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공연] 졸린 뺨 후려치는 도발 ‘음악 테러단’의 기발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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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 11.10.06 17: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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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사운드 오브 노이즈’
음악 테러단’이라고 자칭하는 이들이 있다. 도심 곳곳에서 흘러나오는 지루하고 뻔한 음악을 참지 못한 이들은 기발한 곡과 연주로 ‘테러’를 계획한다.
병원에선 핀셋, 산소통, 환자의 몸을 두드려 멜로디와 리듬을 만든다. 은행에선 손님을 인질 겸 관객으로 삼아 동전을 던지고 지폐를 찢고 도장을 찍어 음악을 만든다.
이들 테러단을 추격하는 경찰의 이름은 아마데우스다. 음악가족에서 태어나 이런 이름이 붙었지만, 음악엔 전혀 소질이 없다. 스웨덴 영화 <사운드 오브 노이즈>는 ‘음악 테러단’이라는 기발한 설정에 기반했다. 올라 시몬손과 요하네스 슈테르테 닐슨은 2001년 <하나의 아파트와 6인의 드러머를 위한 음악>이란 단편을 유튜브에 올렸고, 영화는 300만명이 조회하면서 인기를 끌었다. 9년 뒤 두 감독은 그때 그 배우들을 모아 장편 <사운드 오브 노이즈>를 만들었다.
영화에는 단편의 흔적이 남아 있다. 4번의 테러는 4편의 단편으로 봐도 무방하다. 영화 전체의 짜임새보다는 각 단락의 연주와 상황을 즐기는 편이 낫다.
그것이 영화의 가치를 깎지는 않는다. ‘테러’라고 불리는 음악이지만, 일반 관객이 듣기에 괴롭진 않다. 테러단의 연주는 멜로디와 리듬이 정교하게 짜여져 있기 때문이다.‘음악 테러’는 예술가의 역할에 대한 은유로 읽을 수도 있겠다.
20세기 초기 러시아의 형식주의 문예이론가들은 문학의 언어란 의사소통 같은 실용성이 아닌, 사물을 다르게 보도록 만들어 주는 기능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
자동화’된 일상의 감각을 깨우쳐 ‘낯설게’ 느끼도록 하는 것이 예술의 목적이란 것이다. 공원의 가로등에 매달린 스피커에선 어떤 음악이 흘러 나오는가.
그 음악은 너무나 편하고 익숙한 나머지 의식조차 되지 않는다. ‘음악 테러단’은 그것은 예술이 아니라고 한다. 그리고 가위로 스피커선을 잘라 버린다. 예술가는 그렇게 도발적이고 무례하게, 졸고 있는 대중의 뺨을 후려갈기는 존재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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