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연예] 외모보다 아름다운 ‘품성’을 느끼다. ‘라스트 나잇’ ‘네버 렛미고’키이라 나이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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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 11.04.11 14:50:46
  • 조회: 467

 

 

키이라 나이틀리는 턱선 하나로 영화계를 평정했습니다. 세계 최대의 영화정보 사이트 IMDb에서는 그녀의 트레이드 마크를 “두드러진 뼈대: 튀어나온 광대뼈와 강인한 사각턱”이라고 평하고 있습니다.
만일 한국의 영화 사이트에서 여배우의 특징을 ‘광대뼈와 사각턱’이라고 기술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궁금하군요. 그러나 나이틀리가 영화 속에서 맡은 역할은 뼈대보다도 강인했습니다.
그녀의 이미지에 대해 흔히들 ‘말괄량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곤 하지만, 어딘지 아쉽습니다.
말괄량이는 ‘얌전하지 않고 덜렁거려 여자답지 못한 여자’를 일컫는데, 이 말엔 결국 남성 중심 사회에서 ‘여자답게’ 길들여져야 마땅한 사람이라는 뜻이 포함돼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여자다운 게 대체 무엇입니까.
나이틀리는 출세작인 <슈팅 라이크 베컴>에서 여자 축구선수였습니다. 이 영화는 지난해 말 북한과 영국의 수교 10주년을 맞아 서구 영화로서는 처음으로 북한에서 텔레비전을 통해 방영되기도 했습니다.
비록 검열로 절반 가까이 잘려 나갔다고는 하지만, 보수적인 북한 시청자들이 처음으로 만난 서양 여배우가 하필 나이틀리였다는 사실이 어떤 문화충격으로 다가갔을지 흥미롭습니다.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에서 나이틀리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를 감당하는 여배우라는 사실을 입증했습니다. 영화 초반부 양가집 규수로 등장했던 나이틀리는 곧 치렁치렁한 드레스를 벗어던지고 해적선에 올라 엄청난 모험을 떠납니다. 보물을 찾고 사랑도 찾고 악당들에게 주먹질도 합니다.
진취적인 여성상을 보여주는 나이틀리가 보수적인 시대 공기를 강조하는 시대극에 자주 캐스팅된다는 것은 아이러니입니다.
물론 이 시대극의 제작자들은 나이틀리를 고분고분한 여성으로 그리지 않았습니다.
<오만과 편견> <어톤먼트> <공작부인-세기의 스캔들>에서 나이틀리는 남편이나 아버지의 말을 제대로 들은 적이 없습니다. 물론 내키는 대로 하다가 불행에 빠지는 일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나이틀리의 표정에 후회라곤 없었습니다. ‘한국적 기준’으로 볼 때 결코 미인에 들기 힘든 나이틀리입니다. 광대뼈와 사각턱 때문만이 아닙니다. 그녀의 몸매도 곡선보다는 직선에 가깝습니다.
나이틀리의 모습이 나오는 미국 잡지나 영화 포스터에서는 그녀의 가슴이 꽤 두드러지게 보이곤 하는데, 모두 ‘포토샵’ 작업을 거친 것들입니다.
<킹 아더> 포스터의 영국판과 미국판에서 나이틀리의 가슴이 확연히 달랐다는 사실은 영화팬들 사이에 익히 알려졌습니다.
나이틀리 스스로도 “난 가슴이 작다. 그래서 가슴골도 없다. 그런데 미국의 잡지 커버에는 C컵 이상은 돼야 등장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불만을 털어놓은 적이 있습니다.
그래도 그녀는 미국 잡지에서 종종 뽑는 ‘가장 아름다운 여성’ 순위에 이름을 올리곤 합니다. 이번 주에도 그녀의 출연작 2편이 동시에 개봉합니다.
옛 애인과의 우연한 만남을 통해 정절을 시험받는 여성으로 등장하는 <라스트 나잇>, 장기 기증할 날만을 기다리는 복제인간이 된 <네버 렛미고>입니다.
아름다움이란 외모가 아니라 품성임을, 그리고 그 품성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더욱 돋보일 수 있음을 나이틀리는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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