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삶의향기] 전주원 “지도자로, 엄마로 새 삶 살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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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 11.04.27 14: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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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29년간 잡아왔던 농구공. 그는 이제 공을 놓고 사이드라인 앞에서, 그리고 강단 위에서 후배들을 지도하고 후학을 키우는 꿈을 갖고 산다.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서울 광진구 그의 집에서 전주원을 만났다. 그는 “사람들은 화려했던 나의 과거만 기억한다. 그러나 부침을 거듭했던 인생 이면까지 살려 농구에 또 다른 보탬이 되고 싶다”며 “새로운 전주원의 삶을 살고 싶다”고 말했다.
◇ 영광, 그 이면의 아픔 컸다 = 그는 최근 KBS 프로그램 <생로병사의 비밀> 촬영을 마쳤다. 우리 나이로 40살까지 선수로 뛴 비결이 궁금했던 것이다. 지난 2004년 딸 (정)수빈이를 임신하며 은퇴했던 그는 이듬해에 복귀, 여기까지 왔다. “1년만 더…”하던 것이 어느덧 6년이나 흘렀다.“정상에서 물러났으니 멋있게 은퇴한 것 같다”는 그는 “그러나 지금의 나를 만든 것은 영광 못지않게 길었던 아픔 때문”이라고 말했다. 1991년 그의 첫 실업팀이 된 현대는 우승과 거리가 멀었다. 2000년대에 들어선 팀 해체 위기로 선수들이 여관에서 먹고 자는 우여곡절도 겪었다. 그는 “미친 듯이 뛰어도 우승이 힘들어 농구를 그만두고 싶었던 때가 있었다”며 “1등 해보자는 오기가 지금 ‘유종의 미’를 거둔 배경”이라고 말했다. 팀의 존폐가 논의되던 시간도 소중했다. 그는 “팀이 잘 나갔다면 오히려 떠났을 것이다. 어려울 때 나만 등을 돌릴 수 없었다”며 “돌아보면 그 시절이 농구를 가장 재미있게 하고 교훈도 얻었던 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다 = 그는 내달 10일 신한은행 코치 일을 시작한다. 2004년 첫 번째 은퇴 후에도 잠깐 코치를 했고 이후 신한은행에서 플레잉코치도 맡았지만 “이번엔 제대로 해보겠다”고 했다. “일 욕심이 많다. 능력만 되면 뭐든 해보고 싶다”는 그는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미국 여자대표팀의 여성 감독(타라 반더비어)을 보며 멋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뭐가 되어 보자’는 목표보다는 ‘내 능력이 얼마나 되나 보자’는 생각으로 지도자 생활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단에 서는 것 역시 전주원이 설계하는 또 다른 삶이다. 그는 올해 우송대 스포츠건강관리학부에 편입, 만학도가 됐다.
무릎 수술만 4번을 하며 재활에 도가 튼 자신의 경험을 이론과 접목해보고 싶다는 게 그의 소망이다. 그는 “꼭 대학원 과정까지 마쳐 여자 선수들의 재활을 돕고 싶다. 몸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일에 힘을 쏟아보겠다”고 말했다.
◇ 좋은 엄마가 포부, 운동선수는 NO = 그의 곁엔 올해 초등학생이 된 수빈이가 붙어 있었다. 그는 “1년에 70일 정도만 같이 살았다. 딸에겐 미안함뿐”이라며 “이제 엄마 노릇 제대로 해보려고 한다”고 웃었다.
딸이 원하는 것은 뭐든지 들어주고 싶은 엄마의 마음은 ‘천재가드’도 예외가 아니다. 다만 자식이 운동하는 것만은 허락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수빈이가 운동보다 공부나 다른 일에 더 관심이 많다”는 전주원은 “농구를 한다면 잘하든 못하든 평생 ‘전주원의 딸’로 살아갈 수밖에 없다. 그런 스트레스를 물려주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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