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연예] 배우 이미지 변신과 인기 사이 줄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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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 10.12.15 14: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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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원, 하도야. 아마도 요즘 안방극장에서 가장 사랑받고 있는 남성 캐릭터임에 분명하다. <시크릿가든>에 등장하는 김주원은 까칠하고 차갑고 샤프하면서도 엉뚱한 매력을 가진 재벌가의 후계자, <대물>의 하도야는 껄렁껄렁하지만 정의감 넘치는 성격으로 통쾌함을 선사하는 검사다. 이 같은 캐릭터 덕분에 이를 각각 연기하고 있는 배우 현빈, 권상우도 최고의 주가를 올리며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 캐릭터와 이미지 맞아떨어져
시청자들이 김주원, 하도야에게 열광하는 이유는 작품 속에서 구현되는 이들 캐릭터의 매력 때문이다. 현실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판타지적 요소를 고루 갖추고 있으면서 대리만족을 극대화시켜주고 있다. 여기에다 배우 현빈, 권상우가 가진 고유의 이미지가 캐릭터와 맞아떨어지면서 판타지를 현실로 구체화시켰다는 평가다.


이들이 연기하면서 호평받고 있는 또 다른 이유는 대중스타로 발돋움하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한 전작의 이미지를 재생한 데서도 찾을 수 있다. 현빈은 2005년 방송됐던 <내 이름은 김삼순>에서 맡았던 ‘삼식이’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바 있다. 까칠한 성격에 명석한 두뇌회전을 자랑하는 레스토랑 사장으로, <시크릿가든>의 김주원과 비슷한 코드를 갖고 있다. 권상우 역시 2003년 상영됐던 영화 <동갑내기 과외하기>의 ‘지훈’ 역할로 톱스타로 자리매김했다.

 
학교에서 ‘짱’인 지훈은 불량스럽고 제멋대로지만 동시에 코믹하면서도 우직한 성격으로, 지금의 ‘하도야 검사’와 상당히 닮아 있다. 심지어 권상우는 드라마 시작전 발생했던 뺑소니 사건 등으로 ‘비호감’으로 낙인찍히며 수세에 몰려 있었지만 이번 드라마를 통해 부정적 이미지를 쇄신했다. 또 그가 가진 가볍고 건들대는 듯한 특유의 이미지를 서민적이면서 거친 정의감으로 승화시키는 데 성공했다.

 

◇ 이미지가 발목
캐릭터를 통해 구현된 배우의 이미지는 배우의 생명줄임과 동시에 발목을 잡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대중에게 각인된 캐릭터가 배우 자신의 이미지로 연결되면서 존재감이 커지지만, 자칫 같은 이미지에 머무를 경우 이미지를 소모하면서 배우로서의 수명에는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고 변신한 이미지가 기존에 쌓아놓은 이미지를 넘어서지 못할 경우 대중들로부터 외면받기 십상이다. 배우들이 끊임없이 변신을 시도하면서도 고민하고 주저하는 것이 이 같은 이유에서다.

 
현빈은 ‘삼식이’로 인기를 얻은 뒤 <그들이 사는 세상> <눈의 여왕>을 비롯해 지난해에는 <친구, 우리들의 전설>을 통해 조폭연기도 선보이면서 이미지 변신을 시도했지만 대중적인 지지를 얻는 데는 실패했다. 권상우도 영화 <숙명>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 드라마 <못된 사랑> <신데렐라맨> 등을 통해 다양한 이미지를 선보였지만 역시 연이은 흥행 실패로 끝났다.


배우의 이미지 변신은 왜 힘든 것일까. SBS드라마국 김영섭 CP는 “대중문화 콘텐츠 제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친밀감’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대중들은 낯설고 이질적인 이미지는 쉽게 외면한다”면서 “배우의 이미지는 대중적으로 인기를 끈 작품 캐릭터를 통해 얻어진 이미지로 고정되고, 대중들 역시 대리만족을 충족시켜주는 배우들의 특정 이미지만을 기억하고 환호하고 몰입하는 성향이 있기 때문에 성급한 변신은 오히려 독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 어떻게 변신해야 할까
특정 배우에게서 자신이 사랑하는 이미지만 보기를 원하는 대중, 그렇지만 오랫동안 사랑받는 배우로 남을 수 있는 생명력이 될 연기의 스펙트럼 사이에서 배우들은 많은 고민을 한다. 급격히 스타덤에 오른 경우라면 이 같은 고민의 정도는 더 커진다.


