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연예] 영화 ‘체포왕’서 박중훈과 투톱 열연 이선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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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 11.05.13 15:21:30
  • 조회: 635

 

 

이선균(36)은 뛰기보다 걷고, 발산하기 보다 내려놓는 배우였다. 4일 개봉한 영화 <체포왕>에서 그는 줄곧 뛰어다닌다. 우악스럽게 소리치고 거칠게 숨을 몰아쉰다. 그는 ‘합일점’을 이야기했다.
“배역과 저의 합일점을 찾는 거죠. TV 드라마의 인물은 대개 예쁜 판타지로 포장이 돼있어요. 그럴 때는 저에게 그 캐릭터를 붙여서 자연스럽게 땅에 붙이려고 노력하는 편이고, 이번에는 저를 영화 속 인물 쪽에 붙이려고 노력했어요. 그러다 보니 호흡이 거칠고 커지는 게 많았고요. 투수로 따지면 직구를 많이 던지려고 했던 것 같아요.”
<체포왕>은 1990년대 형사물 <투캅스>를 떠올리게 하는 ‘범죄 액션 코미디’ 영화다.
<투캅스>의 안성기-박중훈 짝이, 20년 후 박중훈-이선균이 되어있다. 박중훈은 반칙의 달인으로 악명을 떨치는 실적 1위의 마포서 팀장, 이선균은 서대문서에 갓 들어온 어리보기한 신임 팀장. 둘은 실적 1위의 ‘체포왕’ 타이틀을 놓고 경쟁한다. 박중훈과의 투톱은 ‘좋은’ 부담이었다.
“제가 초등학생일 때 TV에서 중훈 형이 말론 브랜도 흉내내는 걸 봤어요. 당시 중훈 형은 연극영화과 대학생으로 배우가 되기 전이었죠. 그리고 얼마 안 있다 <깜보>로 데뷔하더라고요. 보면서 ‘아, 저런 끼 있는 사람들이 연영과에 가는 거구나’ 했는데(웃음). 그런 분과 함께 주인공으로 출연한다는 것 자체가 신기했죠. 연기할 때는 기죽지 말고 좋은 에너지로 붙어보자 생각했어요.”
이선균이 맡은 어리보기한 형사 의찬 역할은 우스꽝스럽고 과장되어 있다. 스펙은 화려하지만 실전에선 허탕만 치고, 말도 안되는 증거를 확고히 믿는다.
그는 “이 캐릭터를 어떻게 납득시킬 것인가에 대한, 톤 잡는 고민을 어떤 다른 작품에서보다 많이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캐릭터의 목표는 “창틀 끼우는 장면을 어떻게 이해시킬 것인가 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연쇄 성범죄자 ‘발바리’를 쫓는 과정에서 의찬이 범인의 몸에 기어이 창틀을 끼우고야 마는 장면. 영화를 보면 이 말이 얼마나 웃기고 명료한지 이해할 수 있다. <체포왕>을 처음부터 마음에 두고 있진 않았다. ‘형사 둘이 나오는 액션 코미디’는 진부했다.
그러나 시나리오가 기대보다 유쾌하게, 빨리 넘어갔다. 무엇보다 멋부리지 않는 점이 좋았다. “제가 제일 마지막에 합류했는데 스태프, 액션팀이 모두 젊은 친구들로 구성돼 있더라고요. 그 안에 중훈 형이 있는 것도 묘했고. 비슷한 포맷이지만 이 시대에 맞게 잘 만들어지면 긍정적인 시너지가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영화 속 이선균과 박중훈은 의외로 잘 어울린다. 여기서 방점은 ‘의외로’에 있다. 대중에게 이선균은 여배우와 있는 게 익숙하다. 그는 “실제로 지난해 부산영화제 때 레드카펫 위로 여배우들이 걸어 오는데, 3분의 2는 저와 같이 했던 배우들이더라”면서 “너무 웃긴데 ‘아 사람들이 그래서 그런 거구나’ 싶었다”고 했다.
“제가 꼭 멜로만 지향하는 건 아니고, 드라마로 인지도를 얻다 보니 저에게 들어오는 역할이 거의 비슷해요. 다른 갈증이 생기지만 배우라는 직업은 누가 불러줘야 일할 수 있는 거니까 다 거절하고 뭔가를 기다릴 수만은 없죠. 그렇다면 한꺼번에 하지 말고 같은 역할을 하면서라도 10%는 다르게 보여주자. 그러다 보면 비슷한 것 같지만 어느덧 달라진 모습이 되어있고, 하고 싶어 갈증을 느끼고 있는 역할들이 좀더 가까이 와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갖고 있었어요.”
생각해 보면 그렇다. ‘이선균은 뭘해도 이선균’인 것 같지만, 사실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 최한성과 <파스타> 최현욱의 간극을 생각해보면 그는 정확히 스스로 말했던 지점에 와 있다. 보폭이 좁지만 촘촘히 걸어 연기 영역을 넓히고 있다. 그는 한 작품이 끝나면 그 길로 미용실에 가서 머리를 자른다고 했다. 그 역할이 좋든 싫든 빨리 ‘나’로 돌아오고 싶어서다. “혹자는 보충 촬영 안 하려고 바로 머리를 잘라버리는 게 아니냐고 하기도 하고요. 전에는 조연이었으니까 가능했지만 지금은 스태프들이 혹시 모르니까 머리 자르지 말라고….(웃음)” 보다 명확하게 표현하려고 고민을 많이 하지만 아예 촬영 전부터 그 인물이 되어버리는 ‘메소드 연기’는 그와 맞지 않다. ‘나를 잃지 않는다.’ 다양한 역할을 해도 늘 이선균이 이선균처럼 보이는 이유일 것이다. 모든 배우가 변신하고, 열연하고, 혼을 다할 필요는 없다. “나 때문에 연기를 하지 연기 때문에 내가 있는 게 아니잖아요. 저는 특별히 취미도 없고 작품 안 할 때는 진짜 백수처럼 애랑 놀고 술마시는 것밖에 하는 일이 없어요.
똑같이 반복되는 일상인데, 연기를 하면 다른 고민을 하고 내가 바뀌는 게 좋아요.” 오는 6월부턴 미야베 미유키의 추리 소설을 원작으로 한 변영주 감독의 새 영화 <화차>(가제) 촬영에 들어간다. 이번엔 한번도 해본 적 없는 미스터리 스릴러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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