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의학] 유기농산물도 안전하지 않다는 불편한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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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 11.11.22 14: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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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농 식품은 과연 안전한가. 농촌진흥청은 국내 유기농산물 재배면적이 매년 30% 이상 급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장 규모는 연간 5000억원대에 달한다. 전 세계적으로는 2009년에 550억달러를 넘었다.

유기농산물이란 최소 2∼3년 동안 화학비료, 유기합성농약(살충·살균제, 생장조절제, 제초제) 등 합성화학물질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유기물과 자연광석, 미생물 등과 같은 자연 재료만을 사용하는 농법으로 생산된 먹거리를 말한다. 유기농식품, 유기농 장난감, 유기농 의류, 유기농 침구류 등 관련 제품이 봇물을 이룬다. 유기농 기내식을 제공하는 항공사가 등장할 정도다.

왜 이런 유기농 열풍이 부는 걸까. 화학비료와 농약의 사용으로 식품이 오염되고, 이 때문에 식탁의 안전이 위험 수준에 이른 것에 대한 반향으로 전문가들은 풀이한다. 그러나 상당수에서 유기농산물과 유기농 식품의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믿음은 맹신에 가까운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소비자원이 최근 수도권 거주 20세 이상 기혼여성 4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95%가 유기농산물을 구입한 경험이 있었다. 구입 이유로는 91%가 ‘안전하다’는 점을 들었다.
하지만 한국식품안전연구원(원장 이형주)이 최근 개최한 ‘유기농 식품의 안전성 워크숍’에서 유기농 식품에 대한 국민의 인식이 꽤나 잘못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무엇보다 유기농산물이 세균 감염과 같은 생물학적 위해(危害)에 취약한 면을 간과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자칫 식중독 등 대형 사고가 빚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지난 6월 유럽을 공포에 몰아넣었던 장출혈성대장균의 오염원이 유기농 채소로 의심되는 등 유기농이 절대 안전지대는 아니라고 말한다. 미국에서 실시된 식품원인 질병 조사결과에 따르면 식품오염의 원인은 90%가 세균이고, 6%가 바이러스였다. 화학물질은 3% 정도였다. 이는 생물학적 위해요소에 의한 식품의 위험성이 훨씬 크다는 점을 보여준다.

생물학적 위해요소는 세균, 곰팡이, 바이러스, 기생충, 원충 등 다양하다. ‘유기농산물’과 ‘유기가공식품’이 생물학적 위해성에 취약한 원인으로는 화학비료 대신 가축분뇨 사용, 오염된 물과의 접촉, 신선과채류의 특이한(거친) 표면구조, 농산물 표면 부착성이 강한 미생물의 특성, 야생동물 분변에 의한 오염 등을 꼽을 수 있다. 또 유기농식품의 산업화에 따라 운송, 가공, 유통 등 광범위한 영역에서 유해생물의 유입 및 침입이 쉽다는 점도 안전관리의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실제로 유기농산물 및 가공물의 오염 사고는 잦다. 지난 6월 유럽에서 발생한 스페인산 유기농 채소의 장출혈성대장균 오염으로 2300여명이 감염되고 독일(23명)과 스페인(1명)에서 모두 24명이 사망했다. 2008년에는 미국에서 살모넬라에 오염된 유기농 토마토에 의해 집단 식중독이 발생해 1명이 사망했다. 국내에서도 최근 몇 년 사이 유기농 분유, 아기밀 등 가공제품에서 세균이 검출되는 사례가 잇달아 발생했다. 유기농은 아니지만, 지난 9월 미국에서는 치명적인 식중독균인 리스테리아에 오염된 멜론을 먹고 16명이 사망하는 일이 벌어졌다.

국내에서는 아직 ‘대형 사고’가 터진 적은 없지만 유기농산물(가공품)의 86.3%를 수입에 의존하는 만큼 외국에서 연속적으로 발생한 식중독 사건은 남의 일이 아니다.

중앙대 식품공학부 하상도 교수는 “생물학적 위해요소는 화학이나 물리적 위해요소와 달리 시간 경과에 따라 증식하므로 그 위험성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유기농=안전’이라는 소비자들의 인식은 소비의 부주의로 이어질 개연성도 높다. 하 교수는 “유기농산물은 무조건 안전하고 좋은 것이라는 인식을 바로잡고, 안전한 유기농산물 구입 및 섭취요령에 대한 지식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농촌진흥청 유기농업과 지형진 과장(식물병리학 박사)은 “소비자들의 80%는 친환경농산물 인증에 대해 잘 모르고, 유기농을 단순히 무농약·무비료 식품의 개념으로 인식하거나 친환경농산물이 곧 유기농산물인 것으로 오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식품 오염 사고는 유기농이든 아니든 빚어질 수 있다. 지 과장은 “식중독을 일으키는 유해미생물이나 곰팡이 독소 등 유해물질이 일반 농산물에 비해 더 많다는 증거는 불충분하다”면서 “하지만 안전하다는 근거가 없는데도 안전성을 맹신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유기농 관련 621개 품목을 조사한 결과 50.2%가 구체적인 근거 제시 없이 녹색 관련 용어나 마크를 사용하고, 44.7%는 허위·과장 표현했다.
소비자시민모임 김애경 국장은 “유기농 제품의 주요 성분들이 유기농인 것은 맞지만 모든 성분이 유기농인 경우는 드물다”고 밝혔다. 김 국장은 “가짜 유기농 식품, 무늬만 유기농인 제품들이 버젓이 유통되고 있는 현실에서 일반 제품보다 2~3배의 비싼 값을 치르며 유기농 제품을 선택하고 소비할 땐 소비자 스스로 조심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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