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공연] 방치된 ‘백남준’ 국립현대미술관 전시 대표작 ‘다다익선’ 모니터의 상당수 꺼져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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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 11.04.08 14: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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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1932~2006)의 대표작 ‘다다익선(多多益善)’이 아프다.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이 ‘다다익선’의 꺼진 모니터들을 수개월째 방치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립미술관의 위상에 걸맞지 않게 미술관을 상징하는 대표 작품조차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음을 드러낸 셈이다. 지난 5일 국립현대미술관을 찾았다. 2층과 3층 전시실로 올라가며 ‘다다익선’을 감상하던 관람객들은 꺼져 있는 모니터를 보며 못내 아쉬운 표정이다. 그만큼 ‘다다익선’은 국립현대미술관 입구에서 관람객을 제일 먼저 반겨주는 상징물이며, 세계적으로도 한국을 대표하는 비디오작품으로 유명하다. 1988년 서울올림픽을 기념해 만든 이 작품은 개천절인 10월3일을 상징하는 1003개의 브라운관 TV 모니터로 이뤄진 높이 18.5m, 무게 16t의 대형 작품이다. 현재 3층 규모의 미술관 중앙에 설치된 ‘다다익선’ 중 작품 아래 부분의 10~22인치 모니터에선 비디오필름이 상영되고 있지만, 나머지 부분에선 5~10인치 모니터 59개가 꺼져 있다. 작품의 상층 부분은 120여개의 10인치 모니터 중 29개가 꺼져 있다. 천장을 향한 돌출부에도 9개의 모니터가 꺼진 상태다.
국립현대미술관 측은 “상단 부분은 가설대 설치 때문에 높이에 따라 수백만~2000여만원의 비용이 소요돼 2008년 이후 수리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관람객들의 눈에 쉽게 띄는 하단 부분은 지난해 말에도 서울 청계천 수리점에 의뢰해 100개의 모니터를 교체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하루에 8~11시간 모니터가 켜져 있기 때문에 고장이 잦다. 1년에 세 차례 정도 청계천 전문점에 수리를 의뢰하고, 예비품인 100개의 모니터로 바꾼다”며 “아직까지 LCD나 PDP로 작품 전체를 바꿀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백남준의 손’이라 불리며 백남준 작품 설치와 수리를 담당하는 이정성 아트마스터 대표(67)는 “말로만 백남준 작품을 사랑한다고 하지 말고 작품 보존을 위한 체계적인 보수와 관리가 시급하다”면서 “수십개나 되는 모니터를 보수하지 않는다면 관리자의 무관심을 탓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1988년 ‘다다익선’을 제작할 당시의 백남준 작가(오른쪽)와 이정성 아트마스터 대표.
이 대표는 전 세계적으로 유일한 백남준 작품 수리전문가다. 백남준과 동갑인 일본인 아베도 수리를 맡아왔지만 그가 은퇴하면서, 이 대표만이 백남준의 작품 보수와 설치를 위해 국내외를 누비고 있다. 서울 세운상가에서 유명한 TV기술자였던 이 대표는 1988년 ‘다다익선’ 제작 시부터 기술파트를 담당해 20년 동안 백남준 작품 50점의 탄생을 함께 했다. 실제 이 대표는 생전 백남준으로부터 ‘다다익선의 수리·교체 등 애프터서비스에 관한 모든 권한을 이정성에게 위임한다’는 위임장을 받았다. ‘나의 파우스트’(리움미술관 소장)도 기술적인 문제에 대한 최종 책임을 고인으로부터 위탁받았다고 한다. 2007∼2008년 ‘다다익선’을 수리한 그는 “백 선생님은 ‘내 작품의 모니터들이 고장날 경우 기술 발달 시대에 맞는 새로운 모델의 TV모니터로 교체해도 아무 이의가 없다. 사람도 아프면 병원에 가서 치료하듯 기기도 고장나면 수리하거나 교체해야 한다’고 하셨다”며 “백 선생님의 작품을 온전한 상태로 작동해서 많은 사람들이 작가의 작품 제작 의도를 이해하고 즐기길 원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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