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산업] 신용카드사·가맹점, 수수료 인하 ‘밥그릇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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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 [http://www.khan.co.kr]
  • 11.12.14 14:5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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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사와 가맹점들이 카드 수수료를 놓고 ‘전쟁’을 치르고 있다.

금융권 탐욕이 지적되면서 제기된 카드 수수료 문제가 대기업들의 가세로 이익을 늘리기 위한 ‘밥그릇 싸움’으로 전락했다. 그 사이 카드사용자의 편익은 철저히 배제됐다. 전문가들은 가맹점간 카드수수료 편차를 줄이고 부가서비스에 낀 거품을 제거하는 등 수수료 체계를 공정하게 개편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카드 수수료의 원가를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8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르노삼성과 한국GM은 최근 현대차와 같은 수준으로 수수료를 내려달라고 카드사들에 공문을 보냈다. 쌍용자동차도 수수료율 인하 가능성을 카드사들에 타진했다. 카드사들이 지난달 현대자동차의 압박에 굴복해 신용카드는 기존 1.75%에서 1.7%, 체크카드는 1.5%에서 1.0%로 낮추기로 하자 다른 자동차 제조사들도 실력 행사에 나선 것이다. 카드업계는 대형업체들의 수수료 인하 요구가 점차 현실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수수료 논쟁은 금융당국이 1만원 이하의 소액 카드결제를 거부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비롯됐다.

영세 가맹점의 수수료 부담을 덜어주자는 취지였지만 환영받지 못했다. 대신 중소가맹점들은 카드 수수료율을 대형마트 수준으로 인하해 달라고 요구했다. 대형마트와 골프장, 백화점 등에는 1.5%의 최저 수수료율을 적용하면서 중소 가맹점에는 2%가 넘는 수수료를 부과하는 것은 공평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때마침 ‘월가 시위’로 촉발된 금융권 탐욕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카드 수수료 인하 요구는 힘을 받았다. 중소자영업자들은 경기불황으로 매출이 줄고 있는데, 카드사들은 올 상반기에만 가맹점 수수료로 사상 최대 수준인 4조원이 넘는 수익을 올렸다. 이후 학원·병원·주유소·안경점은 물론 부동산중개업, 룸살롱·마사지업 등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업종에서 수수료 인하 요구가 들불처럼 번졌다. 여기에 경기·인천 지역에서 교통카드 사업을 하는 이비카드도 카드사들에 수수료를 낮춰달라고 요구했다.

수수료 결정은 최근 경제논리보다는 힘의 논리에 따라 이뤄지고 있다. 특히 현대차가 중소가맹점보다 더 낮은 수수료를 요구하자 카드사들이 ‘백기 투항’하면서 논란은 확대됐다. 당장 주유소업계는 “카드결제 비율이 높기 때문에 힘만 합치면 카드사를 ‘굴복’시킬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수수료 전쟁’의 근본 원인은 카드사의 불공정한 수수료 체계에 있다. 업종별 수수료율은 신용카드 도입 초창기인 1980년대 초 재무부(현 기획재정부에 해당)가 정한 틀을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또 수수료율을 카드사가 자의적으로 정하다보니 교섭력이 약한 중소가맹점은 차별을 받을 수밖에 없다.

당국은 뒷짐만 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여신금융협회 등에 카드 수수료 원가를 계산해보라고 요구했지만 실제 시장개선까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 분위기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시장 전체의 시스템 문제라서 금융당국이 개입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수수료 주체간 싸움으로 그 피해는 소비자들에게 전가되고 있다. 카드사들이 수수료 인하에 따른 수익보전을 이유로 포인트 및 마일리지 적립, 놀이공원과 커피전문점·영화관 할인서비스 등 각종 부가서비스 축소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금융연구원 이재연 선임연구원은 “카드사들이 경쟁적으로 부가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비용을 발생시켰다”면서 “부가서비스에 낀 거품을 걷어내 카드 수수료 체계를 정상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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