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산업] “장바구니 반만 채워도 월 식비로 30만원 더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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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 11.09.02 17:0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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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부산 사는 40대 주부의 작년과 올해 가계부

직장에 다니는 주부 정미주씨(40·서울 중랑구)는 올해 아이들이 좋아하는 삼치를 사지 않았다. 평소 1마리에 4000원대 후반이면 살 수 있던 삼치 값이 7000원대까지 올랐기 때문이다. 대신 고등어를 사먹고 있다. 고등어 역시 가격이 많이 올랐지만 작은 것은 3마리에 1만원 정도면 살 수 있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맞벌이를 하는 정씨 부부의 한 달 수입은 500만원 정도다. 정씨 가족은 시아버지(71)와 시동생(37), 초등학교 6학년짜리 아들(13), 내년에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딸(7)까지 합해 여섯 식구가 함께 살고 있다.
온라인 가계부를 열어보니 매달 식비로 들어가는 돈만 150만원 남짓 된다. 가계부를 비교해보니 1년 전보다 30만원 정도 올랐다.
정씨는 일주일에 1~2번은 고기반찬을 식탁에 올리고 있다. 그러나 삼겹살 가격이 많이 올라 국산 돼지고기는 엄두도 못 낸다. 정씨는 주로 마트에서 할인행사를 하는 미국산·호주산 돼지고기를 산다. 지난해 추석을 앞두고 삼겹살 값이 가장 비쌌을 때 600g(1근)에 6000원 정도 했다. 지금은 가장 싼 냉동 삼겹살을 산다고 해도 9000원은 줘야 한다. 상추 가격도 3배 넘게 올랐다. 예전에는 1000원어치만 사면 넉넉하게 먹을 수 있었다. 지금은 3000원어치는 구입해야 한다.
제철 과일도 맘먹고 손대기 어렵다. 복숭아 4개에 1만원, 참외도 4개에 1만원이다. 수박도 1개에 1만8000원은 줘야 그나마 먹을 만한 것을 살 수 있다.
정씨 남편은 장남이라 집에 제사가 자주 돌아온다. 지난해에는 제사상을 한 번 차리는 데 20만원 정도면 충분했다. 하지만 지난달 제사를 모실 때는 30만원이 들었다. 정씨는 "제사상에 올라가는 음식 가짓수를 줄일 수는 없으니 양을 좀 줄일 계획이다.
하지만 비용이 그렇게 많이 줄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커가면서 해마다 늘어가는 교육비도 고민거리다. 매달 두 아이에게 들어가는 교육비만 80만원이다. 지난해에 비해 20여만원이나 늘었다. 아들의 수학 학원비는 지난해 17만원에서 올해 19만원으로, 수영 강습비는 12만원에서 13만원으로 올랐다. 아이들 문제집 값도 부담스럽다. 문제집 한 권당 1만3000원이 넘으니, 몇 권만 사도 5만원이 훌쩍 넘어간다.
부산 금정구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송미옥씨(48)는 월 300만~500만원을 벌지만 가게를 내며 들인 비용과 대출금 이자를 내고 나면 손에 들어오는 돈이 많지 않다.
지난 6월 제대한 큰아들(23)에게 "내년에 복학하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했다. 지난해 둘째가 대학에 입학하면서 등록금 부담이 무거워졌기 때문이다. 첫째와 둘째의 등록금을 합치면 900만원 가까이 된다. 올해는 둘째아들의 등록금 470만원만 겨우 마련했다. 큰아들은 내년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집 근처 갈빗집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서울에서 대학에 다니는 둘째의 하숙비도 걱정거리다. 지난해에는 매달 50만원을 냈는데, 아들은 올해 5만원 더 싼 하숙집으로 옮겼다. 송씨 집은 식비가 그리 많이 드는 편은 아니다. 하지만 아껴 쓰면 월 30만원이면 충분하던 식비가 올해는 40만원까지 늘었다. 가계부를 비교해보니 그 차이가 뚜렷하다. 지난해 고등어 큰 것 한 마리(30㎝)를 7200원이면 구입할 수 있었는데 올해는 8480원을 줬다. 크기는 오히려 줄었다.
달걀 값도 많이 올랐다. '슈퍼란 10개 묶음'이 지난해 2900원이었는데 올해는 3750원이다. 두부는 지난해 한 모에 2300원이면 살 수 있었는데 올해는 2700원을 줘야 한다.
송씨 부부가 좋아하는 과일은 사과다. 하지만 비교적 저렴한 사과 사는 일도 이제는 부담스럽다. 지난해 동네 마트에서 사과 작은 것 10개 묶음에 6180원이던 것이, 올해는 '할인 대매출'이라는데도 8800원이었다.
주말에 서울에서 작은아들이 오면 삼겹살을 600g 정도 사서 나눠 먹는다. 지난해 1만2800원이던 삼겹살 가격도 올해는 1만5900원까지 올랐다. 송씨는 "돈 때문에 장을 보면서 물건을 들었다 놨다 하는 사람들의 심정을 정부는 아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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