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연예] 청각장애 야구부 실화… 뻔하지만 어느샌가 눈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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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 11.01.14 15:2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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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 극장가 성수기를 앞두고 개봉하는 <글러브>는 많은 부분에서 예상가능한 영화다. 강우석과 오랜 시간 함께한 배우, 스태프가 모여 한국 관객이 좋아하는 이야기를 전한다. 짐작하는 만큼의 눈물과 웃음이 있고, 화면은 평균적인 한국 관객이 소화하기 좋을 정도로 구성됐다. <글러브>에서 예상을 벗어난 것은 다소 긴 상영시간(144분)뿐이다.


그러나 강우석의 예상가능한 영화들은 언제나 시장에서 통했다. <글러브>는 서너 번 크게 울리고, 여러 번 작게 웃긴다. 뻔한 대사, 뻔한 이야기, 뻔한 상황이 이어지는데 아무튼 눈물이 난다. 충주 성심학교의 청각장애 야구부 이야기를 극화했다. 프로야구 에이스 투수 김상남(정재영)은 잇달아 사고를 쳐 징계 받을 위기에 놓이자, 이미지 관리를 위해 이 야구부의 임시 코치로 부임한다. 음악교사 겸 야구부 매니저 주원(유선)과 교감(강신일)은 꿈도 크게 “전국 대회 출전!”을 외치지만, 김상남이 보기엔 어림도 없다. 대충 시간을 때우던 김상남은 아이들에게서 자신이 잃었던 야구에 대한 꿈과 열정을 발견한다. 김상남과 아이들이 하나가 돼 야구에 몰두할 무렵, 야구위원회에선 김상남에 대한 징계절차가, 학교에선 야구부 해체 논의가 시작된다.


몇 가지 교훈적인 주제가 전달된다. 야구는 혼자 하는 운동이 아니라는 것. 그러나 때로는 자기 뒤에 아무도 없다는 생각으로 해야 한다는 것. 야구도 때론 싸움이라는 것. 대단한 접전이 때로는 허망하게 끝나기도 한다는 것. 이 문장들에서 ‘야구’를 ‘삶’으로 바꿔 읽어도 무방하겠다. 강우석 영화에는 종종 안되는 걸 되게 하려는 인물들이 등장했다. <공공의 적> 속 형사 강철중은 자기보다 훨씬 힘센 인물들을 잡아넣으려 했고, <실미도>의 북파공작원들은 무작정 북으로 가려 했고, <이끼>의 주인공은 고립된 마을에서 주민 전체와 싸웠다. 이 비합리적인 의지의 인물들은 ‘하면 된다’가 아니라 ‘되면 한다’고 생각하는 많은 현대의 관객들에게 기묘한 카타르시스를 제공해왔다.


<글러브> 역시 이토록 강한 의지를 칭송하는 영화지만, 성심학교가 군산상고를 이기기는 힘들다는 것을 인정할 정도로는 현실적이다. 성공이 아니라 실패가 예견되는 사람들을 그린다는 측면에서, <글러브>는 강우석의 2000년대 작품들 중 <실미도>를 가장 닮았다. 성심학교 야구부의 훈련 장면이 <실미도> 공작원의 훈련 장면을 연상시킨다는 것도 우연은 아닐 것 같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1989) 이후 강우석 감독의 영화로서는 처음 전체관람가 등급을 받았다. 20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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