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연예] 아버지의 정, 정답은 없다. 영화 '나는 아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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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 11.04.07 13:43:31
  • 조회: 592

 

착해 보이는 아빠와 못되 보이는 아빠가 있다. 착하다고 인생이 순탄하지고, 못됐다고 순탄치 못하지도 않다. 단순하지 않은 삶 속에서 갈등이 빚어진다.
영화 '나는 아빠다'(감독 전만배 이세영·제작 기억속의매미)의 전혀 다른 듯한 두 아빠는 얽히고 설킨 묘한 인연을 이어간다. 다른 점만 있는 것이 아니라 한 편으로는 닮았다. 가족을 생각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특히 그렇다.
비리형사 한종식(김승우)은 심장병을 앓고 있는 딸(김새론)을 살리기 위해 검은돈에 손을 대고, 사건조작도 서슴지 않는다. 종식은 착하디 착해 보이는 마술사 나상만(손병호)을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몰아 누명을 씌운다. 2년이 지나 억울함이 드러난 상만은 출소했으나 딸은 사망했다.
아내도 현실을 비난, 자살을 기도해 뇌사상태다. 2년이 흘렀지만 종식은 딸에게 이식할 심장을 구하지 못했다.
그러다 마지막 희망이 나타났다. 뇌사상태에 빠진 상만의 아내다.
어디에서 본 듯한 설정이다. 하나의 심장을 놓고 남녀가 대결하는 '심장이 뛴다', 액션과 장기밀매를 다룬 '아저씨' 등이 떠오른다.
하지만 이 영화의 전개는 판이하다. 유사한 작품이라는 우려를 떨쳐버리기에 충분하다.
일단은 착하고 선한 이미지에서 완전히 벗어난 김승우의 연기가 새롭기 때문일 것이다.
딸을 지키기 위해 필요하면 빼앗고 폭력을 휘두르는 등 모든 것을 다하는 존재가 아빠라고 치부해버리는 모습이 섬뜩하다.
더 이상 악할 수 없는 김승우가 살을 떨리게 만든다. 그가 내뱉는 대사와 과격한 액션도 충격적이다.
"개인적으로 관객 여러분이 많이 충격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말 그대로다.
영화 '파이란'의 악독한 조폭보스로 깊은 인상을 남긴 손병호도 확 달라졌다.
누명을 쓰고 사랑하는 딸까지 잃는 등 모든 것을 빼앗긴 아빠로서의 절망감이 오롯이 느껴진다.
전혀 달라보이는 두 사람은 비슷한 지점을 향해 나아가는 듯하다 결말에 이르러 다시 또 다른 선택을 하게 된다.
뻔하지 않다. 상만이 택한 결말은 답답하고 황당해보일 수도 있지만, 신선하다. 종식의 결말은 그가 선택한 것이 아니다. 묘한 여운을 남긴다.
어떤 아빠를 바라는 지, 어떤 아빠가 돼야 하는지, 누구의 편을 들어야 할까라는 생각은 하지 않아도 좋다.
부정을 느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부정을 제대로 담아냈다.
4월 14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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