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공연] 계관시인 앤드루모션 “고은은 친구, 아내는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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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뉴시스 [http://www.newsis.com]
  • 11.05.26 15:36:40
  • 조회: 12383

 

 

"고은 선생이 친구 같은 느낌이 든다. 껄껄껄."
영국의 시인 겸 소설가로 영국에서 가장 권위있는 문학상인 부커상 심사위원장인 앤드루 모션(59)은 25일 "고은 선생의 시가 마음에 든다"며 웃었다.
모션은 전날 개막해 26일까지 열리는 '2011 서울국제문학포럼' 참석차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다.
5년 전 미국의 문학 축전에서 시인 고은(78)을 처음 만났다는 모션은 "고은 선생을 만나자마자 좋은 느낌이 들었다"며 "몇 해 전 선생이 런던에 왔을 때도 만나고 이번에 서울에 도착하자마자 저녁도 함께 먹었다"고 알렸다. 고은의 시에 대해서는 "아주 미묘하고 섬세한 부분을 강렬한 개인의 목소리와 함께 표현하는 것이 마음에 든다"고 눈을 빛냈다.
고은과 인사를 나눈 미국 축전에서 지금의 부인인 한국인 김경수씨도 만났다. 김씨는 당시 고은의 통역사로 축전에 참가했으며 이번 포럼에는 모션의 통역사로 함께 했다. 모션은 "축전 이후 나는 런던, 아내는 뉴욕에 살고 있어 1년 간 대서양을 건너서 만났다"며 "비행기를 자주 타고 다니는 게 지구에도 좋지 않은 것 같아 아내를 짐가방에 싸서 나와버렸다"며 즐거워했다.
첫 방한이지만 부인에게서 한국에 관해 꾸준히 들어왔다. "아내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국에 관한 시 2편을 써놨다"며 "이제 직접 왔으니 한국에 대한 시를 더 잘 쓸 수 있을 것 같다"는 마음이다.
모션은 1999년부터 2009년까지 영국왕실이 정하는 계관시인으로 영국 시단을 대표했다. 2009년에는 기사 작위도 받았다.
영국의 계관시인은 보통 보수적인 데 반해 모션은 평소 노동당을 지지, 계관시인의 보수적 이미지를 완전히 탈피했다는 평을 받았다. 1999년에는 영국 전국노동조합총연맹(TUC) 연례총회에서 '완전한 세상에서'라는 시를 지어 헌사하기도 했다.
모션은 "계관시인의 주된 임무는 영국 궁중행사에 맞춰 시를 쓰는 것"이라면서도 "다른 행사에도 꾸준히 참여하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특히, 학교를 찾아가는 등 교육에 힘썼다. "시 관련 과목이 학교 수업에서 빠지지 않도록 노력했다"며 "시는 삶에서 부수적인 것이 아닌 중요한 부분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포트리 아카이브라는 시 관련 웹사이트를 만들기도 했는데 한달에 약 200만명이 방문하는 인기 웹사이트"라며 "시는 대중의 것이다. 독자들이 시를 읽고 스스로 느낌을 표현할 수 있는 그런 시를 쓰고 싶다"고 바랐다.
노동당을 지지하는 것에 대해서는 "불평등을 제거하자는 당인데, 시인 역시 모두를 위한 사람"이라며 "노동당이 생각하는 평등의 사회가 내가 시인으로서 생각하는 평등의 사회와 같았다"고 믿고 있다.
주로 시를 쓰는데 소설 분야를 대상으로 하는 부커상 심사위원장을 맡고 있다. "시는 내가 글을 쓰는 작업의 중심이자 축"이라면서도 "소설이나 평론 같은 다른 장르의 글도 많이 썼다"고 말했다. "학생들을 가르치기도 하는데 창작 수업의 반은 소설, 반은 시를 지도하고 있다"며 "시뿐만 아니라 여러 장르에 관심이 많다"고 전했다.
부커상 심사를 위해 6개월 간 150권의 소설을 읽는다. "덕분에 주말에 놀러 가지도 못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자신을 포함 총 5명이 심사하는 부커상의 기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어려운 부분이지만 우수성과 놀라움을 주는 소설을 높게 평가한다"며 "책을 많이 읽을수록 좋은 책과 그렇지 못한 책을 금방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기는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모션은 포럼 첫날인 전날 '다문화 시대의 자아와 타자'라는 세션에서 '낯선 이로 살아가기'를 발제했다. "내가 알 수 없는 다른 사람의 경험에 대해 책을 통해 몰입하고 싶은 감정이 있다"며 "작가가 각자의 경험에 대해 구체적으로 쓸 때 세계와 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런 의미에서 언어의 제국주의라 할 수 있는 영어가 위험할 수도 있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영어는 융통성 있는 언어라고 본다. "문화는 다르지만 영어를 통해서 자신들의 문화를 표현할 수 있다"며 "영어는 영어의 영어가 아닌 언어의 영어가 돼야 한다"고 짚었다. 한편, 영국 옥스퍼드 대학 출신인 모션은 시인과 소설가뿐 아니라 전기작가로도 활약 중이다. 런던 로열할러웨이 대학 문예창작학과 교수다. 시와 소설, 전기 등 장르의 경계를 성공적으로 무너뜨린 영국 시인 필립 라킨(1922~1985)의 전기 '필립 라킨'으로 윗브레드전기상을 받기도 했다. 시집 '작은 길' '삶의 방식: 장소, 화가와 시인' '내륙' 등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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