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공연] 하찌와 애리 “우쿨렐레 연주 들으며 차라도 한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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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 11.08.18 15:4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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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인디신에서 하찌(58)는 ‘희한한 일본 아저씨’로 통한다. 꽹과리에 반해 1986년 한국을 찾았다가 홍대 인디계로 흘러들었다. 본인의 꽹과리 솜씨도 보통을 넘는다. 간장게장과 삼합을 좋아한다는 하찌는 제법 세련된 국어를 구사하고 있지만, 억양은 딱 일본인의 그것이다.
애리(26)는 남원 아가씨다. 전인삼, 박양덕 명창을 사사해 줄곧 판소리를 익혔고, 중앙대 국악대학을 졸업한 뒤로는 홍대 인디 무대에서 노래를 했다.
두 사람이 뭉친 건 2008년. 홍대 클럽에서 애리가 기타를 치며 ‘한 오백년’을 부르는 걸 본 하찌가 팀 결성을 제안했다. 둘은 ‘하찌와 애리’라는 팀명으로 23일 첫 음반 <꽃들이 피웠네> 발표를 앞두고 있다.
국적, 세대, 성별 모두 다른 이들의 조합을 상상하기란 쉽지 않다. 1985년 도쿄에서 김덕수와 이광수 사물놀이패의 공연을 접한 하찌는 이듬해 한국으로 여행을 왔다.
그 다음해 다시 한국을 찾아 1년3개월 남짓 평택 인근에 거주하며 꽹과리, 장구 등을 익혔다. 한국으로 국악을 배우러 온 또 다른 일본인 미에코(지금은 가수 강산에의 부인)와 인연이 돼 강산에, 한대수 등의 음반작업과 공연일을 도왔다.
2004년에는 한국의 20대 청년과 ‘하찌와 TJ’라는 팀을 결성해 ‘장사하자’ ‘제주도 타령’ 등의 히트곡을 냈다.
“ ‘하찌와 TJ’ 팀은 자연스럽게 소멸됐습니다. 서로 다른 음악을 해야 할 시기였나봐요. 그렇지만 요즘도 TJ씨를 자주 보긴 한답니다.”(하찌)
좀 더 국악 느낌이 나는 음악을 해보려고 만든 팀이 ‘하찌와 애리’였다. 그렇지만 언뜻 봐도 독특한 조합인 만큼, 의견을 조율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하찌는 “국악 느낌의 가요곡을 음반에 담으려 했는데, 적임자라고 여겼던 애리가 도통 협조를 안해줬다”고 말했다. 반대로 애리는 “국악을 정통으로 배워서인지 국악이 가벼워지는 게 싫었다”고 토로했다. 그렇지만 무언가를 맞춰보며 불협화음을 줄여가는 것이 음악의 묘미이자 힘. 두 사람이 찾아낸 공통분모는 우쿨렐레였다.
이번 음반 전체의 사운드를 관통하는 악기도 우쿨렐레다. 이 악기의 음색을 두고 두 사람 모두 “아삭거리는 음색이 끝내준다”고 입을 모은다.
이들이 출시하는 첫 음반의 제목 ‘꽃들이 피웠네’는 따진다면 ‘꽃이 피었네’로 쓰는 게 맞다. 애리는 하찌의 완벽하지 못한 국어 실력의 느낌을 있는 그대로 용인했다.
애리는 “아저씨한테 틀렸다고 누차 말했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우리 팀 특유의 어감을 담는다고 봤다”고 말했다.
일본 아저씨와 남원 아가씨가 시종 우쿨렐레를 연주하며 주거니 받거니 내는 화음은 제법 그럴싸하다. 한국과 일본식 발음이 적절히 섞인 노래는 싱그럽고 경쾌하다.
‘따뜻한 차라도 한 잔/ 차라도 한 잔(맥주도 한 잔)/ 차라도 한 잔(막걸리도 한 잔)/ 좀 마셔요….’ 보사노바풍의 익살스러운 타이틀곡 ‘차라도 한 잔’은 ‘일단 사귀든 말든 차 한 잔부터 해보자’는 메시지를 무턱대고 내밀고 있다.
실제로 두 사람은 차를 왕왕 마시며 이런저런 오해를 푼다. 한·일 양국을 오가던 하찌는 현재 경기 일산에 산다. 아내와 딸은 도쿄에 있다.
“25년 전 꽹과리를 접한 것이 오늘까지 오게 된 계기가 됐죠. 언젠가는 국악이 들어간 노래를 앨범에 꼭 담고 싶습니다. 애리와도 지내다보면 차츰 접점이 닿을 겁니다. 걱정은 안해요. 애리가 저를 ‘뻥’하고 차지만 않는다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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