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공연] “빌리로 살아온 2년 키도 마음도 훌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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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 11.01.10 13: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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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리’와 함께 2년을 내달리면서 키가 10~20㎝씩 자랐다. 키만큼이나 실력과 마음의 키도 성장했다.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를 이끌고 있는 빌리들 얘기다. 이들은 2009년 2월 오디션 이후 1년6개월간의 혹독한 트레이닝을 거쳐 지난해 8월부터 무대에 올랐다. 김세용(14)·정진호(13)·이지명(14)·임선우(12)에 이어 올 1월부터 박준형(12)까지 가세하면서 모두 다섯명의 빌리가 무대를 누빈다. 공연장인 LG아트센터에서 만난 소년 빌리들은 한결 의젓해졌지만 풋풋함은 여전했다. 앞으로 두 달 뒤면 빌리와 이별하는 그들의 소회를 들어봤다.

 

“공연한 지 4개월이 지나 거의 막바지에 이르고 보니 그동안 제가 많이 성장한 걸 느껴요. 끝까지 멋진 빌리로 무대에 서고 싶어요.”(지명) “공연이 얼마 남지 않아 아쉬워요. 전에는 공연하다가 실수하면 벌벌 떨었는데, 지금은 실수를 자연스럽게 넘길 수 있을 만큼 여유와 자신감이 생겼거든요.”(진호)  무대에서 느껴온 ‘가슴 벅참’도 어른들의 그것과 다르지 않았다. 특히 “공연 끝에 빌리가 ‘피니시(finish)’하고 외칠 때, 관객들이 기립박수를 보낼 때 가슴이 뻥 뚫린다”(지명)고 했다.


귀여운 주인공들의 등장에 특히 30대 이모팬들이 열광했다. 3000여명이 가입한 팬카페가 생겼을 정도. 수십차례 이 공연을 보며 꼬마배우들에게 격려편지와 옷, 먹거리 등을 보내주는 이모팬도 있다.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무대는 늘 부상의 위험이 도사리는 곳이기도 하다.
“두달 전쯤이에요. 아크로바틱 백덤블링을 시도하는데 갑자기 ‘퍽’ 소리가 났어요. 눈을 떠보니 제가 머리를 무대에 박고 앉아있더라고요. 정신을 차리고 일어났는데 너무 아팠어요. 그래도 마지막 피루엣(한 다리로 팽이처럼 도는 동작)을 돌고 공연을 끝까지 했어요. 선생님들이 아픔까지 참고 무대를 지켰다며 저더러 대견하고 프로답다고 칭찬해주셨어요. 히히.”(선우) “몇달 전 저도 턴을 하다가 발을 헛디뎌 인대가 늘어났어요. 당시 선우도 체력이 달려 병원에 입원해 있어서 진호와 세용이가 일주일 공연을 다 채워야 했어요. 친구들에게 많이 미안했어요.”(지명) “형들이랑 선우는 다 작년 8월부터 무대에 섰는데 전 연말까지 빌리스쿨에서 따로 연습해야 해서 외롭고 슬펐어요. 하지만 그 덕분에 더 좋은 공연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준형)

 

초반에는 경쟁심, 성격차 등으로 서로 티격태격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무대에 서면서 얻은 최고의 선물로 ‘동고동락해온 친구들’을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이제 하나둘씩 변성기가 찾아오기 시작한 소년들에게 폐막후 진로를 물었다. 선화예중 2학년에 올라가는 세용과 6학년이 되는 선우, 준형의 꿈은 미하일 바리시니코프 같은 세계적인 발레리노가 되는 것. 또 <라이온킹>의 ‘심바’, <명성황후>의 ‘세자’로도 출연했던 지명은 예고에 입학한 후 장차 뮤지컬 배우가 되고 싶단다. 영재교육을 받는 진호는 훗날 경제학박사이자 뮤지컬 배우로 투잡인생을 살고 싶다고. 20년 뒤 영특한 소년 빌리들이 어떤 모습으로 성장해 있을지 벌써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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