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의학] 내 손이 약손. ‘가슴압박’만 잘해도 생명의 불씨 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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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 11.02.28 14: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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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에 누가 쓰러져 숨을 못쉬고 심장이 안 뛴다면 우선적으로 가슴을 계속 압박하라.’ 고교 체육교사인 김모씨(43)는 최근 지하철에서 갑자기 실신해 호흡과 맥박이 정지된 채 쓰러진 한 승객에 대해 평소 알고 있는 대로 응급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 우선 기도를 개방(airway, A)하고, 호흡확인 및 인공호흡(breathing, B)을 한 뒤, 가슴압박(chest compression, C)의 순으로 온 힘을 기울여 심폐소생술을 하는 동안 승객은 다시 호흡과 맥박이 되살아났고, 달려온 응급구조대의 도움으로 병원으로 이송됐다. 김씨의 빠른 조치가 한 생명을 구하는 데 큰 도움이 된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이런 심폐소생술을 현재와 다른 순서로 하도록 권장된다. 즉 지금처럼 기도개방-인공호흡-가슴압박(A-B-C)이 아니라 가슴압박-기도개방-인공호흡(C-A-B) 순으로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대한심폐소생협회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의 새로운 심폐소생술 지침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A-B-C 순서의 심폐소생술은 심정지의 초기에 가장 중요한 가슴압박까지의 시간을 지연시킨다. 그러나 C-A-B 순서의 심폐소생술은 심정지 발생으로부터 가슴압박까지의 시간을 줄이고, 일반인 구조자가 인공호흡에 대한 부담 때문에 심폐소생술을 시도하지 않을 가능성을 줄여준다.


이번 지침은 심폐소생협회가 보건복지부로부터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새로운 심폐소생술 지침 개발에 관한 용역 연구를 의뢰받아 마련한 것으로 응급의학회, 심장학회, 소아과학회, 신생아학회, 마취과학회, 신경과학회, 간호협회, 응급구조학회, 적십자사로부터 추천된 29인의 자문위원과 52인의 전문가가 참여해 제정했다.


그동안에는 2006년 심폐소생협회가 마련한 지침을 이용했으며, 지난해 10월 국제심폐소생술위원회(ILCOR)가 새로운 심폐소생술 지침을 발표함에 따라 이를 국내 현실에 맞게 개정한 것이다. 새지침에는 심폐소생술 순서의 변경뿐 아니라 ‘가슴압박 소생술’, 즉 인공호흡은 하지 않고 가슴압박만을 하는 심폐소생술을 일반인들에게 권장하고 있다. 심폐소생술 교육을 받지 않았거나 심폐소생술에 자신이 없는 일반인, 인공호흡을 꺼리는 사람들이 심정지환자를 목격하였을 경우에는 가슴압박 소생술을 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반인들이 심폐소생술에 대한 부담감을 줄이고, 보다 쉽게, 더욱 적극적으로 시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관련 연구결과에 따르면 심정지가 발생한 후 초기에는 인공호흡을 하지 않고 가슴압박만을 하더라도 인공호흡을 함께 실시한 심폐소생술과 유사한 생존효과가 있다. 또 가슴압박 소생술을 할 경우에는 심폐소생술을 전혀 하지 않았을 경우보다 심정지환자의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 다만 호흡 정지, 익수(물에 빠짐) 등에 의한 심정지환자에서는 심폐소생술 과정에서 인공호흡이 반드시 함께 이뤄져야 한다. 119구급대원을 포함한 응급의료종사자가 심폐소생술을 할 때에는 반드시 가슴압박과 인공호흡을 모두 시행하는 것이 기본 수칙이다.


이번 연구의 책임자인 황성오 연세대 원주의대 교수는 “가슴압박 소생술을 하면 심폐소생술의 모든 과정을 심정지 확인-신고-가슴압박의 세 단계로 단순화할 수 있기 때문에 심폐소생술에 대한 국민들의 수용 가능성을 높일 것”이라며 “우리나라의 낮은 심폐소생술 보급률, 인공호흡에 대한 일반인들의 태도 등을 고려할 때 가슴압박 소생술의 권장은 목격자 심폐소생술 시행률을 단시간에 높일 수 있는 심폐소생술 보급 방법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새 지침에서는 가슴 압박의 깊이를 성인에서는 5~6㎝, 소아에서는 5㎝, 1세 이하 영아는 4㎝로, 그리고 속도는 성인과 소아·영아 모두에서 분당 100~120회로 더 강하고 빠르게 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심정지 환자가 발생하면 목격자는 심정지가 있는지 인식해 빠른 시간 내에 응급의료체계에 연락한 뒤 즉시 심폐소생술을 시작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심정지 환자를 신고하는 전화번호는 119이다. 송근정 성균관대 의대 응급의학과 교수(삼성서울병원)는 “심정지 환자를 발견하고 구급대원이 도착할 때까지 최상의 응급처치는 목격자에 의한 심폐소생술”이라며 “심폐소생술을 했을 때 환자 생존율은 시행되지 않았을 때에 비해 2~3배 높다”고 설명했다.


가슴압박과 더불어 심장마비나 심정지 응급 환자가 발생했을 때 일반인도 할 수 있는 중요한 한가지가 더 있다. 고속도로 휴게소 같은 공공장소에 비치돼 있는 자동제세동기(자동심장충격기)를 사용하는 것이다. 자동제세동기라고 어려운 이름을 붙여놓는 바람에 어떨 때 어디에 쓰는 물건인지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이 심장충격기는 환자의 가슴에 패드를 붙여 놓기만 하면 심전도를 자체적으로 판독하여 자동으로 일정량의 전기충격을 심장에 가해 심장 기능을 되살려주기 때문에 응급처치용으로 쉽게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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