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공연] ‘야식배달부 목청킹’ 김승일, 한국의 ‘폴 포츠’ 부상

    이 게시글을 알리기 tweet

  • 글쓴이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 11.04.21 14:39:34
  • 조회: 12636

 

 

“잊혀질까봐 가장 두렵습니다. 조영남 선생님같이 오래 기억되는 가수가 되고 싶습니다.”
‘야식배달부 목청킹’ 김승일(34). SBS 놀라운대회 스타킹에 출연한 후 그는 ‘한국의 폴 포츠’로 불리면서 스타가 됐다. 뛰어난 노래실력으로 한양대학교 성악과에 들어갔지만 어머니가 뇌출혈로 돌아가시면서 학교를 그만두고 생계에 뛰어들어야만 했다. 먹고 살기 위해 택배 배달, 나이트클럽 호객 행위, 야식 배달 등을 하며 사는 동안 노래는 절로 잊혀졌다. 하지만 그는 노래를 해야 하는 운명이었나보다. 10년 만에 그에게 다시 기회가 찾아왔다. 김승일의 노래실력을 익히 알고 있던 야식집 사장님이 <스타킹>의 목청킹 프로젝트에 제보를 했고, 그는 방송에 출연해 많은 사람 앞에서 노래를 부르게 됐다. 그의 노래는 사람들에게 큰 감동을 안겨줬다.
가수 인순이는 “온 몸에 소름이 쫙 돋았다”고 감탄했고, 배우 조재현은 “TV를 통해 김승일의 노래를 듣고 나도 모르게 울었다”면서 그를 돕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경기도 문화의전당 이사장인 조재현의 도움으로 김승일은 24일 ‘김승일의 내 생애 첫번째 공연’이라는 타이틀로 경기도 문화의전당 무대에 선다. 공연 수익금은 김승일과 음악이라는 꿈을 위해 노력하는 어려운 이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쓰인다. 김승일은 “공연이 4일 만에 매진됐다”면서 “나를 보러 돈을 내고 온 분들이니 잘해야 된다는 생각에 많이 떨린다”고 말했다.
김승일을 위해 성악가 김동규와 가수 적우, 뮤지컬 배우 임혜영이 무료 출연한다. 김승일은 유명세를 타고 있지만 여전히 야식 배달을 하고 있다. 가끔씩 “음악회나 공연에 찬조 출연을 하고 있다”면서 “알아보는 분들이 많아져 거리에서 침도 못 뱉고, 담배도 하나 못 버린다”며 웃는다.
“도움을 주겠다는 분들이 많아서 이제 야식 배달은 정리하고 음악에만 매진하려고 합니다. 사람들이 야식 배달부라고 부르는 것이 부담이 되긴 합니다. 하지만 청소부면 어떻고, 야식 배달부면 어떻습니까. 저에게 지금 중요한 건 사람들에게 잊혀지지 않는 겁니다. 오래도록 기억되는 가수가 되고 싶어요.” 그는 <스타킹>에 출연하면서 세상은 더불어 사는 것이라는 걸 배웠다고 했다.
야식집 사장이나 <스타킹> PD, 멘토가 되어준 배재철 선생과 첫 콘서트를 마련해준 조재현 이사장까지 고마운 사람이 참 많다. “세상이 고맙다는 것을 새롭게 알아가고 있습니다. 사실 제가 그 누구보다도 의심이 많은 사람이거든요. 대학교 1학년 때도 4년간 절 책임져주겠다는 분이 계셨습니다. 하지만 어머니가 돌아가신 상황에 노래를 굳이 불러야 할 의미가 없더군요. 노래도 마음이 편하고 즐거워야 나오는 거니까요. 차라리 돈이나 벌자는 생각에 제안을 뿌리치고 일에 뛰어들었죠.” 10년 전 김승일이 학교를 그만둔 것은 무척 쇼킹한 사건이었다고 했다. 어렵게 들어간 학교를 휴학하는 경우는 있어도 단칼에 자퇴하는 경우는 처음이었다. 게다가 김승일은 1학년 때부터 선배들에게 불려다니면서 노래를 불렀을 정도로 유명인사였다.
“10년 동안 별일을 다 해봤죠. 참 많이 깨졌습니다. 사람이 자꾸 깨지다보면 어떤 일에도 절로 담담해집니다. 지금도 마치 꿈 같지만, 기쁨보다도 앞으로 어떻게 될지 걱정이 됩니다.” 김승일의 꿈은 조영남 같은 가수가 되는 것이다.
그는 최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조영남의 콘서트에 초대받아 무대에 섰다. “대단한 경험이었어요. 무대에 올랐는데, 3800명이 한꺼번에 나를 바라보는데 피가 막 거꾸로 솟는 것 같았어요.” 34세의 적지 않은 나이. 더 일찍 기회가 왔더라면 하는 후회는 없을까. “최근 ‘지금 이 순간’이라는 노래를 좋아하게 됐습니다. ‘지금 이 순간 마법처럼 날 묶어왔던 사슬을 벗어 던진다 / 지금 내게 확신만 있을 뿐 / 남은 건 이제 승리뿐’이라는 가사가 마치 내 얘기처럼 느껴지더군요. 오히려 그동안의 경험이 노래를 부르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그는 앞으로 콘서트형 가수가 되는 게 꿈이다. 뮤지컬이다, 오페라다 딱 한 가지를 하기보다는 퍼포먼스도 하고 노래도 들려줄 수 있는 가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고교시절 록에도 심취해 밴드를 만든 경험이 있어 자신의 생각대로 김승일만의 색깔을 만들어 갈 생각이다. 노래의 의미를 ‘나눔’에 두고 싶다는 김승일. 혼자 즐기는 음악이 아니라 공유할 수 있는 음악으로 나누고, 수익이 생기면 누군가를 돕는 가수가 꿈이라고 했다.

 

  • 이글은 실명인증이 완료된 회원이 작성한 글입니다.
  • 목록으로
  • tweet tweet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글쓴이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