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연예] “삐딱하게 거꾸로 보기, 예술의 ‘할 짓’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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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 11.09.02 17: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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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년 만에 개인전 갖는 임옥상

임옥상 작가(61·사진)가 9월18일까지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임옥상의 토탈아트-MASTER PIECE: 물, 불, 철, 살, 흙’전을 열고 있다. 8년 만에 마련한 개인전에는 미술 유전자(DNA)인 물·불·철·살·흙으로 역사적 기억들이 형상화됐다.
지난 8년간 ‘벽 없는 미술관’ 등 공공미술 활동으로 분주했던 작가는 이번에 회화, 철과 흙 조각, 설치와 벤타프로젝트 등 60여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흙방 시리즈 ‘흙-블랙박스’를 비롯해 회화의 대부분은 200호 이상의 대작들이다.
특히 첫 선을 보이는 두 개의 ‘흙-블랙박스’ 연작은 흙을 다져 만든 2t 규모의 설치작업이다. 각 변이 180㎝인 육각형의 흙방을 만들고 한쪽 벽에 좁은 사각형 입구를 만들어 한 사람이 들어갈 수 있도록 했다. 천장이 없는 방의 벽면에는 임옥상 작가의 그림과 글이 있다. 관람객은 혼자만의 방에 들어가 작가의 생각을 읽고, 성찰의 시간을 누린다.
“미치도록 흙작업을 하고 싶었습니다. ○○○어먹고 싶을 만큼 흙이 좋았어요. 좋은 흙을 구하기 위해 전국을 뒤졌지요. 흙은 삶과 죽음뿐 아니라 존재의 모든 철학을 담고 있습니다. 흙에서 땅의 분단이 비롯됐고 부동산과 부의 편중이 초래됐어요. 시대의 사회학적, 정치적, 역사적 모순에 대한 질문과 답도 흙에 있습니다.”
흙 예찬은 1973년 지은 그의 호 ‘한바람’에 이미 담겨 있다. 한바람은 큰 바람이 아니고 한 줄기 작은 바람이라고 했다. “북한산에 올라 땀을 식히고 있는데 미풍이 불었어요. 힘없이 아주 약한 바람인데 나에겐 ‘a certain wind’로 다가왔어요. 질풍노도의 큰 바람보다 작은 바람에 만족하는 작가로 살아왔고 계속 그렇게 살 겁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바람 부는 북한산이 무기로 덮인 산으로 표현됐다. 지난해 그린 ‘북한산’은 무기로 가득한 산에 눈발이 내리는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붓에 하얀 물감을 묻혀 뿌리기를 수없이 반복한 작품이다.
광화문광장이 진한 분홍색 물에 잠긴 ‘광화문 연가’는 물을 통해 씁쓸한 현실을 되새긴 작품이다. 그림 속에선 청와대 지붕이 겨우 보이고 충무공 이순신 동상도 머리만 내놓고 있다.
“광화문은 구한말의 역사적 배경이었고 월드컵 응원전, 촛불집회 등 광장의 의미가 강한 공간입니다. 그런데 요즘은 역동적인 기능을 잃어버렸어요. 광화문을 새롭게 주목하고 싶어 도발적이고 섹시한 핑크색으로 칠했습니다. 예술의 할 ‘짓’이 바로 이런 겁니다. 삐딱하게, 거꾸로, 뒤집어 보는 인식이 필요하지요.”
그는 ‘예술의 탈주행위’에 그치지 않고 ‘작가의 탈주’를 강조했다.
‘후지산 연가’는 후지산 꼭대기만 남기고 일본 전역이 시퍼런 바다에 잠긴 그림이다. 독도를 일본땅이라고 우기는 일본에 대한 경고성 그림이라고 한다. 가습공기청정기의 수명이 다한 필터 등 못쓰게 된 제품들을 이용한 설치작 ‘벤타에코미르’는 자연의 순환과 친환경적 의미를 강조했다. 용의 모습으로 제작된 벤타에코미르는 한국에서 거대한 여의주를 가지고 놀며 아름다운 물보라와 물안개를 만들어내는 존재다.
지난 10년 동안 공공미술에 주력하면서 개인적인 이야기를 할 수 없었던 작가는 자신과의 치열한 싸움에서 추출된 작품을 만들고 싶어 이번 개인전을 준비했다고 한다.
“더 이상 민중미술작가라고 부르지 마세요. 저는 이 땅에서 이 시대가 원하는 화두를 제 작업에 끌어들여 왔을 뿐입니다.” (02)720-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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