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연예] 찍히면 뜬다, 가요계 ‘유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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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 11.01.28 17: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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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계에는 ‘유라인’(유재석), ‘강라인’(강호동)이 있다. 그렇다면 가요계엔? 있다. 역시 ‘유라인’이다. 싱어송라이터 유희열(41). 그를 중심으로 얽히는 ‘일단의 무리’(계보도 참조)는 아이돌이 전면에 나선 대중음악계 곳곳에서 비옥한 토양을 만들어주는 샘물 같은 존재들이다.

 

유희열이 진행하는 음악프로그램 <스케치북>과 라디오방송 <라디오 천국>의 출연자나 고정 게스트, 선곡 레퍼토리를 보면 유희열을 중심으로 한 이들 사이의 음악적·정서적 교감의 회로도가 뚜렷이 나타난다. 그가 이전에 진행하며 라디오 스타로서의 명성을 쌓았던 <음악도시>, <올댓뮤직>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이 회로도는 그 반경이 더욱 확장된다.

◇ 음악프로그램의 ‘유라인’ = KBS 음악프로그램 <스케치북>은 라디오 스타에 머물던 그를 대중스타로 자리잡게 해줬다. 오래전부터 TV 음악프로그램의 러브콜이 있었지만 상당 기간 라디오를 통해 확고한 영역을 구축해온 그는 자신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많은 인디 뮤지션을 발굴해왔다. 루시드폴, 정재형 등은 유희열을 통해 주류 대중음악씬에 자리를 잡았다.


1998년 루시드폴이 인디밴드 ‘미선이’로 활동하던 당시 유희열은 자신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에서 그의 음악을 많이 소개했다. 현재 그가 진행하고 있는 <라디오천국>에는 인디밴드 ‘옥상달빛’과 ‘십센치’가 고정적으로 출연하고 있다. 류이치 사카모토, 윤상의 음악에 많은 영향을 받은 그를 1990년대 초반 주류 가요계로 이끈 이는 윤종신이다. 고교 선배인 개그맨 신동엽은 유희열의 남다른 개그감각을 알아본 인물. 이 때문에 당시 방송반에 있던 신동엽은 “무조건 유희열을 잡아오라”며 후배들을 닦달하기도 했다. 이후 유희열은 신동엽이 진행하던 라디오 <내일로 가는 밤> 고정 게스트로서 라디오에 데뷔했다.


90년대에 데뷔한 뒤 자신의 음악세계를 가꿔온 유희열은 밀리언셀러가 흔하던 시절에도 100만장 음반을 내는 슈퍼스타는 아니었다. 음반마다 10만~30만장의 성적을 꾸준히 유지하면서 라디오를 중심으로 마니아층을 단단히 구축했다. 음반시장이 몰락한 2000년대에도 그는 90년대와 비슷한 수준의 음반 판매량을 유지하며 자신의 영역을 지켰다.


특히 2007년 발매된 그의 6집 음반은 아이돌 음악이 아님에도 팬들이 음반매장에 줄을 서서 음반을 살 정도로 큰 인기를 얻으면서 가요계 싱어송라이터그룹의 중심으로 자리잡았다. 김동률은 당시 유희열에게 “형이 버티고 있어줘서 고맙다”는 표현을 공개적으로 하기도 했다. 유희열이 소개했거나, 유희열에게 칭찬을 받았다는 것이 인정받는 뮤지션이라는 ‘증표’로 여겨지는 분위기까지 감지될 정도다. 수년 전부터 자칭 ‘아이돌의 임금님’이라며 농담 같은 별명을 고수해온 그의 영향력은 실제로도 임금님 부럽지 않아 보인다.

◇ 감성변태, 독창적 엔터테이너로 = 뮤지션 유희열은 감성적이고 서정성 가득한 노랫말과 멜로디를 만든다. 그러나 자연인 유희열은 성적인 농담과 저질스러운 멘트를 마다하지 않는, 순발력 넘치는 ‘드립’(애드리브의 인터넷 용어)의 대가다. 일명 ‘변태드립’으로 불리기도 한다. 그러나 감성적인 발랄함으로 순화해 상대가 불쾌감보다는 유쾌함을 느끼게 만드는 놀라운 재주 덕에 그는 ‘감성변태’로 통한다. 상대의 장단점과 특징을 잘 포착해 희화화된 언어로 표현하는 순발력도 뛰어나다.


유희열과 함께 일을 해 본 방송 관계자들은 “방송에 기본적인 대본이 있기는 하지만 웬만한 멘트는 대부분 허를 찌르는 애드리브”라면서 “유머의 엽기성과 즉흥성은 상상을 초월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런 유희열의 입담을 두고 가수 이적은 “뇌가 입에 달린 것 같다”고 했고, 성시경은 “착한 마귀”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의 유머감각을 뒷받침해 주는 것은 여성들의 섬세한 마음의 결을 이해하고 헤아리는 남다른 감성이다. 이 때문에 그는 20·30대 여성층에게 열광적인 지지를 얻고 있다.


유희열과 오랜 지기인 방송작가 김성원씨의 이야기다. “유희열씨는 패션, 뷰티, 인테리어, 육아, 요리 등 다방면을 다룬 여성잡지 7종 세트를 보며 감각을 갈고 닦는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의 노래 중에 ‘내 옷장에 입을 옷이 왜 이리 없나요’라는 노랫말이 있는데 이게 어디 보통 남자가 쓸 수 있는 말인가. 기본적으로 감수성이 풍부하고 상대에 대한 배려가 깊다.” 혹, 유희열의 정체성에 대해 오해할 수 있는 독자가 있을까 싶은 노파심에 다른 증언도 소개한다. 그와 오랫동안 함께 일한 음악 PD의 이야기다.


“여자랑 이야기하는 것 같을 정도로 뛰어난 섬세함이 있는 건 분명하다. 그런데 자연인 유희열은 마초다. 보스 기질도 있고 카리스마도 넘친다. 거친 말? 잘한다.” 풍부한 감성과 독특한 유머코드가 결합된 ‘감성변태’. 그는 예능과 음악이라는 이종 장르를 교배해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한 독창적인 엔터테이너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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