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삶의향기] 이용환 상원초 교장, 서울 첫 평교사 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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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 11.05.06 18: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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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최초의 평교사 출신 교장인 이용환(52) 교장은 학교의 변화에 대해 차분히 설명했다.
서울형 혁신학교이자 평교사 출신, 또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출신이 교장으로 있는 학교 '상원초'는 신학기 시작 전부터 유난히 주목을 받았다.
학기 시작 2개월여가 지난 지금 이 교장은 "3월 초에는 학교 운영 체제를 바꾸는 데 집중했다면 지금은 학부모와의 소통, 지역사회와의 협력관계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쉬는 시간 종이 없다는 것이다. 그는 "교사들이 수업 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시종시간을 없앴다"며 "교사는 자신이 원하는 대로 40분, 60분, 80분 등 자유롭게 운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각 반마다 쉬는 시간이 다르면 아이들이 혼란스러워하지 않을까.
이 교장은 "쉬는 시간에 다른 반이 수업을 한다는 것을 아이들이 알기 때문에 오히려 조용조용히 다니고 주의한다"며 "과거의 쉬는 시간은 엄청 시끄럽지 않았나. 시간도 종 치고 늦게 시작하고 그랬는데 자율적으로 운영하니 더 시간을 잘 지킨다"고 답했다.
수업시간에도 더 집중한다는 평가다. 그는 "아이들은 종이 치면 모든 것이 끝난다고 생각한다. 수업 시간에 집중을 하다가도 종이 치면 끝난다"며 "정해진 쉬는 시간 없으니 아이들은 스스로 몰입해 공부한다. 예상 외로 빠르게 잘 적응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교사들의 행정업무도 최대한 줄였다. 이 교장은 "교사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데 집중해야 한다"며 "행정 전담 요원을 추가로 두고 일부 교사들을 행정 전담으로 두되 시수를 조정하는 등 다수의 교사들이 행정 업무를 맡지 않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체벌금지는 작년부터 이뤄져 어느 정도 안정됐다는 평이다. 그는 "아이들끼리 학년 자치위원회를 열어 문제점과 해결책을 스스로 찾는다"며 "교사가 일방적으로 지시하는 것보다는 아이들이 스스로 하니 오히려 더 책임의식도 강해진다"고 말했다.
학생들 차원에서 해결이 안 되는 경우 교사와 상담한 뒤 최종적으로 교장실로 오도록 권유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교장실에 온 아이는 한 명도 없다는 전언이다. "교장과 상담한다고 하니 의외로 말썽부리는 아이가 없나보다. 하하."
운동장에서 학년 별로 축구를 하는 것도 학생들이 스스로 이뤄낸 성과다. 아이들이 스스로 결정해 더 잘 운영된다고 이 교장은 전했다.
"원래 저학년들이 공에 맞는 등 아이들의 안전 문제 때문에 운동장에서 공을 못 차게 돼 있었다. 그런데 아이들이 너무 축구를 하고 싶어해 자치위 안건에 붙여 지금은 요일별로, 학년별로 정해서 축구를 하고 있다. 예를 들어 4학년이 하는 요일에 나머지 아이들은 운동장 가에서 노는 식이다. 스스로 정했기 때문에 너무나 잘 지켜지고 있다."
이 교장의 혁신이 순탄한 것만은 아니다. 그는 "일부 교사들은 과거의 시스템이 더 익숙한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변화의 대원칙에 반대하는 사람은 없다"며 "강제로 내가 교사들을 바꾸는 것은 아니다. 점차 조금씩 바뀌어 갈 것"이라고 전했다.
학부모들에도 시간을 두고 지켜봐달라고 부탁했다. 이 교장은 "일부 학부모들은 경쟁이 필요한 것 아니냐며 불안해하는 분들도 있다. 중요한 것은 의식의 변화를 겪어야 한다"며 "학부모들과도 꾸준히 대화와 소통을 하고 있다. 몇 달만에 성과가 나는 것이 아니므로 기다리는 미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동안 학교에서는 '애들은 이렇다'라는 틀을 만들고 그게 정석이라고 생각하며 그 안에 들어오면 모범생, 벗어나면 문제아로 판단했다"며 "아이들이 갖고 있는 무한한 잠재성을 틀 안에 가둬놓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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