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꿈/이야기] “20만년 전 아프리카 여성이 시초 모든 인종, 유전적으로 93%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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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 11.10.12 15:5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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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토콘드리아 이브’ 학설 발표한 인류학자 레베카 칸

‘인종마다 사람마다 겉모습은 다르지만 우리 모두 아프리카인이다.’
현생 인류의 기원에 대한 근세의 가장 획기적 연구는 ‘아프리카 기원설’이다. 인간 세포의 미토콘드리아 유전자를 분석·추적해 현존하는 60억 인류의 공통조상은 약 20만년 전에 동아프리카 사바나 지역에 살던 한 여성에서 기원했다는 것을 밝혀낸 이른바 ‘미토콘드리아 이브’ 연구로 세워진 것이다. 1987년 ‘네이처’지에 이러한 내용의 논문을 발표, 현생인류 기원 연구에 신기원을 연 것은 미국 버클리대 연구팀의 앨런 윌슨과 레베카 칸, 마크 스톤킹이다.
현재 미국 하와이대 교수로 재직 중인 세계적 유전인류학자 레베카 칸(60·사진)이 경기 연천 전곡선사발물관의 기획전 ‘한국의 기원’ 개막 기념 강연을 위해 방한했다.
그는 ‘미토콘드리아 이브’ 연구 결과를 소개하면서 “한국사람 모두가 아프리카 출신”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단일민족이라는 것은 구성원 간의 융합을 이루는 데는 심리적으로 도움이 되겠지만 유전학적으로는 맞지 않다”고 말했다.
- 모든 인류가 20만년 전에 아프리카에서 산 한 여성에서 기원했다고 주장했는데 지금도 그렇게 생각합니까.
“20만년 전 아프리카에서 기원했다는 것은 맞지만 당시에 여성이 한 명만 존재했다는 뜻은 아니다. 여러 명이 있었겠지만 그들의 유전자가 전달되지 않았을 뿐이다. 약 6만년 전에 아프리카를 떠난 이들은 마치 분수처럼 빙하기에 멈추고 해빙기에 이동을 하며 전 세계로 퍼졌다.”
- 초기 여성이 아프리카가 아닌 다른 대륙에서 왔을 가능성은 없는가.
“어떤 종족이 한곳에 모여 오래 살면 그 사람들의 유전자는 시간이 지나면서 돌연변이를 일으키고 변이도가 증가한다. 그 집단의 일부가 다른 지역으로 이주하면 그들은 전체 주민 중 소수이기 때문에 원 거주지에 사는 사람들보다 유전적으로 다양성이 줄어든다. 각 인종집단의 유전적 다양성을 보면 유럽인과 유럽인, 아시아인과 아시아인보다 아프리카인 안에서의 유전적 다양성이 크다. 이로 미루어 현생인류의 기원이 아프리카라고 본다.”
- 일반인들이 보기에는 아프리카, 유럽, 아시아 등에 사는 사람들의 차이는 크다. 유전학자로서 보기에 얼마나 닮았다고 보는가.
“보기에 다를 뿐이다. 유전학적으로 이들은 93% 같다. 차이는 매우 작지만 그 작은 차이로 구별할 수 있는 것이다. 한 유명한 과학자가 말한 대로 폭탄을 퍼트려 오직 한 명의 인간만 생존하더라도 그 안에 인류의 유전적 다양성이 대부분이 남아 있을 정도로 닮았다.”
- 최근의 연구 성과 중에 가장 흥미롭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
“사람들이 새로운 종이라고 표현하는 폴리네시아의 난쟁이족과 중앙아시아의 데니소바 동굴에서 발견된 유골이다. 데니소바인으로 불리는 이 유골의 손가락뼈에서 DNA를 추출해 조사하니 네안데르탈인이나 현생인류에 속하지 않는 DNA를 갖고 있었다. 하지만 아직 의미 있는 이야기를 하기에는 너무 이르다. 밝혀야 할 것들이 많고 남아 있는 DNA 양이 매우 적은 데다 얼마나 좋은 상태인지 모르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에서 2004년 발굴된 폴리네시아의 난쟁이 인골들은 키가 130㎝인 데다 뇌의 용량이 현대인의 약 3분의 1에 불과한 300~400㏄로 매우 작지만 도구를 사용하고 언어를 갖고 있었다는 점이 연구대상이다.”
