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산업] 신라면 ‘1위 자리’ 나가사끼 짬뽕에 뺏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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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 [http://www.khan.co.kr]
  • 11.12.02 16: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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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11월 점유율 역전 ‘25년 아성’ 무너져… 시장 지각변동

 

입맛이 변한 것일까. ‘국민라면’으로 통하는 농심 신라면이 일본식 우동 맛을 낸 삼양식품의 나가사끼 짬뽕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일부 매장에서 한시적이긴 하지만 1986년 이후 25년간 부동의 1위를 고수하던 신라면이 밀리면서 라면시장에 지각변동이 생긴 것이다.

삼양식품은 “지난달 나가사끼 짬뽕이 모두 1700만개가 팔렸다”면서 “한 달 매출만 100억원”라고 1일 밝혔다.

지난 7월 말부터 판매된 나가사끼 짬뽕은 8월에만 300만개가 팔렸다. 9월에는 전달의 3배인 900만개, 10월에도 전달보다 50% 이상 늘어난 1400만개가 팔렸다.

나가사끼 짬뽕은 지난달 일반 소비자들이 라면을 가장 많이 사는 대형마트에서도 판매량 1위에 올랐다. 이마트의 11월 라면 매출 비중을 보면 나가사끼 짬뽕 5개들이 멀티포장이 13.5%로 신라면(13.3%)을 근소한 차이로 앞섰다. 하루 단위로 신라면 매출이 다른 라면에 밀린 적은 있지만 월 단위로 1위를 뺏긴 것은 처음이다. 8월 나가사끼 짬뽕 매출 비중이 불과 1.3%였던 것에 비하면 3개월 만에 초고속 성장을 한 셈이다.

업계는 기존 라면과 다른 ‘맛’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욕구가 나가사끼 짬뽕과 맞아떨어졌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맵고 얼큰한 맛에 식상해 있던 소비자들이 덜 맵고 좀 더 담백한 맛을 내는 제품이 나오자 이 제품으로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소비자들의 기호가 빨간 국물 대신 흰 국물 라면으로 쏠리고 있는 것도 나가사끼 짬뽕의 ‘약진’에 한몫했다.

라면 업계 지각 변동은 한국야쿠르트가 7월 선보인 ‘꼬꼬면’에서 시작됐다. 꼬꼬면은 닭고기 육수에 청양고추로 매운맛을 낸 라면이다. 소고기 육수에 고춧가루로 매운맛을 내는 기존 라면과 색깔부터 다르다. 조리법도 라면에 계란을 풀 때는 흰자위만 넣도록 명시할 정도다.

담백한 맛과 개그맨 ‘이경규가 만든 라면’이란 유명세를 타고 꼬꼬면은 나온 지 한 달 만에 900만개가 팔렸다. 10월 판매량은 1750만개에 이른다. 판매 3개월 만에 모두 4000만개가 팔린 것이다. 대형마트와 편의점에는 제품이 나오기가 무섭게 모두 팔려나가 ‘품절 라면’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꼬꼬면 ‘열풍’이 불면서 같은 흰 국물 라면인 나가사끼 짬뽕도 덩달아 재조명을 받았다. 나가사끼 짬뽕은 돼지뼈를 우려낸 흰 국물에 양배추 같은 채소와 해물을 넣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런 국물은 ‘느끼하다’는 부정적 의견이 많았다. 그러나 최근 일본 라면 전문점이 늘면서 담백하고 고소한 라면 맛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이 늘면서 나가사끼 짬뽕 판매량이 급증했다.

나가사끼 짬뽕은 생산량이 부족해 대형마트에 공급이 부족한 꼬꼬면 ‘대체 상품’으로 자리매김하면서 대형마트 매출 1위에 올랐다. 야쿠르트는 꼬꼬면을 추가 생산할 공장을 확장하는 공사를 하고 있지만 연말에나 완성된다. 반면 삼양라면은 나가사끼 짬뽕 생산량을 최대한 늘렸다. 나가사끼 짬뽕은 하루 45만개를 만드는 꼬꼬면보다 20만개가 많은 65만개를 만든다. 생산량이 늘지 않는 한 나가사끼 짬뽕이 대형마트 매출에서 계속 1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큰 셈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물량이 부족한 꼬꼬면 수요를 대체하는 반사이익을 얻어 나가사끼 짬뽕 판매량이 늘고 있지만 새로운 라면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요구가 계속될 것으로 보여 흰 국물 라면을 선호하는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흰 국물 라면의 ‘약진’은 침체기에 접어든 라면시장 규모를 키우는 효과도 가져왔다. 올 상반기 국내 라면시장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 늘어나는 데 그쳤다. 그러나 꼬꼬면과 나가사끼 짬뽕이 나온 3·4분기 성장률은 7.6%였다. 하반기 실적까지 감안하면 올 한 해 전체 라면시장 성장률은 흰 국물 라면 덕분에 7% 수준까지 커질 것으로 업계는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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