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의학] “아이 아파” 컴퓨터·T V에 ‘안녕’ 못한 아이들 눈

    이 게시글을 알리기 tweet

  • 글쓴이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 11.05.09 16:18:36
  • 조회: 800

 

 

아이들의 눈이 점점 나빠지고 있다. 지나친 공부, TV 시청, 컴퓨터 게임 때문이다. 최근 스마트폰 등 다양한 정보기술(IT) 기기의 가세로 눈 건강에 빨간불이 켜졌다. 6~19세의 인터넷 이용률은 2007년에 이미 100%에 가까운 수치를 보이며, 만 3~5세 유아의 인터넷 이용률도 50%를 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02~2009년 7년 사이에 19세 이하 아동·청소년의 대표적 시력질환인 근시 환자가 55만4642명(2002년)에서 87만6950명(2009년)으로 58.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원시와 난시도 각각 27.4%, 14.8% 늘어났다. 2009년 질환별 연령분포를 보면 근시는 9세 이하 점유율이 24.1%, 10대 43.3%로 20세 미만 연령층이 전체의 67.4%를 차지했다. 이 같은 수치들은 성장기 어린이와 청소년의 근시가 매우 심각한 수준에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건양대 김안과병원 사시소아안과 백승희 교수는 “아이들이 몰두하기 쉬운 TV시청, PC게임, 휴대폰 사용 등은 눈에 무리를 주는 나쁜 환경”이라면서 “부모들의 학구열로 인한 다량의 학습 또한 시력저하에 한몫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백 교수는 “최근 크게 늘어나고 있는 근시는 단순히 안경점에 가서 안경을 맞춰주면 끝나는 것이 아니라 눈의 초기 질병으로 인식해 정확한 검사 및 정기검진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근시의 원인은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있다. 부모가 근시인 경우 근시 발생률이 그렇지 않은 아이보다 30~40% 높다. 환경적 요인으로는 도시화, 산업화 등에 따른 공해와 스트레스, 잘못된 조명, 그리고 독서, 컴퓨터와 게임기 사용, TV 시청 등 근거리 시야로 인한 눈의 조절기능 약화가 지목된다. 가까이 가야 제대로 보이니 사물에 더 근접하게 되고, 이로 인해 눈의 자극이 심해져 조절력이 더 떨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근시는 집중력 저하에 따른 학습장애뿐 아니라 사시, 백내장 등을 포함한 다양한 2차적 안질환을 유발한다. 우선 눈이 나쁘면 뇌 발달에도 장애를 초래한다. 각종 시각 정보들이 뇌를 자극, 발달시키기 때문에 성장기에 시력이 나빠지면 눈의 기능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물론, 칠판 글씨를 제대로 보지 못해 집중력이 떨어지고 두통이 생겨 학습효과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근시가 있으면 대표적인 망막질환인 망막박리가 정상에 비해 8배 많게 발생하며, 녹내장과 백내장의 발병위험이 4배 이상 높다는 외국의 연구결과도 있다. 어린 나이에 근시가 생겼는데 시력교정을 하지 않으면 눈이 급속히 나빠지면서 고도근시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근시는 진성근시와 가성근시로 구분되는데, 가성근시는 장시간의 근거리 작업에 의해 쌓인 눈의 피로가 일시적 시력저하 현상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안구의 조절근육(모양체근)이 수축한 상태에서 이완되지 않아 생긴다. 따라서 가성근시는 조절근육의 수축이 풀어지면 자연스레 시력을 회복하는데, 이 가성근시도 자주 반복되거나 그냥 방치하면 진성근시로 굳어질 수 있다. 가성근시는 일반적인 시력 테스트로는 확인할 수 없으므로 전문적인 안과검사를 받아야 한다. 신학기가 되면 칠판이 잘 안보여 안과를 찾는 어린이가 늘어나는데, 적지 않은 경우 가성근시로 진단된다. 삼성서울병원 안과 오세열 교수는 “너무 어두운 곳에서 오래 책을 보거나, 컴퓨터 등 모니터를 장시간 바라보면 눈의 섬모체근이 수축되어 쉽게 눈이 피로해지고 이러한 상태가 지속되면 가성근시를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성근시는 생활 습관의 변화를 통해 극복할 수 있다. 컴퓨터, TV나 게임기의 경우 사용 시간을 제한하고 30~40분 집중 후에는 10~20분 휴식시간을 갖는 것이 좋다. 또한 방 안을 환하게 밝히고 최대한 멀리 떨어져 보며, 특히 컴퓨터의 경우 모니터와 눈의 거리를 최소한 30㎝ 이상 두어야 한다. 독서를 할 때에는 눕거나 엎드리기보다는 밝은 곳에서 바른 자세로 책을 봐야 한다. 더불어 안구의 긴장 상태를 해소시켜주는 안구 운동과 지압법으로 수축을 풀어주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약물(아트로핀 제제)로 조절근육의 수축을 풀어줄 수도 있는데, 잘못 사용하면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안과의사의 처방이 필요하다.
진성근시는 일단 시작되면 나안 시력이 계속 떨어진다. 진성근시는 가성근시와 달리 없어지지 않고 한번 시작되면 성장이 멈출 때까지 진행된다. 근시가 이미 진행됐다면 진행 속도가 가장 빠른 발생 후 1년 내외에 집중적으로 관리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근시의 완전 회복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진행 속도를 늦추고 시력을 최대한 보호하는 데 신경써야 한다. 눈에 무리를 주는 환경을 피하고 시력 정도에 따라 어린 나이라 해도 안경을 착용하는 등 근시가 더 심해지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 어린이 근시는 안약뿐 아니라 불필요한 안구 자극을 억제하는 특수한 안경 렌즈로 어느 정도 조절이 가능하다.
서울성모병원 안과 신선영 교수는 “5~6세가 되면 성인 시력에 거의 도달하므로 이 시기에 시력이 발달하지 못하면 일생 동안 정상 시력을 갖기 어려워진다”며 “시력발달이 완성되는 취학시기 이전에 눈 질환을 조기 발견하여 치료할 수 있도록 부모들의 세심한 관찰과 배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이글은 실명인증이 완료된 회원이 작성한 글입니다.
  • 목록으로
  • tweet tweet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글쓴이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