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꿈/이야기] 짝 있으면 ‘2%’가 더 좋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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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 [http://www.khan.co.kr]
  • 11.12.09 11:5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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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TV 프로그램 제목 중 <짝>이라는 게 있던데요. 겨울이다 보니 너도나도 짝을 찾아 나서고 있습니다. ‘짝’은 없으면 갖고 싶고, 있으면 싸우니까 귀찮은, 그런 존재죠.

연애를 넘어 결혼에 이르면 상황은 더 복잡해집니다. 한 선배는 “결혼하면 49가지는 나쁘지만 51가지가 좋아서 산다”더군요. 그런데 왜 인간은 같이 살까요? 생활패턴도, 성격도 다른데 왜 굳이 한공간에서 살을 부대끼며 살까요?

진화의 측면에서 짝의 의미를 찾아볼까요. 먼저, 짝이 있는 사람은 짝이 없는 사람에 비해 오래 산답니다. 더 건강하기도 하고요.
사랑 때문에 죽을 것처럼 아프기도 하지만, 궁극적으로 그게 건강에는 좋다네요. 신기합니다.

 

■ 짝 있는 기러기는 스트레스 적다

회색기러기는 동물 중에서도 1부1처제로 유명합니다. 한 번 짝을 맺으면 일편단심이랍니다. 최근 회색기러기가 일편단심 하는 것이 스트레스를 줄여 생존에도 유리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바이올로지 레터(Biology Letters)’ 최근호에 실린 이 연구는 오스트리아 콘라트 로렌츠 연구소 클라우디아 와처 박사가 발표한 것입니다.

와처 박사는 회색기러기 25마리의 심장박동을 조사했습니다. 수컷 회색기러기 두 마리가 싸울 때의 심장박동을 측정한 결과, 짝 있는 회색기러기의 혈압이 혼자인 회색기러기보다 10% 정도 낮았다고 합니다. 암컷 회색기러기의 경우도 짝이 멀어졌을 때 심장박동이 급격히 빨라졌으나 짝이 근처로 돌아오자 혈압이 안정을 찾았다고 해요. 우와. 짝이 있으면 지원군을 얻은 듯 마음이 안정되기 때문이겠죠. 반대로 짝이 죽으면 심장박동 수치가 급격히 떨어진다고 합니다.

 

■ ‘관계’가 수명을 결정한다

<나는 몇 살까지 살까?>란 책이 있습니다. 미국 스탠퍼드대 심리학자 루이스 터먼 박사가 어린이 1500여명을 대상으로 무려 80년간에 걸친 삶의 궤적을 추적해 기록한 책입니다.

터먼 박사가 말하는 장수의 최고 비결은 식습관이나 운동량이 아니었습니다. 결혼 여부, 성격, 인간관계 같은 사회적 요소였습니다. 운동 열심히 하고 음식 잘 골라먹는 싱글보다는, 결혼해서 가족을 이루고 사는 사람이 장수한다는 게 되겠죠. 인간사는 참 희한합니다. 후자가 더 에너지를 많이 소비할 텐데 더 건강하다니요.

 

■ 우리는 왜 스킨십을 할까

왜 우리는 다른 사람과 스킨십을 할까요. 분명 이득이 있기 때문에 그렇게 진화해 왔겠죠.

재미있는 실험이 있습니다. 약 60년 전, 미국 위스콘신대 심리학과 해리 할로 교수가 원숭이를 대상으로 ‘헝겊 대리모 실험’을 했어요. 갓 태어난 새끼원숭이를 가족에게서 격리한 뒤, 온몸을 철사로 두르고 우유병을 든 가짜원숭이와 젖병은 없지만 따뜻한 헝겊으로 몸을 감싼 가짜원숭이를 우리에 놓아뒀습니다.

새끼원숭이는 평소엔 헝겊을 두른 원숭이 곁에 머물렀어요. 그러다가 배가 고프면 철사가 감긴 원숭이에게 찾아갔지요. 갑자기 놀라는 상황이 되면 원숭이는 어디로 갔을까요? 예상하시는 대로 헝겊 원숭이에게 갔습니다. 헝겊 원숭이 옆에 있을 때의 그 따뜻한 촉감이 어리디 어린 원숭이에게 위안이 됐던 겁니다.

스킨십은 우리를 건강하게 해주기도 합니다. 저체중 미숙아에게 부드러운 손길로 마사지를 해주면 체중이 40% 늘어난다는 연구결과도 있어요. 어렸을 때 배탈이 나면 ‘엄마손은 약손’ 하잖아요. 그것도 스킨십의 위력 아니었을까요.

 

■ 글 목정민
■ 블로그 주소 http://mokjungmin.khan.kr
글쓴이는 경향신문 과학·환경담당 기자로 ‘목정민의 Sci-Borg’ 블로그에 과학계 안팎의 숨겨진 이야기들을 올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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