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연예] 영화 ‘고지전’ ‘최종병기 활’서 열연 류승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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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 11.08.16 14: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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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감할 수 있는 캐릭터라면 악역은 악역이 아닙니다”

배우 류승룡(41)이 가장 싫어하는 말은 “영화는 망해도 배우는 산다”이다. 필모그래피로 정체성이 규정되는 배우에게 흥행은 ‘불가근 불가원(不可近 不可遠)’이다. 흥행을 맹목적으로 ○○○지는 않지만 관객에게 외면당한 영화도 무의미하다.
류승룡은 지난 10일 개봉한 <최종병기 활(이하 활)>(감독 김한민)에서는 청나라 정예부대의 수장 쥬신타로, 지난달 20일 개봉한 <고지전>(감독 장훈)에서는 인민군 중대장 현정윤으로 등장한다.
<고지전>은 270만 관객을 동원하며 순항 중이고, <활>은 개봉 첫주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으니 ‘불가원’은 확실히 지켜냈다. 우연히 두 작품에서 악역에 가까운 북방계 인물을 연기했다.
“<평양성>에서는 고구려 연개소문의 아들인 남건을 연기했으니 모두 세 편에서 북방계를 맡은 셈이죠. 제게 호방하고 남자다운 북쪽 기질이 좀 있는 모양입니다.”
병자호란을 배경으로 하는 <활>이나 한국전쟁을 다룬 <고지전>에서 북방계라는 건 침략자라는 의미다. 그러나 류승룡은 악역이라는 단순한 정의를 거부했다. 공감할 수 있는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고지전>에서는 ‘이 전쟁은 일주일이면 끝난다, 풀어주라우’라면서 포로로 잡은 고수와 신하균을 석방해주죠. 얼마나 멋집니까. 악역 아닙니다. <활>에서도 지독하게 남이(박해일)를 쫓지만 청나라 왕자를 해쳤기 때문이죠. 남이의 여동생(문채원)을 포로로 잡아가지만 정당하게 전쟁에서 이긴 것 아닙니까. 오히려 부하들을 무자비하게 죽이고 왕자도 죽인 남이가 악역이고 괴수죠(웃음).”
<활>의 절벽 신은 쥬신타의 성격을 잘 보여준다. 벼랑 끝에 매달린 쥬신타는 남이가 활을 겨누고 있는데도 동료 병사의 손을 놓지 않는다. 이미 숨을 거둔 동료의 손을 놓고 남이와 싸울 수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다. 오히려 ‘쏠 테면 쏴라’는 눈빛으로 노려본다. 류승룡은 ‘이젠 죽었구나’ 따위의 공포를 보여주지 않는 쥬신타의 눈을 가장 인상적인 장면으로 꼽았다.
<고지전>에서 강한 북한 사투리를 연기한 그는 <활>에서는 만주어 대사를 한다. 만주어는 중국 현지에서도 10여명만이 사용하고 있는 사어(死語)다. 처음엔 우리나라 배우가 만주 사람을 연기한다는 것 때문에 고민도 했다. 그러나 류승룡의 제안으로 오히려 만주어 대사가 늘어났다.
“쥬신타가 조선의 피를 받아서 어눌하게 조선말을 하는 설정이 있었어요. 그 부분이 오히려 깨는 것 같았죠. 차라리 남이나 남이의 동생이 만주어를 하는 게 더 자연스럽다는 의견을 냈고, 그게 관철돼서 모든 대사가 만주어가 됐어요.”
중국어도 한국어도 아닌 독특한 억양의 ‘외계어’로 감정을 표현하는데, 그게 전달된다는 건 기적에 가깝다. 류승룡은 <고지전>과 <활>을 하면서 “이건 류승룡이니까 한다”는 말을 듣고 싶었다. 이 정도 연기했으면 관객들도 만족할 거라는 규정도 싫어한다. 만주족을 연기하며 중국까지 섭렵했지만 5000만 인구를 다 표현해내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했다. 요즘 부쩍 “멜로 연기는 안 하냐”는 질문을 받는데, 대답은 물론 ‘예스’다.
“사람이 사람을 사랑한다, 아무것도 안 보인다, 그래서 미친다, 이런 게 멜로잖아요. 사랑이란 어느 순간 감기처럼 와서 끙끙 앓는 거지 이유가 필요 없죠. 안 보면 보고 싶고 또 걱정되는 사랑을 마음으로 연기해보고 싶어요.” 다만 “풋풋한 사랑을 연기하기엔 내 얼굴도, 나이도 좀 그렇다”면서 “이루어질 수 없지만 어쩔 수 없는 사랑, 제약이 많은데 충분히 공감이 돼서 응원하게 되는 사랑을 하고 싶다”고 했다.
그의 설명으로 그려내본 ‘류승룡의 멜로’는 순탄치 않을 것 같다. 그래도 류승룡이니까 해낼 것이고, 관객들과의 ‘불가원’도 이뤄낼 것이다. 그게 배우 류승룡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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