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의학] 암을 이기는 앎…암 극복한 부도옹 3인의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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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 11.08.12 16: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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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이렇게 이긴다.”

암을 피하기 힘든 시대다. 평생 세 명 중 한 명은 암에 걸린다. 연간 암 발생자는 1999년 10만명을 돌파한 이후 매년 1만명 가까이 증가, 2008년에 18만명에 육박했다.
그러나 암은 이제 불치병, 난치병이 아니라 치료할 수 있는 병이다. 암 치료율이 매년 높아져 10명 중 6명은 완치된다. 여러 차례 수술을 받고도 암에 굴하지 않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최근 별세한 온누리교회 하용조 목사(65)는 1998년 이후 7차례나 간암 수술을 받고도 불굴의 의지로 이겨내며 교회발전과 해외선교에 힘썼다. 그는 뇌출혈로 쓰러졌으니 결코 암에 굴한 것은 아니다.
주근원(93), 고창순(79), 한만청(77) 서울대 명예교수. 이들은 서울대 의대가 있는 서울 종로구 연건캠퍼스에서 ‘암을 이긴 3인의 부도옹’으로 꼽힌다. 그들에게 특별한 것이 있는 걸까. 원로의사들에게 암 극복과 건강 유지 방법을 들어봤다.

■ 더 부지런하게 규칙적으로 살아라
▲ 주근원 교수
최근 기자와 만난 주근원 교수는 수십년 전 일을 날짜까지 꿸 정도로 기억력이 정확했다. 귀는 약간 어두워 질문에 재차 되묻는 일이 잦았다. 전체적으로 외모나 목청 등 구순을 넘겼다고는 믿기지 않을 노익장이다.
주 교수는 “암에 맞서는 결단과 의지, 그리고 암을 극복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매일 매일 규칙적으로 생활하고, 부지런하게 움직이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주 교수는 서울대 비뇨기과를 창립한 인물이다. 1983년 정년퇴임 이후에도 잔병치레 없이 건강하던 그에게 암이 찾아왔다. 73세 때인 1991년 5월 위암이 발견돼 부분절제술을 받았다. 의기소침해지는 순간이었다. 더욱이 이듬해 4월 위암이 재발됐다. 담당의사는 또 다시 부분절제수술을 권했다. 이때 주 교수는 환자로서 과감한 결단을 한다. “내 위를 다 잘라내 주시오.” 위 전절제수술을 받고 식도와 소장을 연결한 상태에서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컸다. 음식은 소량으로 식사 3번과 간식(우유) 3번을 했다. 그러면서도 골프와 걷기 등 운동을 꾸준히 했다. 모임에도 더 열심히 나가고, 우울증이 올까봐 햇빛 속 산책을 거르지 않았다. “암 수술 이후 약해지는 육체를 정신력으로 늘 독려했어요. 강인한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한국배상의학회 명예회장인 주 교수는 요즘 하루도 빼지 않고 서울 연건동 소재 사무실에 나간다. 신문을 보며 세상일 돌아가는 것에 관심을 갖는다. 컴퓨터로 일기를 쓰고 e메일도 직접 챙긴다. 온라인 바둑도 둔다. 그는 “요즘 무릎이 좀 아파 골프를 못하는 것이 아쉽다”고 했다. 매주 월요일 낮 12시30분 나가는 한양로타리클럽은 30년 개근을 눈앞에 두고 있다.

■ 암을 공부하고, 절대 기죽지 마라
▲ 고창순 교수
김영삼 전 대통령 주치의였던 고창순 교수는 여러 차례 암 수술을 받고도 여전히 꿋꿋하다. 지난 5일 기자와 전화통화를 나눈 고 교수는 “방금 치아를 빼서 말을 제대로 못하겠다”면서도 “5시간 뒤 다시 통화하자”고 또박또박 말했다.
고 교수는 인턴 때인 1957년 대장암,1982년 서울대병원 부원장 시절 십이지장암, 1997년 간암 등 3차례의 암을 모두 이겨냈다. <암에게 절대 기죽지 말라>는 책도 냈다.
“무엇보다 자신의 암에 대해 잘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 주치의와 소통을 하며 암을 다스릴 수 있어요. 의사에게 모든 것을 맡기지 말고 스스로 공부를 해서 암의 특성이 어떤 것인지 파악해야 해요.” 고 교수는 암 진단과 치료 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핵의학을 육성한 주역이다.
요즘도 가천대 석좌교수로 핵의학 자문을 해준다. 집에 화상을 연결해 후배, 제자들과 학술회의도 한다. 부지런히 동창회, 강연회, 세미나 등을 찾아다닌다. 후학들에게 하나라도 더 해주려는 적극적인 자세는 정평이 나 있다.
‘용기를 잃지 말고 검증된 치료를 충실히 받아라. 암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은 필수다. 예방수칙 실천과 조기진단을 위한 정기검진을 게을리하지 말아라. 암에 대해 공부하고 분석하라.’ 고 교수가 제시한 암을 이기기 위한 전략들이다.

■ 미워하기보다는 공존의 상대다
▲ 한만청 교수
“내일 일본에 가는데, 내 얘기는 다 알잖아.” 전화기 넘어 목소리에는 힘이 넘쳤다.
서울대병원장을 지낸 한만청 교수는 1998년 간암이 확인됐다. 14㎝가 넘는 암 덩어리를 떼어내기 위해 10시간 가까운 수술을 받았다. 완치 확률은 5%에 불과했다. 당시 우리나라 간암 치료성적은 10%를 겨우 넘었다. 간암 수술 후 두 달 만에 암이 폐로 전이됐다. 대부분 어렵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한 교수는 이런 악조건 속에서 항암요법 등 의학적 치료와 정신력으로 암을 이겨냈다. 우리나라 진단방사선의학(현재의 영상의학) 발전의 견인차인 한 교수는 성격 자체가 낙천적이다. 누구든지 아는 사람을 만나면 먼저 인사를 건넨다. 병원장 때 그의 관용차량 뒷자리 번호가 1472다. 일사천리로 매사에 깔끔하게 일처리하는 스타일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화제를 모았다. 지난 3월에는 서울대 의대 총동창회 임시의장에 추대돼 ‘깔끔한 진행’으로 큰 박수를 받았다.
한 교수는 “암은 벗어나려고 발버둥을 치면 칠수록 더 깊이 빠져드는 늪과 같은 존재”라며 “암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암이 떠나는 날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암에 짓눌리지 말라’는 지적이요, ‘암과 친구가 돼라’는 역설이다.
“암을 미워하지 말고 친구처럼 같이 지내야겠다는 생각을 하자 마음이 편안해졌죠. 좋아하는 골프도 더 열심히 치고 여기저기 많이 돌아다닐 작정입니다.”
한 교수는 ‘스스로 암박사가 될 것, 좋은 의사를 선택할 것, 의사를 믿을 것, 의사에게 자신의 권리를 주장할 것’ 등을 암 극복의 요체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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