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연예] 야, 안돼∼“이래야 사람들이 웃는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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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 11.11.01 15:4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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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콘 ‘비상대책위원회’서 풍자 개그로 주가 올려

 

테러가 발생했다. 범인은 인질을 붙들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들어주지 않으면 찜질방을 폭파하겠다고 협박하고 있다.

주어진 시간은 단 10분. 폭탄 테러를 막기 위해 급히 ‘비상대책위원회’가 조직됐다. 그런데 테러를 막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한탄하느라 8분을 허비하고, 현장을 찾은 대통령과 악수를 하면서 2분을 날린다. 과연 찜질방 인질들은 어떻게 됐을까.

다행히도 실제 있었던 일은 아니다. KBS2 <개그콘서트>의 한 코너인 ‘비상대책위원회’ 얘기다. 하지만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이라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본부장을 맡은 개그맨 김원효(31)는 큰 사건이 터졌을 때 서로 몸을 사리면서 책임을 떠넘기는 데만 급급한 관료 조직을 유쾌하면서도 신랄하게 풍자한다. 5 대 5 가르마를 탄 우스꽝스러운 머리에 어눌한 표정, 마치 찰리 채플린을 연상케 하는 그가 속사포처럼 내뱉는 말에는 뼈가 있다.
“매번 대사가 A4로 두 장 분량이어서 외우느라 머리가 아파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지금까지 11번을 녹화하면서 한 번도 NG를 안 냈어요. 또 10분 정도의 코너에서 7~8분 정도를 원맨쇼로 떠들어대다 보니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부작용이라면 예전보다 말이 빨라지고 많아졌다는 거?(웃음). 와이프가 가끔 전화로 말다툼할 때 ‘요즘 말이 많이 늘었다’고 은근히 놀라더라고요.”

‘비상대책위원회’는 절차와 형식에 치중하느라 틀에 박힌 행정조직을 비꼬는 풍자 개그로 화제가 되고 있다. 하지만 김원효는 “정치나 사회 비판을 의도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풍자를 더한 공감 개그일 뿐”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도 “전에는 몰랐는데 요즘은 ‘비상대책위원회’ 녹화를 끝내고 나면 속이 시원하다”면서 “내가 하고 싶은 말, 사람들이 공감하는 말을 대신 얘기할 수 있어서”라고 설명했다.

또 지금은 경찰에 국한돼 있지만 앞으로 일반 회사, 병원, 법원 등으로 조직이 바뀔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원효는 2005년 KBS2 <개그사냥> ‘진단소방서’로 데뷔했다. 이후 ‘내 인생에 내기 걸었네’ ‘9시쯤 뉴스’ ‘꽃미남 수사대’를 통해서 그는 어눌하고 덜떨어져 보이는 바보 캐릭터를 꾸준히 발전시켜 왔다.

김원효는 “사람들은 자신보다 모자라게 느껴지는 바보를 볼 때 맘 편히 웃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에게도 나름의 연기 철학은 있다. 김원효는 “비록 바보지만 관객이나 시청자를 압도해야 한다. 기에서 눌리면 진정한 웃음을 줄 수 없다”고 말했다.

“희극인 선배들은 영구나 맹구 같은 제대로 된 바보 연기를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아쉬워해요. 그런데 바보 캐릭터도 시대적인 흐름에 맞춰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진짜 바보는 더 이상 없어요. 요즘 바보는 할 말은 할 줄 아는 유식한 바보거든요.”

김원효는 ‘비상대책위원회’를 찍으면서 ‘탈총각’했다. 그는 지난달 25일 동료 개그우먼 심진화와 결혼했다. 한창 신혼인 그는 “결혼의 힘이 엄청나다. 와이프를 생각하면 책임감 때문에 긴 대사도 후딱 외우게 되고, 마음이 느슨해졌다가도 와이프의 한마디에 정신 바짝 차리게 된다”며 웃었다. 김원효는 “와이프가 ‘비상대책위원회’를 보면서 나를 좀 더 신뢰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하게 된다고 했다. 열심히 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더라”고 자랑도 늘어놨다.

“요즘은 길을 가다보면 사람들이 많이 알아봐요. 특히 할머니 팬도 늘었어요. 사람들이 개그만 하지 말고, 버라이어티로 외도해서 인기도 얻고 돈도 많이 벌고 싶지 않으냐고 많이 물어요. 하지만 아직은 그런 욕심이 없어요. 그냥 오늘 검사받는 코너가 통과해서 새로운 개그를 많이 보여주고 싶어요. 또 김원효가 이번엔 어떤 개그를 할까라는 기대감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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