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연예] ‘뿌리깊은 나무’ 4회 만에 시청률 2배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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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 11.10.25 13: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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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세종의 큰 울림

 

오랜만에 시청자들을 설레게 만드는 사극이 안방극장을 찾았다. SBS에서 방송 중인 <뿌리깊은 나무>다. 이정명 작가의 동명 원작소설을 바탕으로 한 이 드라마는 조선 세종조 한글 창제를 둘러싼 음모와 대립을 그리고 있다. 세종대왕이 왜 한글을 창제하고자 했는지, 또 이를 둘러싼 기득권과 개혁 세력 간의 대립이 어떠했는지를 주요 축으로 삼아 미스터리 살인사건과 엮어냈다.

이 드라마는 방송 초반부터 인터넷과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뜨겁게 달구며 시청자들의 눈길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주요 게시판이나 방송비평 매체들은 웰메이드 사극, 가슴을 설레게 하는 드라마라는 찬사를 쏟아내고 있다. 11.1%(수도권 기준. AGB닐슨)로 시작된 시청률은 방송 4회 만에 21.8%로 껑충 뛰어올랐다(TV시청 패턴이 과거와 달라졌기 때문에 본방송 시청률은 20%만 넘어도 대박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 인간 세종대왕

재미와 감동, 작품성, 묵직한 시대적 의미까지 담아낸 이 작품이 눈길을 끄는 표면적인 요인은 드라마에 그려진 ‘인간’ 세종의 모습이다. 극 중 세종은 ‘지랄’ ‘젠장’ ‘우라질’ 등 저잣거리에서 사용될 법한 단어를 아무렇지 않게 내뱉는다. 행동도 거침없고 파격적이다. 극 중에 등장하는 대신, 궁녀들은 그의 언행에 당황한다. 이 같은 당황스러움과 생경함은 시청자들에게도 마찬가지로 다가온다. 그만큼 대중들이 가진 세종의 이미지는 태평성대를 이룬 위대한 군주, 영웅에 머물러 있었다.

지금까지 엄청나게 많은 사극 작품이 쏟아졌지만 세종을 다뤘던 드라마는 몇 년 전 방송됐던 <대왕세종>(KBS) 정도가 고작이다. 세조나 성종, 연산군, 숙종, 영·정조 시대는 사극에 단골로 등장했지만 세종은 그 유명세나 업적에 비해 상대적으로 드라마화됐던 사례가 드물다. 1~4회를 통해 아버지 태종이 펼친 피의 정치는 세종에게 큰 상처를 남겼으며, 이 상처는 한글 창제의 당위성으로 발현되는 과정이 그려진다.

SBS 최문석 CP는 “드라마에서 표현되는 시기는 세종조 전체를 통틀어 가장 다이내믹했을 것이라고 기대되는 때”라면서 “이 때문에 세종이 했음직한 인간적인 고뇌와 상처, 갈등이 드라마적 상상력으로 펼쳐지면서 새로움을 주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오랜만에 브라운관에 등장한 한석규는 단 한 회만으로 세종의 기존 이미지를 뒤흔들어 놓았다. 앞서 젊은 시절의 세종을 연기한 송중기 역시 아버지에게서 느끼는 분노와 두려움, 백성에 대한 부담감 등 실타래처럼 얽힌 복잡한 감정을 눈빛과 미세한 떨림만으로 표현해냈다.

■ 완성도 높은 대본, 연출

드라마의 핵심이 스토리텔링이라는 점에서 <뿌리깊은 나무>는 시작 전부터 주목을 끌었다. <대장금> <선덕여왕> 등 이미 검증된 작품으로 필명을 떨친 김영현, 박상연 작가가 집필을 맡았고 <바람의 화원>으로 해외 페스티벌에서 수상하는 등 감각적 연출력을 인정받은 장태유 PD가 힘을 합쳤다. 이들은 기존 캐릭터의 정형성을 뒤집어 트렌디하고 매력적인 세종 캐릭터를 구축했다. 특히 두 작가는 원작보다 훨씬 더 세밀하게 세종의 캐릭터를 구축하기 위해 공을 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사극과 추리, 액션 등 다양한 장르적 결합은 이야기를 훨씬 박진감 있게 이끌어가고 있으며 이를 구현하는 영상미도 탁월하다. 드라마 평론가 김교석은 “병졸의 간단한 대사나 움직임 등 지극히 사소한 부분에서도 기존 사극의 매너리즘을 혁파한 노력이 보인다”고 평가했다.

■ 울림 있는 메시지

지난 13일 방송됐던 4회에는 다음과 같은 세종의 대사가 나온다. “이런저런 이유로 백성들의 입을 막는다면 과인은 대체 백성의 소리를 어디서 들을 수 있단 말이오.”

이는 세종이 한글을 만들 수밖에 없던 이유다. 세종 당시 문자, 즉 글은 권력이었다. 세종이 백성에게 이 권력을 나눠주려는 시도는 신권으로 표현되는 기득권 세력의 극한 반대를 불러왔다. 이 같은 갈등을 극복하며 한글을 만들어내는 과정이 이 드라마의 주요 뼈대다. 드라마가 던지는 메시지는 명료하다. 세종의 이 같은 시도는 나라의 뿌리인 백성을 튼튼히 하고, 백성의 나은 삶을 고민하는 군주의 통치 이념이자 결단이다.

드라마 평론가 김선영은 “단순히 과거의 역사를 복기하고 극적으로 재구성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통해 어떤 세상을 만들어야 하는지에 대한 물음을 우리들에게 던지고 있다”면서 “많은 시청자들은 드라마 속에 그려진 세종의 모습에 우리 시대가 원하고, 감정이입을 하는 지도자상을 대입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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