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져/여행] 멜버른에서 19세기 유럽을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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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 11.10.31 14:3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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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호주 제2의 도시 ‘작은 유럽’

멜버른은 수채화 같다. 과거의 밑그림 위에 투명하게 세월을 덧댄 곳. 19세기 유럽과 21세기 호주가 멜버른에 공존한다. 고딕 양식의 성당을 돌아나가면 기하학적 현대 건축물을 만난다. 시간의 조각을 들고 퍼즐을 맞추듯 멜버른 골목에 섰다.

호주 남동부 빅토리아주의 주도면서 호주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 멜버른은 ‘작은 유럽’으로 통한다. 영국 빅토리아 시대(1837~1901)를 그대로 옮긴 것처럼 화려한 건축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1854년 지은 플린더스 스트리트역을 시작으로 세인트 폴 대성당, 빅토리아 주립 도서관 등이 19세기에 건축됐다. “오래된 가로등의 철거 문제를 놓고 4년 동안 의회에서 토론이 벌어졌다고 해요. 멜버른은 전통이라면 절대 손을 대지 않아요.” 지승원 호주정부관광청 한국지사장이 말했다.

멜버른의 역사는 황금과 함께 시작했다. 멜버른에서 약 100㎞ 떨어진 발라랏에서 19세기 말 금광이 발견된 것. 세계 각지에서 황금을 찾아 몰려온 사람들이 서로 다른 문화를 멜버른에 쏟아냈다. 호주정부관광청 켄지 타가모리 사업개발매니저는 “멜버른에는 터키, 이탈리아 등 유럽 각지에서 온 이민자가 많다. 다양성과 너그러움이 공존하는 도시여서 스트레스도 적다”고 말했다. 호주의 과거와 현재를 관통하는 시간의 블랙홀이자 인종의 바다, 멜버른을 느끼려면 도심지부터 훑어야 한다.


멜버른 시내는 친절하다. 사각형으로 퍼져나간 도심지 덕에 지도 한 장만으로도 길을 잃지 않는다. 도로 위를 달리는 전차 ‘트램’은 촘촘히 시내를 누빈다. 그중 붉은색의 시티서클 트램은 공짜다. 멜버른의 중심 페더레이션 광장과 플린더스 스트리트를 기점으로 10분마다 시내를 사각형으로 돌아나온다. 오래된 건물 사이로 개성있는 얼굴을 내미는 현대 건축물을 보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 호주 영상 박물관을 비롯해 멜버른 박물관, 국립 미술관, 아트센터 등은 멜버른의 현재를 보여주고 있다. 유레카 스카이덱은 지상 300m, 88층의 높이를 자랑한다. 빌딩 꼭대기에서 유리방 전체가 하늘로 몸을 내미는 ‘에지(The Edge)’에 서면 멜버른이 발 아래 펼쳐진다.

걸어서 만나는 멜버른은 더 매혹적이다. 야라강 주변과 도심 속 공원을 걷다 보면 멜버른이 ‘거대한 정원’이라는 생각이 든다. 멜버른 심장으로 들어가면 아케이드 쇼핑몰이 펼쳐진다. 1870년 세워진 가장 오래된 쇼핑몰 로열 아케이드와 1891년생 블록 아케이드 등은 글라스 천장과 모자이크 바닥이 인상적이다. 아케이드와 빌딩 사이 촘촘하게 이어진 골목은 ‘예술과 만남의 장’이다.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를 촬영한 호시어 레인은 그래피티로 화려하게 물들었다. 디그레이브스 스트리트, 코즈웨이 등 골목에는 노천 카페가 즐비하다. 어두운 골목조차 사람들의 수다로 빛난다.


일정을 넉넉하게 잡았다면 멜버른 주변을 둘러보는 것도 좋다. 멜버른 서쪽으로는 발라랏과 질롱, 그레이트 오션 로드, 그램피언 국립공원 등이 있고 동쪽으로는 단데농과 야라 밸리, 남쪽으로는 모닝톤 페닌슐라와 필립 아일랜드 등이 있다. 그중 멜버른 서쪽으로 끝도 없이 펼쳐지는 거대한 빅토리아 해안을 따라 달렸다. 질롱 근교인 토키에서 와남불까지 약 214㎞, ‘그레이트 오션 로드(Great Ocean Road)’다. 제1차 세계대전 후 귀향한 군인을 기리기 위해 만든 이 고속도로는 완공하는 데만 13년이 걸렸다. ‘그레이트’라는 이름만큼 풍광도 빼어나다.

그레이트 오션 로드의 하이라이트는 ‘12 사도상(The twelve Apostles)’. 억겁의 세월 동안 거친 파도와 바람으로 깎인 바위섬이다. 예수의 12사도에서 이름을 본뜬 바위는 현재 7개가 채 남지 않았다. 바람과 파도가 12사도상을 매일 깎아먹고 있기 때문. 거대한 파도와 웅장한 바위섬을 제대로 느끼려면 헬기 투어를 하는 것이 좋다. 약 10~15분간의 짧은 비행이지만 하늘에서 만나는 그레이트 오션 로드의 웅장함은 여행객의 입을 쩍 벌어지게 만든다. 요즘에는 아폴로베이에서 12사도상까지 약 91㎞에 달하는 하이킹 루트도 인기가 높다. 게스트하우스, 캠핑장, 특급호텔 등 주변 숙박시설을 이용하면 여행의 선택폭이 넓어진다.

멜버른 동쪽으로 가면 100년 된 증기기관차 ‘퍼핑 빌리’를 탈 수 있다. 원래 단데농 지역의 화물을 나르는 화물 기차였으나 지금은 추억의 체험 상품이 됐다. 하얀 수증기를 뿜으며 구불구불 숲속을 달리는 동안 여행객은 증기기관차 밖으로 다리를 내놓고 함성을 내지른다. 멜버른 데이투어 상품을 이용하면 필립 아일랜드 펭귄 투어, 그램피언스 국립공원, 야라 밸리 와이너리 투어 등 다양한 코스를 선택할 수 있다.


▶여행길잡이

대한항공이 인천-멜버른 구간에 매주 3회의 직항편을 운항하고 있다. 운항 요일은 여름과 겨울철이 다르므로 항공사나 여행사를 통해 확인한다. 인천에서 멜버른까지 약 11시간 정도 소요된다. 일반 관광 비자는 항공권을 구입할 때 항공사에 의뢰하면 전자 비자를 손쉽게 발급받을 수 있다. 상점 영업 시간은 오전 10시~오후 6시까지가 일반적. 주말에는 오후 9시까지 여는 상점도 있지만 대부분 일찍 문을 닫으니 쇼핑시 참고할 것. 멜버른 데이투어(APT)를 이용하면 그레이트 오션 로드, 퍼핑 빌리 등 주요 명소까지 편하게 이동할 수 있다. 문의 호주정부관광청(http://www.australia.com/k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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