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공연] “연주는 기도이자 긴 여행...위안 얻어”

    이 게시글을 알리기 tweet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 11.09.27 15:48:37
  • 조회: 11918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
10월 앨범발매 기념 콘서트

작은 얼굴에 긴 팔다리를 가진 그는 말 한마디를 할 때마다 신중했다. 골똘히 생각에 잠길 때면 미간이 팽팽히 긴장됐다. 젊은 나이지만 남다른 가정환경 그리고 음악을 향한 외롭고 처절한 시간을 지나온 때문인지 삶에 대한 겸손함과 초연함이 엿보였다.
서울 종로의 한 카페에서 만난 한국계 미국인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32) 얘기다.
그는 클래식팬뿐 아니라 일반인 사이에서도 꽤 유명하다. 전쟁고아로 네 살 때 미국으로 입양된 정신지체장애인 엄마와 어려운 환경을 딛고 비올리스트로 성공한 그의 사연이 2004년 KBS <인간극장>에 5부작으로 방송되면서 대중에 알려졌다. 줄리아드음대를 전액 장학금을 받고 입학한 그는 미국의 권위 있는 클래식 상인 에이버리 피셔 커리어 그랜트 상을 받았고, 그래미상 베스트 솔리스트 부문 후보에도 올랐다. 명성이 높아진 만큼 사흘에 한 번꼴로 연주회를 열 만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는 “수시로 가방만 바꿔 나갈 수 있도록 미국 LA 집에 늘 여행트렁크를 세 개씩 싸놓고 있다”고 말했다. 연주회는 물론 인터뷰 때마다 늘 검은색 슈트 차림인 것도 잦은 여행을 하면서 어두운 색의 정장이 여러모로 편리하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란다.
올해는 유난히 한국 공연이 많다. 지난 9월 2일부터 18일까지 그가 이끄는 앙상블 디토의 앙코르 리사이틀을 서울을 비롯한 전국 8개 도시에서 펼친 데 이어, 9월 24일에는 ‘조수미 파크콘서트’ 협연자로 무대에 나섰다. 10월에는 안산(1일), 부산(5일), 전주(6일)에 이어 서울 예술의전당(8일)에서 콘서트를 펼친다. 10월 공연은 6집 솔로앨범 <기도> 발매기념 투어콘서트로, 독일 뷔르템베르크 챔버 오케스트라가 협연한다. 지금까지 그가 낸 앨범은 총 10만장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비올라는 바이올린이나 첼로에 비해 대중적 인기가 없는 악기예요. 비올라의 솔로 레퍼토리를 좀 더 보급하는 데 앨범 녹음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지요.”
<기도>에는 블로흐의 기도, 카치니의 아베 마리아, 브루흐의 콜 니드라이 등 ‘기도’를 주제로 담은 곡들이 담겨 있다. 그는 ‘기도’를 절대자 앞에 드러내는 나약한 나의 모습, 그리고 그에 대한 위안이라고 설명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인간의 나약함을 깨닫게 되는 것 같아요. 사람들은 인생의 어려움이 닥칠 때 저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을 찾아 나서죠. 기도가 될 수도 있고, 운동이 될 수도 있을 거예요. 제겐 음악이 그래요. 음악과 저의 관계는 매우 영적이죠. 말로 표현하기 어렵긴 한데, 예를 들어 제게 연주 행위는 기도하는 것과 매우 흡사해요. 연주할 때 눈을 감고 몰입하면 나를 떠나 어디론가 긴 여행을 떠나는 느낌이죠.”
의의로 그는 스스로 음악적 재능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를 죽이지 않는 수준의 어려움이라면 나를 더 강하게 만든다’는 뜻의 미국 속담을 소개했다.
“전 인생에서 남들과 다른 경험을 여러 번 했어요. 이런 경험이 바탕이 돼 여기까지 올 수 있게 된 걸 행운으로 여기죠. 어떤 어려움이라도 죽이는 정도만 아니라면 절 더 강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전 그간의 경험을 통해 터득해왔어요. 아티스트로서 저의 역할은 음악을 통해 타인과의 소통을 유도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4만~15만원. 1577-5266

  • 이글은 실명인증이 완료된 회원이 작성한 글입니다.
  • 목록으로
  • tweet tweet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글쓴이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