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삶의향기] 사회적기업 꿈꾸는 떡집 ‘떡찌니’ 석창근씨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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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 11.01.06 13:4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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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곡동의 떡집 ‘떡찌니’는 요즘 한창 바쁘다. 연말연시 떡 주문이 많은 데다 진짜 대목인 설 연휴가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떡찌니’는 도곡동 일대에서 제법 이름이 알려진 떡집이다. 흑임자, 녹차 등을 배합해 만든 떡 케이크가 유명하고 디자인과 포장도 세련됐다는 평을 받는다.


주인 석창근씨(60)는 2년 전만 해도 번듯한 떡집 주인이 될 수 있으리라곤 생각도 못했다. 2002년 혼례원을 운영하던 부인 김성순씨(53)가 사업 확장을 위해 건물 부지를 구입하는 과정에서 사기를 당하면서 석씨가 명예퇴직으로 마련한 종잣돈까지 날려버렸다. 설상가상으로 부인은 교통사고를 당해 대수술을 두 차례 받았다. 가세는 급격히 기울었다. 울산에 살던 석씨 가족들은 일자리가 많을 것이라는 생각에 2006년 서울로 이사왔다. 당시 대학생이던 작은딸 지혜씨(24)가 세들어 살던 월세 38만원짜리 지하 방에 다섯 식구가 모여살게 됐다. 앞이 보이지 않던 시기였다.

 

그러던 중 ‘기초생활수급자를 대상으로 한 자활사업에 참여하면 임대주택을 구하기 유리하다’는 얘기를 들었다. 석씨 가족은 강남구자활센터에서 하는 떡사업에 마음이 쏠렸다. 혼례원을 운영할 때 이바지떡이나 답례떡을 팔았고, 작은 방앗간을 운영한 경험도 있었다. 부인 김씨는 2009년 6월부터 강남구자활센터에서 하는 떡카페 ‘수밀원’에서 일을 배우기 시작했다.

 

‘수밀원’은 저소득층의 일자리를 늘리는 효과는 있었지만 땅값 비싼 강남에서 가게 월세 내기조차 빠듯할 만큼 판매가 지지부진했다. 석씨 가족은 “우리가 운영하면 더 잘할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지원단체의 문을 두드렸다.성실한 근무태도에 자활센터도 “기계를 무상으로 6개월 임대해주겠다”고 나섰다. 큰딸 지현씨(27)가 꼼꼼히 작성한 사업계획서가 서울시의 ‘서울희망드림뱅크 사업’을 통과하면서 가게 보증금도 저리에 융자받을 수 있었다. 직장을 다니던 지현씨는 회사를 그만둔 뒤 떡집에 합류했다. 다양한 떡 레시피와 매장 운영 노하우, 인근 상권 등을 분석하는 역할을 맡았다. 온 가족이 힘을 합친 끝에 지난해 1월 ‘떡찌니’가 문을 열었다.

 

석씨 가족은 이달 중순으로 예정된 ‘서울형 사회적기업’ 선정 결과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자신들이 받은 도움을 여러 사람에게 나눠주고 싶은 마음에서다. 사회적기업이 되면 지자체로부터 인건비를 지원받아 떡집이나 떡카페를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교육시킬 수 있다. 가족들은 지금도 가난한 이들에게 떡을 나눠주고 자선바자회 홍보용 떡을 기부하고 있다. 지현씨는 “어려움은 겪어 본 사람만이 안다. ‘떡찌니’가 사회적기업이 돼 여러 사람이 행복을 나누는 게 새해 꿈”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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