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공연] 꽃별, 덕분이다 신이 깃든 악기 해금의 부활

    이 게시글을 알리기 tweet

  • 글쓴이 : 뉴시스 [http://www.newsis.com]
  • 11.05.12 15:53:10
  • 조회: 12244

 

 

소설가 김훈(63)씨는 해금을 놀라운 악기라 평한다.
산문 '글과 몸과 해금'에서 "해금의 음색은 그 악기를 연주하는 인간의 몸의 질감을 느끼게 한다"며 "해금의 음색이 매우 비논리적으로 들리는 까닭은 이 육체의 질감 때문일 것"이라고 봤다.
2년 만에 5집 '숲의 시간'을 발표한 크로스오버 해금연주가 꽃별(31·이꽃별) 역시 "해금은 자기의 감정을 열어 놓는 악기"라고 설명한다.
본연은 참 슬픈 악기인데 웃기면 웃고, 무섭게 대하면 무서워한다"며 "연주하는 사람의 심리상태를 그대로 반영해 참 놀랍다"고 전했다.
"해금은 연주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의 감정에도 민감한 악기에요.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 것이 크죠. 여리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받아들인 만큼 다독거리는 면이 있기 때문에 강인한 존재이기도 하지요."
5집은 지난 앨범보다 간결해졌다. 화려한 기교와 복잡한 멜로디를 걷어냈다. 해금의 원음에 집중, 그 질감에 천착한 음악들을 들려준다.
기타의 정갈함이 덧대진 타이틀곡 '소나무 그늘'을 비롯해 8마디로 이뤄진 테마가 즉흥연주처럼 반복되는 '운무(雲霧)', 해금과 거문고의 이중주인 '쉬' 등 모두 12곡을 실었다.
"정말 해금다운 것을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눈을 빛냈다. "해금 소리를 들었을 때 쏟아낼 수 있는 엉엉 울음 같은 것 말고 소용돌이 뒤에 찾아오는 평온한 감정을 표현하고 싶었다"며 "해금의 정수를 보여주고자 했다"고 강조했다.
"예전에는 이기려는 생각을 가지고 해금을 연주했어요. 그러니 힘들었죠. 지금은 이끌리는 대로,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이면서 연주하니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어요. 호호호."
'숲의 시간'이라는 제목에는 다양한 의미가 담겼다. "앨범을 낼 때마다 나무 한그루씩을 심어가는 듯한 느낌이 든다"며 "내가 숲을 만들어가는 과정에 놓여 있는 것 같다"고 여겼다. "숲이 주는 생명력과 시원함을 표현하고자 하는 뜻도 있었다"고 귀띔했다.
일본에서도 주목 받고 있는 꽃별은 "10년 전만 해도 해금을 왜 연주하느냐는 등 의문스러운 뉘앙스로 묻는 사람들이 많았다"면서도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해금을 어디에서 배울 수 있느냐고 물어보는 등 신기해한다. 심지어 40대 아저씨가 관심을 표하고 실제 해금을 배우는 것을 봤을 때는 무척 놀랐다"고 즐거워했다. "국립국악교 시절 무엇도 모르고 시작한 악기였는데 마치 내가 선견지명을 갖고 있는 것처럼 돼버려 참 부끄럽기도 하고 감사해요. 까르르."
가장 좋아하는 뮤지션은 6월2일 내한공연하는 미국 재즈피아니스트계의 거장 키스 자렛(66)이다.
"꾸미지 않고 자유롭게 흘러가는 자렛의 연주가 너무 마음에 든다"며 "정말 기회가 된다면 협연하고 싶다"며 의욕을 숨기지 못했다.
가수 중에는 이소라(42), 김동률(37), 루시드폴(36)처럼 "노랫말에 정성을 쏟는 뮤지션"이 좋다. "그냥 말로는 표현하지 못하는 걸 담아내는 게 노랫말이라고 생각한다"며 "가사가 좋으면 멜로디도 좋을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일본 외의 외국 진출도 자연스럽게 이뤄졌으면 하는 마음이다. "내가 정말 해금을 이해하고 소리를 잘 내면 그 매력을 해외에서 알아줄 것이라 믿는다"며 "내 음악에 집중하는 게 우선인 것 같다"고 밝혔다.
해금을 매우 사랑하지만 때로는 싫을 때도 있다.
"너무 예민한 악기라 피곤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해금을 연주할 때 가장 자유롭다"는 애정이 더 크다. "해금을 연주하고 있으면 꿈을 꾼 것도 아닌데 환상적인 순간을 목도하게 돼요. 저를 행복하게 만들고 온전히 살게 만드는 존재가 바로 해금입니다."

 

  • 이글은 실명인증이 완료된 회원이 작성한 글입니다.
  • 목록으로
  • tweet tweet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글쓴이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