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연예] “이제 또다른 길을 가야할 때” 헤비메탈 그룹 ‘백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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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 11.04.20 15:29:14
  • 조회: 642

 

 

“우리가 무슨 산? 와, 백두산.” 1980년대 그들의 공연장은 뜨거웠다. 국내 헤비메탈계의 효시였던 그룹 백두산의 무대는 요즘 빅뱅의 공연장 열기를 능가했다. 지금도 백두산의 김도균, 부활의 김태원, 시나위의 신대철은 한국 록의 대표 기타리스트 3인방으로 꼽힌다.
해체된 지 22년 만인 2009년 재결성돼 <리턴 투 킹>을 냈던 백두산이 두 번째 항해에 들어섰다. 전작이 백두산의 존재를 확인시킨 앨범이었다면, 이번 앨범 <러시 투 더 월드>는 영어로 된 노래를 가득 채우며 지향점을 분명히 했다. 국내 마니아용으로 2곡 정도의 한국어 버전만 수록돼 있다. 온통 가죽으로 된 의상, 은색 부착물, 치렁치렁한 머리…. 외형에서부터 헤비메탈 밴드의 ‘포스’를 내뿜는 그룹 백두산은 “이제 한국 록도 외국과 승부를 겨룰 때가 됐다”고 말했다.
밴드는 그 사이 크고작은 변화를 거쳤다. 원년 멤버로 재결성됐던 백두산에서 보컬 유현상, 기타리스트 김도균을 제외한 멤버가 교체됐다. 기존의 드러머 한춘근은 박찬으로, 베이시스트 김창식은 경호진으로 바뀌었다. 원년 멤버 유현상, 한춘근, 김창식이 1954년생, 막내 김도균조차 64년생이었지만 멤버 교체로 많이 젊어졌다.
“인디 메탈그룹 피어잇소울 등지에서 15년째 드럼을 쳤다”는 새 드러머 박찬은 74년생, “김도균씨의 솔로 앨범 등 하이테크닉 계열의 음악에서 세션을 맡았다”던 새 베이시스트 경호진은 71년생이다. “허허. 이제서야 제가 막내에서 벗어났네요. 참 오랫동안 막내 노릇을 했는데….”(김도균) 멤버 교체에 대해 리더 유현상은 어렵게 말문을 열었다. 그는 “힘든 결정이었다”며 “막상 재결성을 하긴 했지만 백두산의 사운드에 만족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하여, 드럼을 비롯한 비트 계열의 사운드를 강화하기 위해 젊은피를 수용했다. 그 결과 백두산은 관록과 패기를 두루 갖춘 팀으로 변모했다.
앨범 각 트랙에서 드럼과 베이스는 더해진 힘으로 굵고 탄탄한 비트를 깔아준다. 그 위를 김도균의 현란한 속주 주법과 애드리브, 유현상의 거친 샤우팅 보컬이 들소처럼 먼지를 흩날리며 질주한다. 가장 백두산스러운 곡은 ‘러시 투 더 월드’다. ‘세계로 가겠다’는 포부를 담은 노래로 장중하면서도 ‘헤비’(heavy)한 곡이다. ‘레볼루션’에선 김도균의 속주가 빛나고, ‘싱 잇 아웃’에서는 공중으로 각자 총을 쏘아대는 듯한 드럼과 기타, 보컬, 베이스의 합주가 아찔하다. 또다른 곡 ‘샤우트 잇 아웃’은 경제적 위기를 다함께 겪고 있을 세상 젊은이들에게 보내는 위로의 메시지다.
30대 ‘젊은 피’ 새 멤버로 “외국 록과 승부할 때 됐죠” 앨범 전체의 영어 가사는 유현상의 아들인 동균씨(20)가 썼다. 미국 생활을 오래했던 동균씨는 젊은 외국팬들을 사로잡을 수 있는 감각적인 가사를 선보였다. “1987년 낸 2집 앨범의 제목이 모두 영어라는 이유로 방송금지가 돼서 백두산이 해체됐다”(김도균)면서, “지난해 공연장에서 모 방송사가 보낸 ‘해금’ 문자를 받았다”(유현상)고 했다. 격세지감이 아닐 수 없다. 유현상은 “한국 록의 역사도 이제 제법 됐다”면서 “백두산이 헤비메탈의 문을 열었지만 이젠 또다른 길을 안내해야할 때가 왔다”고 강조했다. 또 “후배들을 위해 한국 록음악의 세계 시장 진출이라는 과제를 꼭 풀고 싶다”고 덧붙였다. 5월쯤 쇼케이스를 열고 국내 활동에 돌입하는 백두산은 주요 글로벌 음반사를 통해 해외 진출을 모색 중이다. 영어로 된 곡이어서 아이튠즈 등을 통한 해외 음원 유통도 순조로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도균은 “스티브 잡스가 창업한 ‘애플’의 혁신은 록적인 사고가 기반이 됐다고 확신한다”면서 “애플과 관련된 뉴스를 접할 때마다 나는 어린시절 긴머리에 기타를 치던 스티브 잡스가 떠오른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팟, 아이튠즈, 아이폰 등의 혁명에도 록적인 상상력이 개입됐다”면서 “우리네 10대들에게도 그러한 상상력을 이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팬카페에 들어가면 10대들이 많아요. 우리 보고 ‘지존’이라네요. 요즘들어 기타를 배우려는 친구들도 부쩍 늘었고요. 그런 관심이 시너지를 발휘하면서, 록과 다른 장르가 함께 번창했으면 좋겠어요. 한국의 IT 기술에 문화적·록적 사고가 결합한다면 대단히 훌륭한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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