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연예] 개그콘서트 ‘두분토론’·‘봉숭아학당’서 맹활약 김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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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 11.05.16 14:01:16
  • 조회: 881

 

 

김영희는 가히 ‘웃음의 절정’이다. KBS2 <개그콘서트>를 한 번이라도 봤다면 누구나 고개를 크게 끄덕일 것이다.
게다가 김영희는 남들은 한 번 합격하기도 힘든 개그맨 공채 시험을 3번(OBS·MBC·KBS)이나 붙었다. 심지어 2010년에는 데뷔하자마자 연예대상 여자 신인상까지 받았다. 걸쭉한 경상도 사투리로 까마득한 개그맨 선배는 물론 관객까지 압도하는 그녀는 자타공인 ‘개그계의 여신(女神)’이다.
◇ 여당당 대표 & 비너스 회장 김영희
개그우먼 김영희를 움직이는 개그 에너지는 ‘아줌마’다. 촌스러운 의상에 뿔테 안경을 걸친 여당당 대표나 뽀글머리에 빨간 립스틱을 칠한 비너스 회장의 캐릭터는 영락없는 아줌마다.
“여자가 당당해야 나라가 산다”고 외치면서 남자들을 비난하며 여권 신장에 앞장서고, 돌아온 싱글들의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확성기를 들고 놀이동산, 병원, 찜질방, 동물원을 거침없이 누빈다.
“아줌마들이 너무 좋아요. 예전에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가 한창 인기일 때도 전 <부부클리닉>을 봤어요. 멜로드라마는 나랑 거리가 멀게 느껴져서 안 좋아했거든요. <부부클리닉>이 실제인 줄 알고 고등학교 시절 전화 투표도 꼭꼭 참여했죠. 한마디로 육신은 젊은 고등학생이었지만 마인드는 애를 셋, 넷 낳은 아줌마였죠.”
김영희는 “아줌마는 원더우먼”이라면서 “의사전달이 분명하지만 상처도 받는다. 약한 여자이고 싶지만 아줌마로 강하게 살아야 하는 것이 아줌마들의 딜레마다. 어렵지만 완벽한 캐릭터다. 개그 소재로 무궁무진하다”면서 아줌마 예찬론을 펼쳤다.
“비너스 회장도 그냥 나오는 게 아니에요. <부부클리닉> 덕분에 소재는 아직 많지만 표현하는 게 어려워요. 비너스 회장은 날라리 아줌마예요. 입술을 그릴 때 선이 없이 두껍게 그리고, 눈썹도 직접 펜슬로 진하게 그려요. 시청자들은 모르겠지만 소품도 디테일에 굉장히 신경써요. 예를 들면 놀이동산에 갈 때는 DSLR 줄에 일회용 카메라를 연결했죠. 시청자들이 나중에 떠올리고 웃을 수 있게 신경썼어요.”
김영희는 최근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했다. 비너스 회원으로 자주 등장하는 ‘이명자’씨 때문이다. 이명자씨는 <개그콘서트>의 서수민 PD 어머니 이름이다.
김영희는 “이명자라는 이름을 가진 분들이 나 때문에 놀림을 받는다고 항의를 했다. 거기까지 생각은 못했는데 난감했다”며 “개그는 개그일 뿐이니 좋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사실 기억력이 안 좋아서 이름을 바꾸고 싶어도 쉽지 않다”고 해명했다.
