바가지가 전부다. 흔한 수도꼭지나 샤워기 하나 없었다. 전통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기 위해서란다. 규모도 크지 않았다. 몸을 담글 수 있는 욕탕 두 개에 낙숫물처럼 떨어지는 온천물에 마사지를 할 수 있는 폭포샤워가 따로 마련되어 있었다.

스카유는 유황온천이다. 탕에 들어가면 시큼한 냄새가 코를 찌른다. 물빛도 희뿌옇다. 예로부터 각종 피부병과 만성질환, 화상 치료 등에 효험이 있다고 알려져 탕치(湯治)를 위해 찾는 사람들이 많았다. 지금도 정기적으로 온천을 방문하는 30~40년씩 된 단골들이 수두룩하다. 옛날 방식 그대로 꾸며놓은 온천 모습을 보기 위해 멀리 도쿄는 물론 전국 각지에서 일년 내내 손님이 끊이지 않는단다. 장기간 투숙하며 온천욕을 즐기는 관광객들을 위해 전통 료칸의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숙소도 마련되어 있다. 유카타를 입고 낡은 다다미방에 앉아 차를 마시며 눈 내리는 창밖의 일본식 정원을 내다보고 있노라면 어느새 1970~1980년대 일본 시골 풍경 속에 녹아든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스카유온천의 또 다른 특징은 남녀가 함께 목욕하는 혼탕이라는 점이다. 온천 입구에서는 남녀가 각기 다른 탈의실로 들어가지만 옷을 벗고 안으로 들어가면 같은 탕 안에서 만나게 된다. “1m 앞도 분간하기 힘들 정도로 수증기가 자욱하기 때문에 부끄러워할 필요 없다”는 온천 지배인의 친절한 설명은 손님들을 안심시키기 위한 ‘착한 거짓말’에 가깝다. 하지만 목욕 타월로 각자 중요 부위를 가릴 수 있기 때문에 크게 얼굴 붉힐 일은 없다. 남녀가 함께 들어가는 탕 안에서도 나무 팻말로 왼쪽은 남자, 오른쪽은 여자 손님이 사용하도록 따로 표시가 되어 있다. 알몸에 스스럼없는 일본 노인들만 찾을 것 같지만 의외로 젊은층의 목욕객도 다수 만날 수 있다.

온천물에 몸을 풀고 나면 생각나는 것이 한잔 술이다. 아오모리현 하치노헤(八戶)시에 위치한 하치노헤주조(八戶酒造)는 1775년부터 9대째 술을 빚어온 뼈대 있는 양조장이다. 지역에서 생산된 쌀과 효모, 맑은 물만 고집하며 사케를 만드는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사케의 기본 재료가 되는 쌀을 농약과 화학비료 없이 직접 자연농법으로 재배해 술을 담근다. 쌀 품종 또한 아오모리산만을 사용한다.

초겨울부터 이른 봄까지 술을 빚는 시기 동안 하치노헤주조는 관광객들에게 양조장을 개방한다. 술의 발효에 방해가 되는 균의 침입을 막기 위해 하얀색 가운과 모자를 쓰고 한시간가량 사케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하나씩 견학한 후 완성된 술을 시음할 수도 있다. 주력 브랜드인 오토코야마(男山)는 아오모리 지역의 어촌에서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드라이한’ 맛의 사케다. 깔끔하면서도 깊은 맛이 어우러져 세월의 깊이를 짐작하게 하는 술이다. 1900년대 초반에 지어진 양조장 건물 6개동은 지난해 시로부터 주요경관건조물로 지정됐고 문화재청에 유형문화재로 등록됐다. 그 자체로 훌륭한 관광거리다.

아오모리 전체 면적의 70%를 차지하는 거대한 삼림 지역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도와다하치만타이(十和田八幡平)국립공원 안에 있는 오이라세계류(奧入瀨溪流)는 14㎞에 이르는 숲속 산책로를 걸으며 갖가지 모양의 기암괴석과 14개의 크고 작은 폭포를 구경할 수 있는 아오모리의 대표적 관광명소다. 계류의 끝은 20만년 전 화산 분화로 만들어진 칼데라 호수인 도와다호와 만난다. 둘레가 46㎞에 달하는 거대한 호숫가를 천천히 산책하거나 유람선을 타고 산의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

일본 100대 명산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핫코다산은 거대한 너도밤나무 원시림과 물참나무 군락으로 유명하다. 101명을 태울 수 있는 거대한 로프웨이(케이블카)를 타면 웅장한 산세가 한눈에 들어온다. 정상에 도착하면 트레킹과 산악스키를 즐길 수 있고 고원습지대와 고산식물을 구경할 수도 있다.

 

 

◆여행길잡이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중단됐던 아오모리 직항편 운항이 지난 10월부터 재개됐다. 대한항공에서 주 3회(수·금·일) 운항한다. 도쿄에서 아오모리를 잇는 신칸센도 12월로 개통 1주년을 맞았다.

■아오모리는 후쿠시마 원전과 약 380㎞ 떨어져 있다. 아오모리현에서 측정한 방사선량은 도쿄는 물론 우리나라 평균치보다도 낮다고 했다. 현내에서 생산되는 농수산물에 대한 방사선량 모니터링 결과도 현청 홈페이지에 공개되는데 지난 11월28일 현재 54개 품목 557건의 농수산물을 측정한 결과 방사성물질은 발견되지 않았다.

■하치노헤주조의 주조기는 11월~3월 사이다.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견학이 가능하고 소요시간은 30분에서 1시간 정도다. 무료 개방이며 한번에 40명까지 견학이 가능하다. 예약을 하는 것이 좋다. www.mutsu8000.com

*아오모리시 후루카와 수산시장에서는 공기밥 위에 자신의 취향대로 회나 고기, 반찬 등을 골라 얹어 먹는 덮밥인 놋케동을 맛볼 수 있다.

■미사와시 고마키온천 아오모리야 호텔은 일본 100대 온천으로 꼽히는 노천온천과 산책을 즐길 수 있는 넓은 부지의 시부사와 공원을 자랑한다. www.komaki-onsen.co.jp

■북도호쿠 3현·홋카이도 서울사무소. www.beautifuljapan.or.kr (02)771-6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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