- 한국인과 관련한 연구를 하고 있는 게 있나.
“하와이대에서 배성곤 교수가 한국의 게놈연구소와 함께 한국인의 게놈을 분석해 한국인의 기원을 밝히는 연구를 하고 있다. 유전학, 고고학, 지질학, 화석학 등 다양한 분야의 공동연구이다. 일본과 다른 아시아 지역의 DNA 정보는 많이 축적되어 있으나 아직 한국의 자료가 충분하지 않아 국제적으로 학자들이 한국의 데이터를 쓰지 않고 있다. 나는 배 교수가 하고 있는 연구를 도와주려 한다.”
- 중국학자들 일부는 인류의 조상이 아시아에서 기원한다고 믿기도 한다. 인류의 기원을 정치적으로 해석하려는 시도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지속할 수 없다. 진실은 강하고 가릴 수 없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우리가 사실을 밝히려 노력하지 않아도 다른 학자들이 계속 부연설명을 해서 진실은 더욱 탄탄해지기 마련이다.”
-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등 분쟁지역 사람들이 자신들이 모두 한 뿌리에서 갈라졌다는 것을 알면 문제의 해결에 도움을 줄 수 있을까.
“그렇다고 보지 않는다. 누군가 자신의 가족 중 한 명을 죽였다고 생각해보라. 사람들은 서로를 매우 많은 이유로 미워할 수 있다.”
- 여러 민족에는 민족의 탄생에 관한 신화가 있다. 한국에도 단군신화가 있다. 이런 신화와 유전학의 관계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신화는 구전된 역사를 말해주면서 가족과 문화 구성원을 결합시킨다. 신화는 사회적 조상을 말해주지만 유전학은 생물학적 조상을 밝혀준다. 신화가 사실이 아닐 수는 있지만 유전학은 ‘하드 팩트’를 찾는 것이다.”
- 처음 유전학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었나.
“항상 인간의 다양성에 관심이 있었다. 유전학을 공부한 25살 때 약이 어떤 이유로 인종에 따라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도 있는 건지 궁금했다. 페니실린처럼. 또한 2명의 언니와 1명의 남동생이 있는데 그들은 모두 푸른 눈에 키도 큰데 나는 초록 눈에 키도 큰 편이 아니었다. 스스로 입양아라고 생각할 만큼 가족 간에도 외모가 다를 수 있다는 점에서 유전학에 관심을 가졌던 것 같다.”
- 인종에 관한 기존의 통념을 깨트리고 있다. 정치적 논란도 있고, 부담도 있을 텐데. “과학자는 언제나 진실을 찾는다. 아무리 인기가 없고 사람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지라도 진실을 밝히려 애쓸수록 과학은 사회가 전진하는 걸 도와줄 수 있다. 나 역시 나의 이론을 정치적인 이유로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갈릴레이와 다윈처럼.”
- ‘아프리카 기원설’의 이론적 중요성을 자평한다면.
“우리는 모두 아프리카인이다. 겉모습이 어떻게 보이든 우리 안에는 아프리카인이 있다는 걸 보여준다. 예를 들면 랩은 원래 아프리카에서 어린아이들을 가르치는 건데 이런 모습을 우리는 캐나다, 한국 등 세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또한 ‘아프리카 기원설’은 베이징 원인이 중국을 세웠다는 식으로 각각의 인종들이 각각의 지역에서 독립적으로 진화했다는 ‘다지역 기원설’을 대체했다.”
- 한국인은 단일민족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나.
“사회 공동의 목적을 이루고 구성원 사이의 융합을 이루는 데는 심리적으로 도움이 되겠지만 유전학적으로는 맞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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