이에 대해 드라마 제작 관계자들은 좋은 작품과 캐릭터를 찾아내는 감각과 배우 스스로의 노력, 운 등이 맞아떨어져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외주제작사 대표는 “톱스타급의 젊은 연기자들이 나름대로의 변신을 한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자신을 각인시켰던 전작 캐릭터를 완전히 억제하지 못한 채 찌꺼기를 남기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문화평론가 정덕현은 “대중의 요구와 변신을 동시에 만족시키며 잘 조율하는 것이 연예인에서 배우로 뛰어오르는 데 필요한 과제”라면서 “문근영, 수애 등은 기존에 고착된 이미지가 워낙 강해 변신에 불리함이 많았지만 이를 성공적으로 극복해 낸 대표적 사례”라고 꼽았다.


“김삼순 때보다 더 인기 책임감 느껴져요”
백만장자 김주원 역 현빈

“<내 이름은 김삼순> 때보다 사람들이 더 좋아한다고 해요. 이런 얘기를 들으니 책임감 같은 것도 느껴지고 몰랐던 것들도 알게 되는 것 같아요.” SBS 주말극 <시크릿 가든>에서 까칠한 백만장자 주원 역으로 인기몰이 중인 현빈은 경기 여주 마임비전빌리지 촬영장에서 드라마가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에 대한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2005년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으로 스타로 발돋움한 현빈은 이후 영화와 드라마에서 이렇다 할 히트작을 내지 못하다가 <시크릿 가든>으로 다시 전성기에 버금가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는 드라마의 인기 비결로 “가볍고 편하게 1시간을 즐길 수 있는 드라마라는 점이 크게 작용한 것 같다”며 “주원이가 입고 나오는 옷들이나 읽었던 책들이 많은 사랑을 받는 걸 보면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증거일 것 같긴 한데 잘 모르겠다”며 쑥스러워 했다. <파리의 연인> <온에어>를 만든 신우철 PD와 김은숙 작가가 다시 뭉친 이번 드라마는 톡톡 튀는 캐릭터와 감칠맛 나는 대사, 배우들의 코믹 연기로 방송 4회 만에 시청률 20%를 넘겼다. <시크릿 가든>에서 현빈이 연기하는 백화점 사장 주원은 외모, 능력, 배경 등 모든 것을 갖췄지만 자기중심적이고 남의 고통에는 무관심한 인물이다. 그러다 터프한 스턴트우먼 라임(하지원)에게 마음을 뺏기게 되고, 제주도에서 라임과 술을 나눠 마신 뒤 영혼까지 뒤바뀌게 되면서 예기치 못한 사랑에 빠져든다.

 

극중 라임과 영혼이 뒤바뀌며 로맨스를 펼쳐나가는 장면은 큰 화제를 끌고 있다. “영혼이 처음 바뀐 6부보다 7~8부를 할 때 라임이를 표현하기가 점점 힘들어졌어요. 6~8부를 모니터해보니 최선이라고 생각했던 연기가 계산착오였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특히 오스카와 있을 때 라임이의 보이시한 본 모습을 보여드리면 또 다른 남자가 될 것 같아서 실제 라임보다 여성스럽고 소녀 같은 모습들을 보여줬는데 계산착오였던 거죠.” 그는 “9부 때 다시 주원이로 돌아오니까 너무 편하다”면서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모르겠지만 혹시 라임이를 표현해야 할 때가 있으면 그간 착오를 보완해서 좀 더 라임이다운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현빈은 영혼이 뒤바뀐 부분에서 상대역 하지원의 섬세한 연기를 높이 평가했다. “제가 극중에서 말할 때 한쪽 입꼬리가 올라가는데 지원씨가 그걸 잡아내셨더라고요. 지원씨가 주원이의 대사를 하면서 기분 나쁜 웃음을 짓는 것을 보고 ‘아 나를 몰래 많이 봤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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