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산업] “야간순찰하며 미뤘던 가족 대화 나눠요”

    이 게시글을 알리기 tweet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 11.09.05 18:02:34
  • 조회: 9977

일산경찰서 ‘부모와 함께하는 순찰프로그램’ 인기

회사원 박순배씨(45·고양시 일산구)는 최근 고교 1학년과 중학교 1학년에 다니는 두 딸과 무척 가까워졌다. 경기 일산경찰서가 시행 중인 '부모와 함께하는 봉사활동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부녀관계가 확 달라진 것이다. 전국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이 프로그램은 가족이 경찰과 함께 동네에서 심야 순찰활동을 하는 것이다.
지난달 16일부터 시작했지만 벌써부터 일산신도시에서 학부모들에게 꽤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박씨는 "거리 구석구석을 순찰하면서 요즘 청소년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우리 시대와 비교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었다"며 "특히 딸들과 솔직한 대화를 나눌 수 있어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지난30일 오후 8시. 박씨 가족은 지난 18일에 이어 두 번째 순찰활동에 참여했다. 방범조끼 복장에 신호봉을 든 4명의 가족은 경찰관 1명과 일산신도시 대화동 토성공원으로 향했다. 이 공원은 가끔 청소년들이 모여 늦게까지 시간을 보내는 곳이다.
공원으로 가는 길에 경찰과 학부모 간 대화가 이어졌다.
"지난번 순찰에서는 충격적인 장면을 봤어요.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남학생이 공원에서 종이컵에 하트 모양의 촛불을 켜놓고 또래 여학생에게 프러포즈를 하는 거예요. 우리 때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죠. 이 장면을 놓고 두 딸과 함께 의견을 나누면서 요즘 청소년들의 생각을 조금은 알게 된 것 같습니다."(어머니 이경화씨·43)
"세상이 많이 변했죠, 경찰들도 가끔 과격한 청소년들 때문에 황당하면서도 마음이 아픈 적이 많습니다. 자식 같은 아이들이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조차 모르고 오히려 경찰관에게 덤비기도 한답니다. 이런 아이들도 부모와 함께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깨닫는 게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대화지구대 박순호 경사·53)
이 가족은 이날 토성공원에서 잠시 머물렀다. 경찰과 순찰 복장을 한 어른들이 공원을 지키고 있는 것만으로도 범죄예방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이어 주변 가로등이 어두운 대화도서관 뒤편과 시민들이 많이 모이는 성저공원, 아파트단지 내 놀이터 벤치 등으로 순찰활동을 이어갔다. 이 프로그램은 대화 부족으로 인한 부모와 아이들 간의 눈높이를 맞춰주고, 경찰의 부족한 방범 인력에 도움을 주는 것 외에 주민과 경찰의 관계도 가깝게 해주는 효과도 있다. 큰딸 지현양은 "처음에 지구대에 들어갈 때는 왠지 떨리기도 하고 경찰관 아저씨들이 무섭게만 느껴졌는데 순찰을 돌면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제 생각이 편견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며 "이젠 경찰관을 보면 이웃집 아저씨 같다"고 말했다.
순찰 프로그램 참여를 희망할 경우 매월 1~10일까지 일산경찰서 인터넷 홈페이지나 지구대를 방문해 접수하면 된다. 참여하는 학생들은 봉사활동 시간으로 인정받을 수도 있다.

  • 이글은 실명인증이 완료된 회원이 작성한 글입니다.
  • 목록으로
  • tweet tweet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글쓴이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