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공연] 노벨문학상 작가들, 신작 잇따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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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 11.01.11 13:5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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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 수상작가들의 새로운 면모를 엿볼 수 있는 신작들이 잇따라 출간됐다. 지난해 수상작가인 페루의 소설가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가 40년에 걸친 남녀의 엇갈린 사랑 이야기를, 프랑스 소설가 르 클레지오가 자신의 어머니를 모델로 내세워 전쟁에 휘말린 인간의 비극을 그려낸 작품을 선보인다. 바르가스 요사가 능청스레 풀어놓는 <나쁜 소녀의 짓궂음>(문학동네)은 스케일 큰 사랑 이야기다. 리마, 파리, 런던, 도쿄, 마드리드를 오가며 혁명의 열기에 달뜬 게릴라부터 일본 야쿠자까지 등장시킨다. 세계 무대를 배경으로 20세기 사회 변화와 두 남녀의 독특한 사랑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엮어 놓는 대가의 솜씨를 즐길 수 있다.2006년 출간된 작품이다.

 

소설의 주인공 ‘나쁜 소녀’는 팜므 파탈의 전형이다. 그녀의 매력에 빠져 40년에 걸쳐 지고지순한 사랑을 바치는 ‘착한 소년’ 리카르도는 소박하고 평범한 남자다. 두 사람은 1950년대 초반 페루 리마에서 처음 만난다. 리카르도는 마을로 이사온 칠레 여자아이 릴리에게 첫눈에 반한다. 그녀에게 몇 차례 사랑을 고백하지만 번번이 퇴짜를 맞던 어느 날, 릴리가 실은 가난한 동네 출신으로 칠레인으로 가장해 중산층 아이들과 어울리려 했음이 밝혀지고 릴리는 갑자기 사라져 버린다.

 

대학 졸업 후 파리에서 번역가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 그는 페루혁명에 가담하기 위해 파리에 온 게릴라 아를레테를 만난다. 한눈에 그녀가 릴리임을 알아본 그는 다시 사랑에 빠진다. 리카르도는 아를레테가 혁명에는 관심이 없고 단순히 세계 여행을 하고 싶어 혁명세력에 가담한 것을 알게 되고, 아를레테는 리카르도가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해줄 수 있는 능력이 없다는 걸 알자 쿠바로 떠나 군부 핵심 간부의 여자가 된다. 그 뒤로 리카르도와 ‘나쁜 소녀’는 40년 동안 세계 곳곳에서 만남과 이별을 반복한다. 파리 사교계를 주름잡는 ‘아르누 부인’으로, 영국인 사업가와 결혼해 ‘리처드슨 부인’으로, 또다시 일본에서 야쿠자 우두머리의 애인 ‘구리코’로 리카르도 앞에 나타난다.

 

‘나쁜 소녀’는 욕망을 위해 사랑을 이용한다. 권력과 부를 가진 남자들과 사랑에 빠지고, 화려한 상류 세계에 진입하지만 암으로 생을 마감한다. 단지 파리에서 안락한 삶을 사는 것이 꿈인 평범한 남자 리카르도에게 ‘나쁜 소녀’는 그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고 변화시키는 존재였다. “나는 허기를 잘 알고 있다. 그걸 겪어 보았기 때문이다. 전쟁이 끝나갈 무렵, 어린아이였던 나는 다른 아이들과 함께 미군 트럭들을 쫓아 도로를 달려가면서, 군인들이 기세 좋게 던져주는 추잉검, 초콜릿, 빵 꾸러미를 잡으려고 두 손을 내밀었다”로 시작하는 르 클레지오의 최근작 <허기의 간주곡>(문학동네)은 그동안 이국을 배경으로 한 작품들을 발표해 온 작가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파리를 주 무대로 자신의 어머니와 조부모의 이야기를 써내려간 작품이다.

 

<아프리카인>이 아버지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 작가와 아버지의 화해를 도모했다면 <허기의 간주곡>은 외롭고 조숙했던 소녀에서 강인한 여인으로 성장하는 어머니의 이야기를 통해 르 클레지오의 작품세계 근원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1930년대 초에서 40년대 중반을 배경으로 열 살 소녀 에텔이 전쟁으로 인한 거대한 역사의 톱니바퀴에 맞물려 성장해나가는 과정을 그려낸다. “행복하다는 것, 그것은 기억할 것이 없음을 말한다”는 소설 속 구절처럼, 작가는 전쟁과 폭력으로 얼룩진 과거를 ‘기억하는 것’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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