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연예] '히어로스' 한인, 제임스 카이슨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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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 11.04.14 14:19:09
  • 조회: 548

 

 

연예의 대명사 할리우드에서 활약 중인 한국계 영화배우 제임스 카이슨 리(이재혁·36)는 10세 때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했다. 3년 전 부산국제영화제 참가차 온 적은 있지만, 서울은 무척이나 오랜만이다. 어린 시절이 기억나지 않을만큼 시간이 흘러버렸고, 어디에 무엇이 있는 지는 더더욱 감을 잡을 수 없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마련한 특별강연회 연사로 초대받아 한국을 찾았다.
리는 "부산에서는 영화제이다 보니 구경을 많이 하지 못했다"면서 "5일 새벽에 도착했는데 점심에 친구인 '플라이 투 더 스카이'의 브라이언과 이태원에서 밥을 먹었다. 강남에서 갤러리도 구경하고 토요일에는 청평에도 갔다오는 등 정말정말 많이 구경했다"며 즐거워했다.
2006년부터 미국 NBC가 방송한 '히어로스'에서 시즌4까지 함께하며 유명해졌다. 초능력자 12명의 활약상을 담은 드라마다. 초반부터 열광적인 반응이 오자 NBC는 적극적으로 드라마를 밀어줬다. 두번째 시즌이 시작되기 전 '히어로스가 세상을 돈다'는 콘셉트로 북아메리카와 아시아, 유럽을 도는 프로모션도 성대하게 치르기도 했다. 리는 "드라마에서는 좀 특별한 경우"라며 웃는다.
미국에서 각 방송사가 내놓는 새로운 쇼(그는 모든 프로그램을 쇼라고 부른다)은 100개가 넘는다. 그 중 선택받는 것은 20%, 한 시즌이 끝나고 살아남는 쇼는 5%도 채 되지 않는다.
"처음 쇼를 시작할 때 6편, 13편, 22편으로 주문이 들어오는데, 첫 편이 방송되고 인기가 없어 없어진 쇼도 많다. 할리우드는 시청률이 바로 나와야 한다는게 굉장히 중요하다. 팬들이 좋아하는 데도 없어지는 쇼도 많다."
그는 "인기리에 방송된 '프렌즈' 바로 직전 드라마인 '사인필드'(코미디언 제리 사인필드가 자신의 삶을 무대로 연기한 드라마·1990~1998년 방송)는 첫 번째 시즌이 끝나고 없어질 뻔 했다. 여섯편만 더해보자라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시청률이 좋아 계속 이어졌다. 또 만화 '패밀리 가이'는 첫 번째 시즌 뒤에 없어졌다. 그런데 DVD 판매량이 올라가니 다시 폭스가 끄집어내 계속 방송하게 돼 지금까지 이어지게 된 케이스"라고 설명했다.
'히어로스'는 처음부터 인기가 높았다. 그럼에도 "기대가 굉장히 높아졌기 때문에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또 "두번째 시즌을 할 때 작가 파업 사태로 스토리 라인이 완전히 바뀌게 됐다. 제대로 진행이 안 됐고, 세번째 시즌에 들어갔는데 방송사가 시즌 2에서 제대로 못했으니 욕심을 내서 25편까지 진행시켰다. 촬영을 10개월동안 했는데 배우들과 12명의 작가들이 너무 힘들어했다"고 회상했다. "한국에 와서 들으니 작가 한 명이 모든 대본을 쓴다는 것에 무척이나 놀랐다"고 혀를 내두르기도 했다.
'히어로스'에 출연하며 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아직도 연기생활은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히어로스'가 거의 처음 경험이라 연기를 하면서 많이 배웠다"며 "꼭 TV드라마 대학원 같은 곳"이라며 웃었다. "할리우드에서 배우를 한다는 것은 너무 힘들다. 생명이 너무 짧다. 배우로 활동하거나 지망하는 사람이 LA에서만 25만명에 달한다. 그렇게 하나의 일에 몰려있는 직업은 없다. LA만의 특이하고 이상한 점이지만 난 그 곳에 서 있다." 보스턴대에서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한 그의 꿈은 배우가 아니었다. 전공을 살려 기업체 마케팅 부서에 출근했지만 얼마 되지 않아 "회사를 탈출하고 싶었다"고 한다. '히어로스'의 극중인물과 같다면서 "우연히 친구가 즉흥연기 팀을 만든다고 해서 참여했는데 아주 재밌었다"고 귀띔했다.
2001년 6월 리는 가방 하나에 짐을 쌌고 편도 항공권을 끊어 LA에 입성했다. 2003년 11월부터 시작한 연기 도전은 '술술'은 아니지만, 그의 말마따나 운이 좋게도 재밌고 짜릿하게 풀려갔다. "뭔가 매우 잘 맞는 듯한 느낌", "인생에서 찾지 못했던 것을 찾았다는 느낌"이라고 표현했다.
미국 동부에서 자란 그의 주변에는 TV와 영화는 보는 것이지 공부하거나 직접 연기하고 싶다는 이는 1명도 없었다. "배경이 없고 이 분야를 알고 있는 주위사람들이 없었다"며 "모르는 사람들 속에서 인생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게 제일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LA에서 연기를 배울 때 연기 교수가 파티에 초대했다. 피아노를 치며 노래도 부르는 분위기는 처음 경험한 세계였다. "아임 인 더 라이트 타임, 라이트 플레이스(I'm in the right time, right place)"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리에게는 동생이 둘 있다. "조카들이 있는데 너무너무 귀여워 딸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라면서도 "지금은 집중해야 할 게 많다. 인생에 대해 조금 더 배우고 싶다고 할까. 하지만 당연히 결혼도 하고 싶고 자녀도 많이 낳고 싶다"고 답했다. LA의 배우 25만명 중 한국계는 10명 남짓이라고 한다. "지난달 '하와이 파이브 오'라는 쇼에 참여했다. 고정출연 4명 중에 대니얼 대 킴과 그레이스 박 등 한국인이 2명 나오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웨어 하우스 13'이라는 쇼에서도 굉장히 좋은 역할이 들어왔는데 캐나다에서 촬영을 해야 해 과정이 조금 복잡해 참여하지 못했다"며 인종차별 탓에 배역을 따내지 못하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한국에서는 작가와 PD, 감독이 모두 한국인이다. 미국의 드라마나 영화에서 다뤄져야 할 이야기는 그 사람들의 일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인종차별을 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동양사람들이 얽힌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드물 뿐이다. 또 할리우드에서 가장 작은 부분을 차지하는 게 아시아계 남자배우들이다." 리는 몇편의 영화에 출연했지만 좀 더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어한다.
"지난 10년 동안 드라마와 영화계의 차이가 줄어들긴 했지만 아직도 영화는 할리우드 산업에서 톱 클래스다. 내가 하고 있는 예술을 영화에서도 잘하고 싶다. 작품마다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줄 줄 아는 배우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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