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연예] ‘암탉’도 못 날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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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 11.08.22 14:4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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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량중심 배급 장벽에 초반 고전
하반기 개봉작 성과 이을지 주목


한국의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은 어디로 갈 것인가.

애니메이션 < 마당을 나온 암탉 > (이하 암탉)의 성과가 눈부시다. 지난달 27일 개봉한 이 영화는 3주 만에 143만 관객(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을 모았다. < 암탉 > 은 이미 한국 장편 애니메이션 사상 최고 관객 기록을 깼으며, 평일 평균 3만명이 관람하는 추세로 볼 때 이르면 18일쯤 손익분기점인 150만 관객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개봉 이후 줄곧 예매율 5위 안에 들었으며, 좌석 점유율도 1위를 다투고 있다는 점에서 영화사 측은 200만 관객까지 조심스럽게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이 영화의 성공을 예견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2000년대 들어 안시국제애니메이션 영화제에서 대상을 받은 < 마리 이야기 > , 100억원대 예산이 투입된 대작 < 원더풀 데이즈 > , 성인용 애니메이션을 표방한 < 아치와 ○○○ > 이 개봉했지만 흥행 성적이 모두 신통치 않았기 때문이다. < 암탉 > 의 제작사는 < 공동경비구역 JSA > <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 등을 흥행시킨 명필름이지만, 이들조차 제작비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정도였다. 심재명 명필름 대표는 "명필름처럼 자기 자본이 있는 회사가 아니었으면 제작 후반까지 버티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돌이켰다.

개봉 이후에도 난관은 이어졌다. 가장 큰 문제는 배급이었다. 제작사는 온가족이 함께 보는 '가족영화' 시장을 노렸으나, 극장에서는 < 암탉 > 을 어린이용 애니메이션으로 간주했다. 그 결과 개봉 첫주에도 저녁 시간대에는 < 암탉 > 의 상영관을 찾기 힘들었다.

입소문에 힘입어 상영관을 유지한 < 암탉 > 엔 행운이 깃들었지만, < 소중한 날의 꿈 > 은 불운했다. 6월 개봉한 이 작품은 청소년의 꿈과 성장통을 섬세하게 그려내 호평받았으나, 5만여 관객을 동원하는 데 그쳤다. 이 영화는 개봉 이틀 만에 좌석수가 줄고, 관객이 적은 아침이나 야간 시간대에만 상영시간이 배정되는 어려움을 겪었다. 이 영화의 이상욱 프로듀서는 " < 소중한 날의 꿈 > 은 영화가 볼 만하다는 걸 관객이 시장에서 확인하는 데 시간이 필요한 작품이었지만, 멀티플렉스는 처음에 '맛'을 좀 보다가 반응이 없으면 바로 뺐다"며 "작품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는 물량 중심의 배급 시스템이 아쉬웠다"고 말했다.

한국 애니메이션이 관객 저변을 확대하면서 < 암탉 > 의 성과를 이어갈 수 있을까. 개봉대기 중이거나 제작 중인 작품들이 관건이다. 가을 개봉 예정인 < 돼지의 왕 > 은 한국의 애니메이션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이 확실시되는 작품이다. 파산한 사업가와 실패한 작가가 폭력, 따돌림, 죽음이 이어졌던 중학교 시절을 돌아본다는 내용의 '잔혹 스릴러'다. 이 영화의 홍보사 아담스페이스 이보경 과장은 "기존 애니메이션 관객과 함께 스릴러를 좋아하는 영화팬도 노릴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완성을 목표로 제작 중인 < 우리별 일호와 얼룩소 > 는 10대 후반~20대 초반 관객을 목표로 하는 로맨틱 코미디다. 곤궁한 현실에 질려 '마음'을 잃고 얼룩소가 된 청년과 지구에 떨어진 인공위성 소녀의 사랑 이야기다. 이 영화의 심현우 프로듀서는 "'88만원 세대'의 사랑 이야기"라며 "규모를 키우기보다는 작고 길게 가는 전략을 구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 횟집 수족관 속 물고기들의 세계를 그린 < 파닥파닥 > , 호주의 광활한 대지를 배경으로 하는 동물 모험물 < 아웃백 > 등의 애니메이션이 제작되고 있다.

시네마디지털서울 영화제의 김준양 프로그래머는 "지금까지는 장인적인 꼼꼼함과 세심함으로 장기간에 걸쳐 제작되는 애니메이션이 많았다면, 앞으로는 주어진 조건과 한계 안에서 단기간에 제작되는 독립 애니메이션이 많이 나올 것"이라며 "대규모 개봉으로 승부가 정해지는 상영 환경을 벗어나기 위해 장기적으로 2차 판권 시장, 관련 상품 시장 등을 만들어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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