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연예] 신인 아마복싱선수권 우승… ‘진짜 복서’ 된 배우 이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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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 11.03.18 13:5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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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도전 아름다웠다!

화장기 없는 민낯에 드레스 대신 헐렁한 트렁크. 질끈 묶은 머리엔 어딘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헤드기어를 쓰고 있었다. 사각의 링 위에 선 이시영(29)은 더 이상 화려한 여배우도, 연예가중계의 MC도 아니었다. 그녀는 상대를 매섭게 쏘아보는 ‘복서’로 변신해 있었다. ‘여배우’가 잘하면 얼마나 잘할까라는 의구심을 깨뜨리기라도 하듯 ‘복서’ 이시영은 경기내내 상대를 압도했고, 결국 신인왕에 등극하는 환희를 만끽했다.


드라마나 영화가 아니다. 제7회 전국여자신인아마추어복싱선수권대회에서 벌어진 실제상황이다. 이시영은 경북 안동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48㎏급 결승전에서 성소미(16·순천청암고)를 상대로 3라운드 RSC승(Referee Stop Contest)을 거두며 우승했다. 예상을 뒤엎은 일방적인 승리였다. 이날 이시영은 큰 키와 긴 팔을 내세워 상대의 얼굴에 자신의 주무기인 왼손 스트레이트를 꽂았다. 이시영은 펀치를 주고받는 상황에서도 눈을 뜨고 상대의 펀치를 피하는 등 두둑한 배짱을 선보였다. 펀치를 날리는 자세도 안정돼 있었다. 1라운드에서만 9-0으로 압도한 이시영은 2라운드 한 차례, 3라운드에서 두 차례 다운을 뺏은 끝에 17-0으로 달아나 RSC승을 이끌어냈다. 경기 후에도 얼굴에 상처 하나 남지 않은 완승이었다.


쏟아지는 카메라 세례와 함성에도 덤덤하던 이시영은 승리가 확정되자 팔짝팔짝 뛰면서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금메달을 받을 때는 눈물까지 글썽거렸다. 이시영은 “기분 좋고 영광이다. 승리는 예상치도 못했다”면서 “실력이 출중한 것도 아니고 신인에 불과하기 때문에 관심이 부담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도 잘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경기를 지켜 본 김현철 서울아마추어복싱연맹 회장은 “어제보다 오늘 더 잘했다. 준결승에서 이기고 자신감이 제대로 붙은 것 같다”며 “이시영은 정말 독한 친구”라고 말했다. 이승배 복싱 국가대표 감독은 “이시영은 키가 크고 팔도 길어 신체 조건이 상당히 좋다”면서 “왼손 스트레이트가 무척 정확하다”고 평가했다.


드라마 <꽃보다 남자>, 영화 <오감도>에 이어 <우리 결혼했어요>와 <연예가중계> MC를 맡으면서 인기를 얻은 이시영은 지난해 여자 복싱선수를 주인공으로 하는 단막극에 캐스팅되면서 복싱을 배우기 시작했다. 비록 드라마는 무산됐지만 복싱의 매력에 푹 빠진 이시영은 바쁜 스케줄 가운데서도 짬짬이 체육관에 들러 연습을 했다. 지난해 11월 사회인 복싱대회인 KBI 전국 생활체육 복싱대회 48㎏급에서 첫 우승의 기쁨을 맛봤고, 지난 2월엔 제47회 서울신인아마추어복싱대회 정상에 오르며 ‘진짜 선수’가 됐다.


내친김에 전국대회까지 도전장을 던졌다. 이시영은 영화 <위험한 상견례> 개봉을 앞두고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면서도 연습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남자 선수들을 상대로 스파링까지 소화했다. 이시영은 “매일 아침 5~6㎞를 뛰면서 몸 관리를 했다”고 밝혔다. 그의 스승인 홍수환 스타체육관 관장은 “아버지가 군인이셨다고 하더라. 재능도 갖춰진 데다 노력까지 했다”고 칭찬했다.


우승까지 거둔 이시영에게 당연히 “언제까지 복싱을 할 거냐?”는 질문이 이어졌다. 하지만 이시영은 미소만 지은 채 말을 아꼈다. 대신 이시영의 스승인 홍수환 스타체육관 관장이 답했다. 홍 관장은 “아마 권투를 놓지는 않을 것 같다. 이제 권투를 더 좋아하게 될 것”이라면서 “본인의 뜻이 중요하겠지만 이제 전국체전만 남았다. 마음 같아서는 런던올림픽까지 키워보고 싶다”고 말했다.


홍 관장은 “이시영이 머리가 좋다. 또 시합에 임하는 눈이 좋고, 피하고 때리는 반사신경도 뛰어나다”며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이시영이 7개월 만에 이 정도 성적을 거둔 것은 대단하다. 여자복싱 세계 챔피언 라일라 알리처럼 권투계를 정복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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