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공연] ‘천년의 기다림’ 초조대장경, 중생과의 설레는 만남

    이 게시글을 알리기 tweet

  • 글쓴이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 11.05.23 15:28:22
  • 조회: 12166

 

 

올해는 고려 때 초조대장경(初雕大藏經) 판각이 시작된 지 1000년이 되는 해이다. 고려 현종 2년인 1011년 거란의 침입으로 전란의 위기에 처한 고려인들은 불력으로 이를 극복하려는 염원을 담아 대장경 조성에 나섰다. 대장경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기록으로 남기고 있는 불교 경전의 총서다. 1011년에 판각을 시작한 초조대장경은 선종 4년(1087)까지 장장 77년에 걸쳐 완성됐다. 흔히 고려 대장경이라면 해인사의 팔만대장경을 떠올리지만, 이는 초조대장경 목판이 소실된 후 다시 제작한 재조대장경(再雕大藏經·1236~1251)이다.

초조대장경은 세계에서 두번째로 만들어진 한자 번역 대장경이고, 당시 한역 대장경으로는 동양 최대의 방대한 분량이었다. 초조대장경은 6500여권이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대구 부인사에서 보관하다가 고종 19년(1232) 몽골 침략 때 목판이 모두 소실돼 지금은 목판에서 찍은 일부 판본만 존재한다. 지금까지 존재가 확인된 초조대장경 인쇄본은 국내 300여권과 일본 남선사에 있는 1712권 등 해외까지 합쳐 3000권 정도다. 목판이 전소되기 전 종이에 찍어낸 것들이므로 현존하는 초조대장경은 역사가 아무리 짧아도 최소 나이가 779세에 이른다. 과거에는 현존하는 초조대장경이 없다고 알려졌을 정도로 보기 어려웠던 것을 대규모로 볼 수 있는 ‘1011~2011 천년의 기다림, 초조대장경’ 특별전이 서울 호림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다.
호림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초조대장경은 94권(국보 4권, 보물 6권)으로 국내에 있는 것으로 파악되는 초조대장경 전체 유물의 3분의 1에 달한다. 국립중앙박물관이 5권, 호암미술관이 7권을 갖고 있는 것에 비하면 많은 양이다. 호림박물관 신림본점과 신사분관에서 열리는 특별전에는 각각 20여점씩 총 40여점의 초조대장경이 나온다. 화엄경을 기록한 초조본 대방광불화엄경(大方廣佛華嚴經) 권2(국보 266호), 부처의 지혜를 설명한 경전 초조본 아비달마식신족론(阿毗達磨識身足論) 권12(국보 267호) 등을 소개한다. 고려 시대 당시 대장경은 동아시아의 보편 사상이었던 불교시대에 가장 중요한 것이었으며, 대장경을 제작할 수 있다는 것은 최고의 선진국임을 뜻하는 것이었다. 높은 문화력, 경제력, 강력한 정치력이 있어야 만들 수 있는 문화산물로 당시 대장경을 제작할 수 있는 나라는 중국과 고려밖에 없었다. 일본은 목판대장경 제작에 실패했으며 목활자대장경밖에 만들지 못했다. 호림박물관의 박광헌 학예연구사는 “초조대장경은 서채, 판각 등이 우수해 예술성이 뛰어나다”면서 “재조대장경은 국내외 대장경을 비교·검토한 후 만들어 내용면에서는 완벽하지만 서체와 종이 상태 등 예술적인 면에서는 초조대장경에 미치지 못한다”고 말했다. 또 “나중에 수리를 한 것이 아닌 한 초조대장경은 종이뿐만 아니라 표지, 두루마리 경전을 마는 중심 축인 경축 등도 모두 고려시대 유물”이라면서 “그런 점에서 초조대장경은 모두가 국보·보물급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호림박물관 신림본관(5월30일~9월30일)에서는 초조대장경과 재조대장경을 비교 전시하면서 판각술과 인쇄술을 살펴볼 수 있게 꾸몄다. 신사분관(5월18일~8월31일)에서는 초조대장경, 재조대장경, 사경대장경과 함께 외국대장경들도 함께 비교 전시하면서 초조대장경의 우수성과 동시대 동아시아 인쇄문화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게 했다. 초조대장경을 보관했던 부인사가 있는 대구에서도 초조대장경 1000년을 맞아 다양한 행사를 열고 있다. 지난 3월 1차로 복원한 초조대장경 100권의 봉정식을 연 데 이어, 초조대장경 국제학술대회(6월), 초조대장경 특별전(7~9월) 등을 계획하고 있다. 화봉책박물관은 서울 인사동 화봉갤러리에서 초조대장경 3점, 재조대장경 20여점 등 총 350여점의 불경자료를 전시하는 ‘한국과 세계의 불경전’을 31일까지 연다. 경남 합천에서는 지자체와 해인사 등이 공연·전시·체험행사 등으로 구성한 ‘2011 대장경 천년 세계문화축전’을 9월23일부터 11월6일까지 연다.

 

  • 이글은 실명인증이 완료된 회원이 작성한 글입니다.
  • 목록으로
  • tweet tweet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글쓴이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