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져/여행] 인디언 신이 살던 ‘천상의 호수’… 4계절 언제나 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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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 11.06.08 15: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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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 시에라 고산지역 ‘레이크 타호·매머드 레이크’

레이크 타호’ ‘매머드 레이크’…. 깊은 산속 푸른 호수를 상상했다. 도착한 곳은 온천지가 눈이다.
5월의 눈. 눈이 바다 같은 고산 호수(알파인 레이크) 위로 흩날린다. 스키장 슬로프 위에서 호수가 바라다보인다. 신기한 건 눈 앞에 흰 눈이 잔뜩 쌓여 있는데도 겨울처럼 춥진 않다는 점. 여기선 봄 스키가 유명하다. 티셔츠만 입고 타는 스키. 스키 슬로프 꼭대기의 핫텁(hot tub). 그중에서도 가장 놀라운 건 ‘매머드 레이크’라는 이름의 호수는 어디에도 없단 사실이었다.
레이크 타호(Lake Tahoe)
레이크 타호는 맑고 높고 거대하다. 해발 1890m에 있으며 길이가 35㎞에 폭이 19㎞, 캘리포니아와 네바다 주 사이에 걸쳐있는 장대한 웅덩이다. 화산이 폭발한 자리에 빙하가 흘러들어온 민물 호수. 미국에서 두 번째로 깊고, 북아메리카 고산 호수 중 가장 크다. 뭇 신비한 호수들이 그렇듯 정체 불명의 거대한 괴물이 살고 있다는 전설이 있다. 과거 이곳에 살던 와쇼 부족 인디언들은 이곳을 신의 거주지라 생각했고, 지금도 주기적으로 제사를 지낸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출발, I-80도로를 타고 동쪽으로 달렸다. 깜빡 잠들었다 일어나니 귀가 멍멍하다. 버스는 하늘 가까이로 힘겹게 오르고 있다. 설산이 점차 가까워지고 삐죽한 침엽수들 사이로 하이킹하는 사람들이 자주 눈에 띈다. 이내 차창 밖으로 웅장한 호수가 모습을 드러냈다. 설산에 둘러싸인 호수 주변으로 눈녹은 물이 졸졸 흘러 내려간다. 레이크 타호는 크게 북부와 남부로 나뉘는데 샌프란시스코에서 북부 타호까지는 2~3시간이면 갈 수 있다. 그리고 북부에서 남부까지 다시 1시간 정도 걸린다.
이곳은 캘리포니아 지역민들이 사랑하는 휴가지라고 한다. 주변은 물론 샌프란시스코, LA, 라스베이거스 등 서부 주요 도시에서도 사람들이 몰린다. 특히 붐비는 건 겨울. 호수 주변으로 무려 19개의 스키 리조트가 모여있다. 이곳 사람들은 ‘방문하기 좋은 계절’을 겨울에 한정하지 않는다. 자전거를 타다 만난 이곳 주민 매튜는 “아무 때나 와도 천국”이라며 타호 예찬론을 펼쳤다.
“하지 못할 게 없어요. 여름과 봄·가을에는 낚시, 하이킹, 산악 자전거, 캠핑, 수상스키 등을 두루 할 수 있죠. 네바다 주에선 카지노도 합법이라 카지노도 즐길 수 있고요.”
아웃도어 스포츠를 좋아하는 이들에겐 가히 천국이라 할 만하다. 지금은 북적대는 계절은 아니다. 호수 북부, 1960년 동계올림픽이 열렸던 스쿼밸리에 도착했다. 자전거와 하이킹하는 사람들이 간간이 보였고, 슬로프 위로 끝물 스키를 타는 사람들이 오갔다. 이곳 스키장은 대체로 10~4월 운영하는데 요즘은 5월에도 눈이 많이 와 여전히 스키어들이 몰리고 있다.
스쿼밸리 스키장 직원은 “여기선 봄·여름 스키가 정말 좋다”며 지난해 이맘때쯤 찍은 사진을 보여줬다. 티셔츠만 입고 슬로프 꼭대기 수영장에 앉아 있는 사진이다. 믿거나 말거나, 이날은 눈보라가 몰아쳤다. 사람들은 눈보라 속에서 풀사이드 바에서 음료를 사먹는 데 정신이 없었다.
