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육아/교육] “친구와 함께, 꾸준히, 즐겁게 책 읽도록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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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 11.10.21 14: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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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독서교육 전문가 조언

독서의 계절, 가을이 무르익고 있다. 각 학교의 중간고사도 끝났다. 그러나 시험이 끝난 중·고생들이 논술이나 시험 대비용이 아니라, 원하는 책을 스스로 골라서 읽는 경우는 흔치 않다. 입시의 압박감이 커 이미 초등학교 고학년 때부터 아이들은 독서의 즐거움을 뺏기고 있다.

이달 독서 관련 강좌를 여는 <책으로 크는 아이들>의 저자 백화현 교사와 <학교도서관, 희망을 꿈꾸다>의 공저자 이성희 교사에게 학년이 올라갈수록 힘들어지는 중·고생들의 독서교육에 대해 물었다. 이들은 책읽기가 공부에 방해된다는 것은 근시안적인 생각으로, 중·고등학교에서도 열심히 책을 읽는 아이들은 사고력과 상상력, 창의성이 향상되며 삶 전체에서 경쟁력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서울 봉원중 백화현 교사
“꾸준히, 여러 책들을, 깊이있게 읽다 보면 자아가 튼튼해지고 사고가 깊어지기 마련이지요. 그러나 이게 말처럼 쉽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친구들과 함께하는 책모임을 권합니다.”

백화현 교사는 자녀들의 독서교육으로 고민하는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친구들과의 책모임을 ‘전도’한다. 그 자신의 경험에서 나온 조언이다. 저서인 <책으로 크는 아이들>은 두 아들과 친구들을 집으로 모아 매주 일요일 저녁 진행하고 있는 가정독서모임 경험을 엮은 책이다.

큰아이가 중2였던 2003년, 공부 못하는 자신에 대한 열등감으로 괴로워하며, 초등학교 때까지 잘 읽던 동화와 소설들도 멀리한 채 만화책에만 정신없이 빠져 들어가는 큰아이를 보면서 백 교사의 가슴은 타들어갔다. 공부로만 모든 것을 평가하는 사회에서 스스로 중심을 바로 세우지 않았다가는 같이 휩쓸려 갈 수밖에 없겠다는 위기감을 느꼈다. 책을 읽으며 자신 안에 있는 다른 능력과 아름다움을 발견해내고, 자신을 믿고 당당히 자신의 길을 걸어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아이 친구들을 불러 책모임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그림책과 동화로 시작한 책읽기에 차차 힘이 붙으며 고전문학과 철학, 종교, 정치 등으로 관심이 퍼져나갔다. 고1·2 때 4번의 방학 기간엔 <토지> <아리랑> <혼불> 등의 대하소설을 읽고 소설의 무대로 여행을 떠났다. 첫째가 고3이 되면서 자연스럽게 모임은 당시 중2가 된 동생 한솔이와 친구들로 넘어가 ‘가정독서모임 2기’가 꾸려졌다. 이렇게 일요일 저녁의 독서모임은 8년째 지속되고 있다. 아이들은 스스로 고른 책을 읽고 토론하고 글을 쓰고 탐구주제를 정해 발표도 하며 내면을 키워 나갔다. 성적도 덤으로 올라갔다.

백 교사는 집에서 얻은 교훈을 학교로 본격 확산하고 있다. 백 교사가 근무하는 봉원중은 22개의 독서동아리가 조직돼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밤새워 책읽기 행사, 문학기행, 책속 보물찾기, 우리말 퀴즈대회, 학년말 독서퀴즈대회 등 1년 내내 책을 매개로 한 행사가 끊이지 않는다.

“아이들은 조금만 깊이있는 이야기를 하면 ‘왜 그래?’ ‘약 먹었냐?’ ‘썰렁하다’고 말해 얘기할 수가 없는 분위기죠. 그러나 한꺼풀을 벗겨보면 아이들도 속깊은 이야기를 하면서 소통하고 싶어 하는 걸 알 수 있어요. 불안한 사춘기에 친구들끼리 책을 읽으며 친해지고, 책으로 소통의 통로를 찾는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백 교사가 말하는 책모임의 성공비결은 의외로 간단하다. 참여하는 모두를 내 아이처럼 믿어주고, 코앞의 성적 1~2점에 연연하며 조급해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가 8년 동안 한 일은 “간식 만들어 주고 여행계획 같이 짜 준 것뿐”이라며 “교사의 전문성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 인천 안남고 이성희 교사
“그 나라의 과거를 보고자 하면 박물관에, 현재를 보고자 하면 시장에, 미래를 보고자 하면 도서관에 가 보라고 했습니다. 도서관은 한 나라의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바로미터입니다.”

이성희 교사(담당 한문)는 교직생활 11년 동안 학교도서관 담당교사를 10년째 할 정도로 도서관에 대한 애착이 남다르다. 원래 발도로프 대안학교의 교사가 되고 싶었으나 공교육 속에서, 공교육이 채워주지 못하는 대안적인 교육을 해보자는 생각에 도서관으로 눈을 돌렸다. 도서관이야말로 교실과 교과서의 벽을 넘어 자발적인 배움이 일어날 수 있는 공간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도서관도 없는 학교에서 본인의 책 200권을 가져와 대출하고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자유로운 책읽기에 아이들의 호응이 컸다.

“저는 아이들을 책으로 오라고 하지 않습니다. 책과 함께 가자는 겁니다.”

이 교사는 도서관을 통해 책을 매개로 한 다양한 활동과 책읽는 환경 조성을 강조한다. 독서가 습관이자 문화라는 생각에 안남고에서는 아침마다 독서 10분운동을 하고 있다. 또 도서관과 함께하는 진로연계 프로그램으로 인근 지역 5개 학교와 함께 김희태 요리사, 금태섭 변호사, 김민식 프로듀서, 이은희 과학저술가, 박지선 스튜어디스 등을 초청해 내꿈찾기 프로젝트도 진행했다. 이달 초에는 실학박물관과 황순원문학관을 테마로 한 문학기행을 다녀왔고 기행 후 학생들과 UCC를 제작했다. 11월에는 함민복 시인과 함께하는 북콘서트를 열 계획이다. 모든 행사는 학생과 교사가 함께 계획하고 자발적으로 참여한다.

“책을 많이 읽는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거나 토론을 하다보면 사물이나 현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독특하고 신선하다는 것을 느낍니다. 또 소통능력이 뛰어난 경우가 많은데, 다양한 책을 읽으면 타인이나 세상에 대해 공감하는 능력이 길러지기 때문인 것 같아요.”

이 교사는 “그러나 사실 고교에서는 입시의 압박감과 학습량 때문에 즐거운 책읽기가 쉽지 않고, 입시만을 위한 독서로 아이들을 점점 책에서 멀어지게 하는 측면이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이 교사는 독서교육에서는 스스로 결정하고 스스로 읽는 자율적인 책읽기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가정에서는 가족 모두가 스스로 고른 책을 보며 함께 독서하는 시간을 갖고 공공도서관에서 하는 프로그램도 유심히 보고 참여해 보라고 조언했다.

 

 

■도움되는 독서 관련 사이트■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www.nlcy.go.kr
-전국학교도서관담당교사모임: cafe.daum.net/libte
-학교도서관문화운동네트워크: www.hakdo.net
-책읽는사회만들기국민운동: www.bookreader.or.kr
-(사)행복한 아침독서: www.morningreading.org
-어린이도서연구회: www.childbook.org/new2/index.html
-책으로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교사들: www.readread.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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