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삶의향기] 매운 냉면으로 눈물을 쏙 빼고 싶다면

    이 게시글을 알리기 tweet

  • 글쓴이 : 자료제공 : 뉴시스 [http://www.newsis.com]
  • 11.03.28 20:00:31
  • 조회: 630

 

 

 

 

한국인들에게는 선천적으로 매운 것을 좋아하는 유전자가 있는 것일까. 안팎으로 스트레스 받는 일이 많아서 매운 맛 고추에 풍부하다는 캡사이신을 먹고 스트레스를 풀려고 해서일까. 그것도 아니면 캡사이신이 칼로리 섭취를 줄이고, 체지방을 위축시켜 살을 빼주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신봉하기 때문일까.

매운 것을 많이 먹으면 위장 질환에 걸릴 수 있다고 의사들이 수시로 경고하지만 매운 요리를 잘하는 집은 늘 인산인해다. 서울 숭인동 동묘역 사거리에서 지하철 6호선 창신역 4번 출구 방향으로 가다 보면 우측에 자리한 ‘깃대봉 냉면’(02-762-4407)도 그런 곳이다.

이 집은 ‘냉면집’이다. 그런데 냉면 맛을 논할 때 기준이 되는 육수의 향미나 면발의 질감보다는 ‘매운 맛’으로 유명하다. 따라서 일단 냉면 본연의 맛을 기대하기보다는 어느 정도까지 매울 수 있는지, 매운 냉면은 무슨 맛인지에 초점을 두고 가는 것이 좋다.


 
메뉴는 물냉면, 비빔냉면, 만두 등 아주 단출하다. 하지만 만두를 제외한 냉면은 맛을 골라야 하는 것이 큰 관문이다. ‘어린이들이 좋아한다’는 ‘하얀 맛’을 빼고도 매운 맛의 강도는 5단계로 나뉜다. ‘아주 맵다’가 ‘매운 맛’, ‘많이 맵다’가 ‘보통 맛’이라는 것에 유념해야 한다. 잘못 시켰다가는 속이 뒤집어질 수 있다.
·
오긴 왔는데 자신이 없다면 ‘약간 맵다’는 ‘덜 매운 맛’을 고르고, 매운 것이 싫은데 일행 때문에 따라왔다면 ‘맵지 않고 순하다’는 ‘안 매운 맛’이나 ‘아주 순하다’는 ‘거의 안 매운 맛’으로 다음 날 아침 화장실에서 겪게 될 고통에 대비하는 편이 낫다.


 
2대째 50년 됐다는 이 집의 원래 맛은 앞의 기준상 ‘보통 맛’이었다. 그래서 이 집에서는 이 맛을 ‘원조 맛’이라고 칭한다. 그러나 처음에는 원조 맛이 궁금해서 왔다가 질려 버린 뒤 다음에 와서 덜 매운 것을 찾는 손님들이 늘어나면서 그 아래 맛들이 생겨났다. 반면 원조 맛도 약하다는 손님들 때문이 ‘매운 맛’이 탄생했다. 주인 노한종(57)씨는 “매운 맛도 약하다고 아쉬워하는 손님들도 많다”면서 “여성 손님들이 더 매운 것을 즐긴다”고 귀띔했다.

처음 오는 손님은 덜 매운 맛부터 도전하거나 육수가 상대적으로 많아 매운 양념을 동일한 양을 넣더라도 덜 맵게 느껴지는 물냉면을 선택해 이 집 매운 냉면에 적응한 뒤 점차 강도를 높여가는 것이 좋다. 또 앙증맞은 만두 10개가 나오는 만두(4000원)을 주문하면 매운 맛으로 얼얼해진 혀를 달래는 데 최적이다. 가격은 보통 5000원, 곱빼기 6000원으로 저렴한 편이다.

좌석은 100여석이나 되지만 여름철에는 이신치열(以辛治熱)하러 오는 사람들로 휴일은 물론 평일 점심 시간 때도 몇 십분씩 기다려야 할 정도다. 설날과 추석 당일만 쉬고 연중 무휴다.

  • 이글은 실명인증이 완료된 회원이 작성한 글입니다.
  • 목록으로
  • tweet tweet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글쓴이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