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연예] 최종병기와 유인원 상륙, 여름 극장가 ‘태풍의 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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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 11.08.12 16:0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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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병기 활’ - 속도감 있는 활 액션 일품
‘혹성탈출’ - 소름 돋는 침팬지 표정 압권

영화는 시나리오 작성, 캐스팅, 투자, 촬영, 후반작업, 기술시사 등을 거치는 동안 온갖 소문에 휘말린다. 어제의 ‘걸작’이 다음날 ‘졸작’이 된다.
소문의 실체는 언론시사와 함께 드러난다. 올 여름 언론시사 전후의 기대치와 평가가 가장 달랐던 영화는 한국영화 <최종병기 활>과 외화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일 듯하다. 두 영화는 <고지전>, <7광구>,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2>, <트랜스포머3> 등에 밀려 주목받지 못했으나, 시사 후에는 막판 여름 흥행 시장의 다크호스로 주목받고 있다.
<최종병기 활>은 병자호란을 배경으로 한다. 남이(박해일)와 자인(문채원)의 아버지는 광해군의 신하였으나 인조 반정 이후 남매의 눈 앞에서 역적으로 처형당했다. 남매는 아버지 친구의 집에 의탁해 성장한다. 남이는 빼어난 활솜씨를 지녔지만 세상에 대한 한탄으로 소일한다. 자인이 서군(김무열)과 결혼하는 날, 장군 쥬신타(류승룡)를 앞장세운 청군이 침략해 자인·서군을 비롯한 조선인들을 납치해간다. 남이는 하나뿐인 동생을 되찾아오기 위해 혈혈단신 청군을 추격한다.
현대극은 물론이고 사극에서도 활이 액션영화의 주요 무기로 사용된 사례는 찾기 힘들다. 기껏해야 칼이나 창의 대결을 앞두고 분위기를 달구기 위한 수단이었다. 그러나 <최종병기 활>의 액션 구성을 보면 왜 진작 활이 사용되지 않았을지 의아할 정도다. 끊어질 듯 팽팽하게 당겨진 시위, 모양과 특성이 다른 활과 화살, 바람을 가르는 화살 소리 등이 만들어내는 긴장감과 역동성이 상당하다. 휘어 날아가는 남이의 곡사와 두 명을 한꺼번에 꿰뚫을 정도로 강한 쥬신타의 육량시를 대비한 것도 흥미롭다.
입신양명할 수 없는 남이의 울분을 영화 전반부에 소개하지만, 본격적인 액션이 시작되면 인간적인 갈등은 휘발된다. 그러나 쫓고 쫓기면서 서로 활을 쏘는 액션의 쾌감은 인간을 통해 시대를 드러내지 못한 아쉬움을 상쇄한다. 청군은 현재 사용하는 사람이 10명 정도밖에 없다는 사어(死語)인 만주어를 구사해 이국적 느낌을 준다. 끈질긴 조선 사내 박해일, 거친 북방 사내 류승룡도 남성용 액션 영화에 모자람 없는 연기를 보여준다. 다만 일부 장면 구성이나 설정이 멜 깁슨의 <아포칼립토>를 지나치게 연상시킨다는 점은 어떤 영화팬들의 구설에 오를 법도 하다. <극락도 살인사건>의 김한민 감독이 연출했고, 90억원가량의 총제작비가 투입됐다.
<혹성탈출>은 1960~70년대, 그리고 2001년 팀 버튼의 리메이크작까지 총 7편이 나온 SF시리즈다. 68년 나온 1편은 인간만큼 지능이 발달한 유인원에게 지배당하는 미래 사회를 그려 당시 관객들에게 묵시록적인 충격을 안겨줬다.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원제 Rise of the Planet of the Apes)의 배경은 동시대 미국이다. 거대 제약회사의 연구원 윌(제임스 프랑코)은 지능을 높이는 약을 개발해 알츠하이머 병에 걸린 아버지를 치료하고자 한다. 윌은 소동을 일으켜 사살된 실험용 침팬지의 새끼를 몰래 집에 데려온다. 윌 부자는 침팬지 새끼의 이름을 시저라고 붙이고 키운다. 시저는 지능이 인간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성장하지만, 몸과 마음의 엇박자 속에 정체성에 혼란을 겪는다.
영화는 <프랑켄슈타인>을 대표로 한 숱한 SF에서 그려진 ‘미친 과학자’ 테마를 다룬다.
이 테마는 윤리에 의해 통제되지 않은 과학이 얼마나 끔찍한 결과를 낳는지 보여준다. 늙고 죽는 자연의 이치를 거스르겠다는, 신약을 개발해 큰 돈을 벌겠다는 욕심은 누구도 예기치 못한 파멸을 몰고온다. 똑똑한데다 리더십까지 갖춘 침팬지 시저는 고대 로마의 노예 검투사 스파르타쿠스가 그랬듯 압제자 인간에 대항하는 혁명을 일으킨다. 인간의 업보이자 자연의 응징이다.
<반지의 제왕>의 골룸, <킹콩>의 킹콩을 ‘모션 캡처’(배우가 특수의상을 입고 연기하면 이를 디지털화해 컴퓨터그래픽 캐릭터로 재창조하는 기술) 방식으로 연기했던 앤디 서키스가 시저 역을 맡았다. 컴퓨터그래픽으로 창조된 수많은 유인원들의 ‘표정 연기’는 소름이 끼칠 정도로 정교하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녀주조연상뿐 아니라 컴퓨터그래픽 캐릭터 연기상을 신설해야 한다는 주장이 다시 나올 법한 수준이다. 감독은 무명의 루퍼트 와이어트.
<최종병기 활>은 10일 개봉했고,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은 17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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