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산업] 아직도 복구 못한 우면산 산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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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 11.10.24 15:5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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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피해 아파트, 보험사와 갈등… 승강기 고장 등 큰 불편

“짜장면도 못 시켜 먹는다니까요.”

18일 서울 서초구 래미안방배아트힐 103동 앞에서 만난 윤진수씨(29·가명)는 한숨을 쉬더니 담배에 불을 붙였다. 고층에 사는 윤씨는 요즘 출퇴근할 때마다 계단을 이용하고 있다. 지난 7월27일 우면산 산사태로 정지된 승강기가 아직도 복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윤씨는 “음식을 배달시켜도 1층 현관에 내려가 직접 받아 들고 올라와야 한다. 하루는 짜장면 시켜 들고 올라오다 중간에 그릇을 엎어서 치우느라 고생했다”고 말했다.

산사태가 발생한 지 석 달이 다 되어가지만 이 아파트 주민들은 여전히 불편을 겪고 있다. 단지 내 전기배선망이 망가져 승강기, 현관출입장치, 인터폰이 모두 불통됐다. 토사와 자갈은 치웠지만 103동 1층과 2층 일부는 창문도 없이 방치돼 있고 철골구조가 그대로 드러나 있다.

고층에 사는 주민들은 집을 오가는 일이 고역이다. 16층에 사는 도동윤씨(71)는 “매일 등산하는 심정으로 올라간다. 가다 보면 할머니들이 지쳐서 층계참에 앉아 쉬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103동에는 5개 층마다 층계참에 접이식 의자가 하나씩 놓여있었다.

단지 내 가로등도 고장났다. 8살난 딸을 데리고 걸어가던 주민 한모씨(37)는 “밤이면 캄캄하고 폐쇄회로(CC)TV도 안 된다. 이 점이 가장 불안하다”고 했다. 생활지원센터(관리사무소)에서는 전기관리사 이모씨(40)가 헝겊으로 전선을 닦고 있었다. 그는 “혹시나 가로등을 살릴 수 있을까 싶어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민들의 민원에 따라 이날 가로등과 승강기 일부는 복구됐다. 하지만 아파트 전체가 제 모습을 되찾으려면 갈 길이 멀다.

복구작업이 지연되고 있는 것은 보험계약 내용에 대한 주민들과 보험사간 견해차 때문이다. 주민들은 지난해 삼성화재에 아파트단지 보험(풍수해특약)에 가입했다. 주민들은 이번 피해 복구를 위해 보험사에 70억원을 요청했지만 보험사는 피해 규모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 주민들은 주차장 지붕, 조경 등 ‘단지 전체’를 계약 범위로 보고 있다. 반면 삼성화재 측은 “아파트 건물만 보험적용 대상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홍영 비상대책위원장은 “이제 곧 추위가 닥쳐올 텐데 걱정”이라며 “우면산 산사태가 천재지변이라고 해서 당국과 보험사가 손을 놓고 있으니 답답하다”고 말했다. 서초구 조례는 ‘5년 이상 된 일반아파트는 구청에 신청하면 도로, 놀이터 등 공공부문에 한해 지원해줄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주민들은 급한 복구는 자체적으로 돈을 거둬서라도 할 생각이다. 또 공공부문 복구를 위해 구청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고려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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