본격적인 타호 여행을 위해 호수 남쪽으로 향했다. 타호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알려진 에메랄드 베이를 지나는 유람선을 타기 위함이다. 제퍼 코브(Zephyr Cove) 선착장에서 ‘MS딕시’라는 이름의 배를 탔다. 하늘엔 눈·비구름이 가득하다. 이곳 호수가 에메랄드빛으로 빛나는 건 워낙 물이 맑아 파란 하늘을 그대로 비추는 탓이다. 이날은 하늘이 탁하니 물도 탁할 수밖에. 그러나 불상한 분위기는 또 고유의 불상한 운치를 만든다. 1시간쯤 지나 에메랄드 베이 근처에 오니 멀리 설봉 주변에 파란 하늘 조각이 보인다. 다행히 잿빛 구름이 점점 밀려나고 해가 나기 시작했다. 이곳은 산에 인접한 호수 쪽 지형이 만(bay)처럼 쏙 들어가 있어 마치 독립적인 하나의 다른 호수로 보인다. 그 가운데 보석처럼 작은 돌섬이 하나 박혀 있다. 세계 각국에서 온 이방인들은 추운 날씨에도 갑판에 서서 사진 찍기에 바쁘다.
다음날은 헤븐리 마운틴 리조트에서 곤돌라를 타고 약 2700m 높이로 올라가는 ‘헤븐리 피크 전망대’에 올랐다. 이곳에선 레이크 타호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그 안에 살고 있을 거대한 괴생물체, 혹은 와쇼 인디언 부족이 모시는 신을 떠올린다. ‘타호’라는 이름은 인디언 말로 ‘거대한 호수’라는 뜻. 한국어 ‘태호(太湖)’, 같은 한자의 중국어 ‘타이 후’와 비슷하게 들려 어딘지 동양적인 느낌이 든다. 함께 곤돌라를 탄 태국계 미국인 댄 영은 “거슬러 올라가면 이곳에 살던 이들은 동양계로 연결되는 인디언 부족일지 모르는 일”이라며 웃었다.
매머드 레이크 (Mammoth Lakes)
레이크 타호에서 3시간30분가량 떨어져있는 매머드 레이크는 타호 지역의 축소판이다. 19개의 스키 리조트가 흩어져 있는 타호와 달리 이곳은 한 도시가 거대한 스키장이자 야생보호구역이 포함된 관광지다. 시장이 전직 리조트 직원이라고 하면 말 다했다. 1일 가이드를 자처한 매머드 레이크시 시장은 이곳 지리에 훤했다.
“많은 사람들이 물어요. ‘아니 대체 매머드 레이크는 어디 있죠?’ 매머드라는 이름의 호수는 없습니다. 대신 시에라 네바다 산맥 기슭에만 산정호수가 7개, 야생보호구역을 포함해 주변 지역 전체로 치면 50여개가 있습니다. 크고 작은 호수들이 많은 지역이라 매머드 레이크라는 이름이 붙은 거지요.”
그 전날 매머드 레이크 관광청 직원에게 “대체 매머드 레이크가 어디 있느냐”고 묻고 실망한 건 다름 아닌 나였다. 이날은 매머드 레이크 대신 멀리 빙하수가 쏟아지는 폭포와 ‘크리스털 록’이라는 커다란 바위가 보이는 트윈 레이크에 갔다. 물이 맑아 꽤 깊은 곳까지 들여다보였다. 드레스와 턱시도를 입은 한 커플은 웨딩 촬영에 한창이었다. 한없이 파란 호수는 오직 그 파란 것에 만족하면서 파란 채로 있었다. 그 위로 백치처럼 하얀 눈이 조금씩 내렸다.

● 샌프란시스코 직항의 경우 유나이티드 항공,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싱가포르 항공 등이 매일 출발한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레이크 타호까지는 자동차로 약 300㎞, 3시간30분 정도 걸린다. 로스앤젤레스에선 780㎞, 7시간30분 정도 소요된다.
● 고도가 높은 데다 날씨가 춥다. 5월 말인데도 눈보라가 휘몰아치곤 했다. 봄에 가더라도 두꺼운 외투를 준비하자. 5월 기온은 영하로는 잘 안내려가지만 영상 2~3도까지는 내려간다.
● 레이크 타호 주변을 도는 일주도로도 드라이브 코스로 좋다. 에메랄드 베이를 비롯해 샌드 하버 주립공원, 타호 비스타, 카넬리안 베이 등 다양한 관광지들이 펼쳐진다.
● 잠잘 곳 ▶레이크 타호=홈 우드 마운틴 리조트(www.skihomewood.com), 스쿼 크릭 리조트(www.squawcreek.com), 엠배시 스위트 레이크 타호(www.embassytahoe.com) ▶매머드 레이크=매머드 마운틴 인(www.mammothmountain.com), 시에라 네바다 로지(www.sieranevadalodge.com)
● 지역 정보 ▶캘리포니아 관광청 www.visitcalifornia.co.kr ▶레이크 타호=www.gotahoenorth.com(레이크 타호 북부), www.tahoesouth.com(레이크 타호 남부) ▶매머드 레이크=www.visitmammoth.com
● 이스턴시에라 지역 매머드 레이크 근처 기암괴석이 가득한 소금호수, 모노 레이크도 볼 만하다. www.monocounty.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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