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산업] 대기업, 카드결제대행사서 수백억 ‘뒷돈’ 챙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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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 11.11.04 11:57:02
  • 조회: 11810

 

ㆍ대행사 직접 영업·자회사 용품 구매 요구도

 

대형 할인마트, 편의점 등을 보유한 일부 대기업과 금융기관이 신용카드 결제서비스를 받는 조건으로 신용카드결제대행사업자(이하 카드결제대행사)로부터 거액의 뒷돈(리베이트)을 받고, 불공정 계약까지 맺도록 강요한 사실이 경향신문 취재결과 확인됐다. 일부 대기업은 직접 카드결제대행사를 차리거나 자회사의 용품을 강제 구매하게 해 영세 사업자들의 몫을 빼앗고 있다.

31일 경향신문이 입수한 24시간 편의점 사업자 ㄱ사와 카드결제대행사인 ㄴ사가 맺은 계약서를 보면, ㄱ사는 지난 2월부터 20○○○ 2월까지 7년간 ㄴ사에 신용카드 결제서비스를 맡기면서 장려금·수수료·단말기 무상지원 등의 명목으로 400여억원의 리베이트를 ㄴ사로부터 받는다.

계약서에 드러난 ㄱ사의 리베이트 항목은 계약장려금 20억원, 시스템 개발 유지보수료 40억원, 일○○○ 현금영수증 지급수수료 매년 10억원씩 총 70억원 등이다.
또 신용카드 수수료 건당 70원, 현금영수증 수수료 건당 7원을 챙기도록 돼 있다. 목표 누적거래건수는 신용카드 2억건, 현금수수료 20억건으로 이를 수수료로 환산하면 각각 140억원, 280억원이다. 또 가맹점당 단말기와 사인패드 각각 2대(대당 20만원)씩을 무상으로 지원받도록 돼 있다. 모든 수수료에 붙는 부가가치세 10%도 ㄴ사가 부담하게 돼 있다. 특히 이 계약으로 인해 기존 거래처와 소송이 발생하면 소송비용과 확정 판결에 다른 손해배상금액(소송비용 포함)까지 ㄴ사가 내야 한다.

이 대가로 카드결제대행사가 얻는 이득은 이 가맹점의 신용카드·현금영수증 전체 거래건수의 90%를 가져가는 것이 전부다. 카드결제대행업계 관계자는 “전산투자도 안 하면서 시스템 개발 유지비를 부담하고 문제가 발생하면 소송비용까지 부담하라는 것은 명백한 불공정계약”이라고 말했다.

올 7월 카드결제대행사와 계약을 맺은 협동조합인 ㄷ중앙회도 리베이트를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ㄷ중앙회는 단위조합이 운영하는 마트와 주유소의 카드결제기 입찰에서 5개 카드결제대행사를 선정했다. ㄷ중앙회는 카드결제대행사로부터 건당 120원 내외를 리베이트로 받기로 했다. ㄷ중앙회는 이 중 이 사업자와 계약을 맺은 단위조합에 90원을 건네주고 건당 30원을 챙겼다. 지금까지 ㄷ중앙회가 운영하는 마트와 주유소에 대해서는 대형 카드결제대행사와 직접계약을 맺었지만 단위조합이 운영하는 마트와 주유소에 대해서는 카드결제대행 대리점이 직접 계약을 맺도록 허용했다. 하지만 ㄷ중앙회가 카드결제대행사와 직접 계약을 맺으면서 영세 카드결제대행 대리점들은 독자적으로 단위조합과 계약을 맺지 못하게 됐다.

카드결제대행 대리점 관계자는 “ㄷ중앙회처럼 카드결제대행사와 직접 계약을 맺은 뒤 이를 카드결제대행 대리점에 위탁 관리하게 하면 건당 2∼3원의 수익밖에 나지 않는다”며 “대기업들이 앞장서 리베이트를 요구하면서 음성적인 시장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신용카드 승인건수가 많은 외식업체가 카드결제대행업계에 직접 진출하는 경우도 생겼다. 파리바게뜨, 던킨도너츠, 베스킨라빈스 등을 운영하는 SPC그룹은 자체 카드결제대행사를 만들어 카드결제 부분을 챙기고 있다.

롯데마트는 계약한 카드결제대행사에 롯데정보통신이 만든 단말기를 사용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고 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SK주유소도 카드결제대행사들에 SK그룹 자회사인 SK마케팅&컴퍼니에서 만든 카드 단말기와 카드매출 전표용지를 고가로 팔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중소업체 일부가 공정위에 제소했다가 중도 포기하는 일이 빚어지기도 했다.

8년째 카드결제대행 대리점을 하고 있는 ㄹ씨는 “거대 가맹점에 리베이트를 준 만큼 영세 자영업자에게는 많이 빼내야 해 솔직히 미안한 심정”이라며 “거대 가맹점들의 횡포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갈수록 심해지고 있어 영세업자들은 먹고살 수가 없다”고 푸념했다.


▲ 신용카드결제대행사업자

통상 밴(VAN·value added network·부가가치통신망)사업자라고 불린다. 식당과 상점 등 가맹점에 신용카드단말기를 설치·관리하고 카드사와 가맹점 간 결제를 도와 수수료를 챙기는 사업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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