개그우먼 김영희의 꿈은 개그맨들만이 출연하는 감동적인 영상을 만드는 것이다. 대학에서 영상제작을 전공한 김영희는 “보는 사람들의 눈물을 쏙 뺄 수 있는 5~10분짜리 영상을 만들고 싶다”며 “우리나라에서는 개그맨들이 드라마에서 감초 역할만 하는데, 일본에서는 개그맨도 감동적인 연기를 많이 한다. 나도 사람들이 나 때문에 울고, 또 웃을 수 있는 연기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재미있다는 말을 들으면 가장 뿌듯하죠. 솔직히 <개그콘서트>를 보면서 내가 웃기다고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거든요. 요즘은 약해졌다는 말도 들리던데…. 욕심은 안 부리려고요. 솔직히 ‘두분토론’ ‘봉숭아학당’ 두 개 하는 것만으로도 벅차요. 그냥 열심히 하는 거죠.”
◇ 서른을 눈앞에 둔 여자 김영희
무대 위 김영희는 에너지가 넘친다.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힙니다” “제명이 됐어요”를 외치면서 무대를 장악한다. 하지만 실제 김영희는 다르다. TV보다 훨씬 왜소해보이는 체구 때문에 미처 그를 알아보지 못하고 지나칠 정도다. 성격도 마찬가지다. 큰 목소리로 마구 쏘아붙일 것 같지만 직접 만난 김영희는 본인의 말처럼 “낯도 많이 가리고 소심한 편”에 가까웠다. 말투만 들어도 알 수 있듯이 김영희의 고향은 대구다. 서울에 올라온 지는 5년 정도 됐다.
김영희는 “사투리를 싹 고쳤었는데, 여당당 대표랑 비너스 회장을 연기하면서 사투리가 다시 생활이 됐다. 결국 포기하고 요즘은 그냥 사투리를 쓰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어머니도 대구에서 올라와 김영희와 함께 지내고 있다. 김영희는 어머니를 ‘개그의 원천’이라고 말했다.
“엄마가 정말 웃기세요. 지금 연기하는 캐릭터 모두 엄마를 베껴서 하는 거예요. 최근 아침방송에서 엄마랑 같이 출연했거든요. 엄마가 저랑 달리 미인이에요. 동생도 의외로 미남이고 저만 특이하죠. 그런데 엄마가 방송에서 점잖을 떠는 거예요. 웃겼죠. ‘딸이 나이 든 역할을 하는 게 어떠냐’는 질문에 ‘돈이 들어오니까 더한 역할도 해야 된다’고 웃지도 않고 말하더라고요.”
김영희는 어머니가 집에서 아침방송을 녹화한 DVD를 매일 돌려 본다고 폭로했다. 김영희는 “엄마가 방송을 보면서 ‘빵 터트렸잖아. 너무 잘했다’면서 혼자 막 웃는다”고 말했다. 물론 칭찬의 대상은 ‘김영희’가 아닌 ‘어머니 본인’이다. 김영희는 욕심이 없다. 그러나 욕심을 부리는 것은 딱 하나, 옷이다. 안 입는데 버리지도 않고 모아 둔 옷이 한 방 가득, 그가 친구나 동기들에게 유일하게 화를 낼 때는 자신을 빼고 쇼핑을 다녀왔을 때다.
“쇼핑을 정말 즐겨요. 일주일에 4일은 쇼핑을 하는 거 같아요. 특히 수요일 녹화를 앞두고 화요일에는 꼭 쇼핑을 하죠. 그럼 대본도 더 잘 외워지는 것 같더라고요. 그렇다고 절 된장녀로 보시면 곤란해요. 옷이 아니라 껌이나 스티커만 사도 스트레스가 풀리거든요.” 김영희는 개그우먼이 안됐으면 옷장사를 했을 거라고 부언했다.
김영희는 “어디 매이는 스타일이 아니라 직장 생활은 아마 못했을 거다”며 “역마살도 있고 굽어지는 성격이 아니라 사표도 여러 번 냈을 것 같다”고 눙쳤다. 그렇다면 데뷔 첫해 신인상까지 받고 승승장구하고 있는 김영희도 고민이 있을까.
“여자 개그우먼으로 살면서 정체성에 혼란을 느낄 때가 있어요. 물론 개그우먼이 무대에서 망가지는 것은 당연하죠. 그런데 좋아하는 사람이 생긴다면, 그 사람이 TV를 통해 내 모습을 볼 거라고 생각하니 조금 끔찍하더라고요. 개그우먼이지만 나도 여자이니까 사람들이 밖에서는 여자로 봐줬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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