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넷/통신] “음란·유해물 차단” 핑계로 세계 유례없는 SNS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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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 11.10.25 13:3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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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앞장서 애플리케이션(앱)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심의에 나선 것은 세계적으로 전례가 드문 일이다. 중국 정부나 일부 사회주의 국가에서 ‘사회질서 혼란’을 이유로 트위터 접속을 차단하는 경우는 있다.

이들 국가가 SNS 통제에 나선 것은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통해 SNS의 영향력이 급속하게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SNS의 영향력은 중동 민주화 시위와 미국 월가 시위를 통해 그 파급력이 입증됐다. 중동 민주화 혁명은 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세계인에게 중계돼 결국 변화를 끌어냈다. 최근 금융자본의 탐욕과 일탈행위에 반기를 든 미국 월가의 시민 시위도 SNS를 통해 촉발됐다.

19일 현재 스마트폰 가입자 2000만명 돌파를 눈앞에 둔 국내에서도 SNS의 영향력은 확산되는 추세다.

방송통신위원회의 올 7월 조사 결과를 보면 스마트폰 사용자의 87%가 SNS 이용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번 서울시 무상급식 찬반투표 당시에도 20~30대 유권자들이 SNS로 투표 독려활동을 펼친 것이 오세훈 전 시장이 낙마하는 계기가 됐다.

정부 단속의 실효성과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많다. 그만큼 단속 기준이 애매하고 자의적인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현행 ‘정보통신에 관한 심의규정’에 따르면 국제 평화질서 위반, 헌정질서 위반, 기타 법령 및 사회질서 위반 등이 단속 대상이다. 법령 및 사회질서 위반만 해도 규정 자체가 너무 추상적이다. 단속권자의 뜻에 따라 얼마든지 자의적인 판단이 가능한 셈이다. 단속 과정이나 결과를 놓고 논란이 생길 수밖에 없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선거관리위원회의 SNS 단속 기준도 사정은 비슷하다. 특정 후보를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내용의 게시물을 올리는 경우 선거운동 기간에는 가능하지만 그 전에는 불가능하다. 특정 후보의 공약을 트위터에 퍼뜨리는 행위도 마찬가지다.

또 특정 후보를 동물로 패러디한 트위터 게시물도 ‘단순한 풍자의 수준을 넘어설 경우’는 위법한 것으로 돼 있다. 단순한 풍자의 수준이 어디까지인지 구체적인 기준이 없다. 자칫 코에 걸면 코걸이라는 비아냥이 나올 수도 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통심의위)는 이날 SNS 단속 배경에 대해 “음란·유해물 차단 차원에서 심의에 나선 것”이라며 “정치적 의미를 두지 말아달라”고 밝혔다.

그러나 시민사회단체는 정부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지 않는다.

진보네트워크 장민경 활동가는 “페이스북, 트위터와 같은 SNS는 서버 자체가 해외에 있어 기술적으로 음란·유해물 차단이 쉽지 않다”며 “그럼에도 굳이 SNS 심의를 들고 나온 것은 뭔가 다른 의도가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그는 “방통심의위가 지금까지 심의해온 전력을 보면 방송에 등장하는 정치적인 언사에 대해 유해하다고 판정해왔다”며 “SNS를 통해 제기되는 정치적인 의견에도 유사한 판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그는 유해성 앱과 SNS의 청소년 노출 문제에 대해서는 “연령제한 기준이 국내와 해외가 달라서 생기는 문제가 많다”며 “이를 어떻게 조정하느냐가 먼저 논의돼야 하지 무조건 차단해서는 표현의 자유가 위축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참여연대 이지연 간사는 “사회의 새로운 소통 도구로 활용되는 SNS를 정부가 손댄다는 발상 자체가 위험하다”며 “음란물 부분은 핑계에 불과할 뿐 정부가 지속적으로 SNS를 감시하겠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그는 “SNS를 통한 정치참여는 정치적 무관심을 극복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며 “이를 심의하는 것은 특정 정치인이나 정부에 대한 비판을 감시하겠다는 의도로밖엔 안 보인다”고 덧붙였다. 논란이 확산되자 방통심의위는 “SNS의 정치적 표현에 대해 심의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방통심의위 관계자는 “방송의 경우 공정성 규정에 따라 정치적 발언을 심의하지만 SNS는 규정 자체가 달라 정치성 여부는 심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SNS의 음란성이나 국가보안법 위반 여부 등이 주요 심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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