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연예] “공연 내내 담배 피우기, 이젠 좀 벅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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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 11.09.15 14:3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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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만에 ‘신의 아그네스’로 돌아온 윤소정

“이 작품에 애착이 커요. 흥행 성과도 그렇지만, 한 배우가 긴 세월의 간격을 두고 같은 작품에 세 번씩 출연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거든요. 그러나 예전과 달리 ‘내가 늙었구나’ 하는 생각도 하죠. 제 역할은 2시간 공연 내내 퇴장 없이 연기해야 하는 인물인 만큼 체력소모가 크거든요. 게다가 하이힐을 신고 연신 담배를 피워야 해 이젠 좀 벅차요.”
배우 윤소정(67)이 연극 <신의 아그네스>(10월 1~30일 서울 PMC 대학로 자유극장) 무대에 닥터 리빙스턴으로 다시 돌아온다.
그는 1983년 초연에서, 1999년 공연에서도 리빙스턴으로 분했다. 이정희(미리암 원장수녀), 윤석화(아그네스)와 함께 한 초연 당시 이 작품은 넘치는 관객으로 연장을 거듭하며 10개월간 공연했다. 최다 관객 동원 기록도 세웠다.
지난 13일 서울 대학로의 연습실에서 만난 그는 “2개월 전에 예약을 해야 공연 관람을 할 수 있었을 정도였다”며 “신문에서도 문화면뿐 아니라 사회, 정치면까지 이 작품에 할애할 만큼 화제를 모았고 한 일간지에서는 1면에 담배 피우는 제 모습을 캐리커처로 그려 보도하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미국 희곡작가 존 필미어의 <신의 아그네스>는 젊은 수녀가 갓 낳은 아기를 목 졸라 죽인 충격적 사건이 소재다. 정신과 의사 리빙스턴은 최면술 등을 통해 사건의 진실을 밝혀낸다.
실제 그는 40년 가까이 담배를 즐겨온 애연가다. 흡연 연기가 맛깔스러워 보이는 배경이 있는 셈이다.
그는 “차 멀미가 심했는데 오현경씨(윤씨의 남편이자 원로배우)의 담배를 코에 대고 있으면 희한하게 멀미가 사라져 서른 살 때 담배를 배웠다”고 말했다.
“그런 후 어느 날 축구장 관중석에서 오현경씨가 담배를 권하더라고요. 전 ‘어머, 이렇게 사람 많은 데서 담배를?’ 했죠. 당시만 해도 여자가 담배 피우는 모습이 흔하진 않았으니까요. 오현경씨는 ‘숨어서 피우려면 피우지마’ 하더군요. 하긴 남편이 허락하는데 왜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나 싶더라고요. 우리 오현경씨는 이후 두 번의 암수술 후 술·담배를 끊었고 저더러도 끊으라고 하는데, 안되네요. 지금도 하루 반 갑씩 피워요.”
이번 무대에선 관록의 배우 이승옥이 원장수녀로, 뮤지컬 배우 선우가 아그네스로 출연한다. 윤소정은 “배우들이 어떤 색상을 칠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작품이 나오기 때문에 이 연극은 배우예술”이라며 “처음 이 작품을 만나는 두 배우가 각자 맡은 인물을 어떻게 표현할지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그는 타고난 멋쟁이다. 메이크업, 옷차림 어디 하나 흐트러짐이 없다. 칠순을 내다보는 나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여성미가 넘친다. 이는 그가 팔색조 여배우로 살아올 수 있었던 토양이자, 한 시절 의상디자이너로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이다.
어려서부터 타인의 시선을 받는 것을 좋아한 그는 중학생 때 이미 원단을 직접 끊어 옷을 만들어 입었을 정도로 패션에 민감했다. 연극만으론 먹고살기 힘들어 서른살 때 서울 동부이촌동에 차려 20년간 운영한 ‘소정옷집’은 재벌부인들까지 단골일 만큼 성황을 이뤘다. 돈도 따라왔다. 그러나 그가 연극을 많이 하면 할수록 매상이 떨어졌다.
연극을 포기할 수 없었던 그는 IMF 외환위기 당시 이 일을 접었다. 그는 1962년 TBS 1기 공채 탤런트로 연기를 시작했지만 66년 연극에 데뷔한 이래 지난 40여년간 무대를 떠난 적이 없다. <산불> <초분> <태> <첼로> <강철> 등 수많은 작품이 그를 거쳐갔다.
동아연극상, 이해랑연극상, 히서연극상 올해의 배우상, 대한민국연극대상 여자연기상도 받았다. 그는 “여배우는 이 세상에서 가장 매력적인 직업이니 나는 복 많은 사람”이라고 말할 만큼 자신의 삶에 만족해했다. 후회한 적은 없었느냐는 질문에, 돌아온 답이 재미있다. “후회한 적은 없고 수치심을 느낀 적은 딱 한 번 있어요.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프레스리허설을 한 날이었어요. 한 장면이 끝난 후 재빨리 분장실에서 옷을 벗고 이층으로 올라가 베드신을 해야 하는데 그날은 분장실과 무대 사이 막이 준비되지 않았어요. 브래지어와 팬티 차림으로 사다리를 타는 모습이 고스란히 공개되고 말았죠. 지금도 그때 생각만 하면 부끄러워요. 호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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