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연예] 불만·소심·빈정 성격 그대로… 밤 10시, 뒤집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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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 10.11.26 14: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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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년 전만해도 밤 10시에 시작하는 FM 라디오 프로그램은 조용한 분위기로 진행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시대가 바뀌어서 인지 지금 이 시간대는 아이돌 그룹이나 그룹 가수들이 진행하는, 왁자지껄한 시간대로 변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개그맨 유세윤·장동민·유상무가 MBC FM4U <옹달샘과 꿈꾸는 라디오> 진행을 맡으면서 더욱 강해졌다. 옹달샘은 대학과 전공(동아방송대 방송극작과)이 같았던 세사람이 대학시절 꾸렸던 희극단의 이름. 대학에서 만난 이들은 지난 10년간 동고동락하며 개그맨 시험도 같이 보고, 개그 무대에 같이 올랐지만 진행을 맡은 것은 처음이다.

 

무척 친한 것 같은데 서로 헐뜯기도 하고, 어디까지가 농담이고 어디까지 사실인지 헷갈리는 말을 툭툭 던지는 이들의 관계가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에서도 그대로 개성을 드러낸다. 장동민이 먼저 말한다. “기본적으로 각자의 원래 성격대로 진행해요. 세상을 부정적으로 보고, 항상 불만에 가득 쌓여있고, 건드리면 금방이라도 폭발할 것 같은 삶을 저는 살아왔고 살고 있거든요. 편한 친구들과 함께 있으니까 이런 제 성격이 저절로 나와요. 상무는 작은 것에서도 하나하나 개그를 치는 것에서도 보듯, 작은 것이라도 꾸준히 사람들을 웃기려고 하고요.” 유상무는 유세윤에 대해 “웃음소리, 숨쉬는 것에서도 사람을 비꼬는 느낌이 담겨있다”며 웃었다.

 

개그맨인 이들의 특징을 살릴 수 있게 프로그램 코너도 기발하다. ‘명사와의 만남’에는 유명인이 아닌 품사로서의 ‘명사’인 책상, 해운대, 자동차로 장동민이 출연해 나머지 두 명의 진행자와 대화를 나눈다. 독특한 말투와 엉뚱한 멘트로 진행자들도 뒤집어진다. 또 다른 코너 ‘UV와 공개방송’에서는 유세윤과 뮤지가 만든 그룹 UV가 출연한 가수의 노래를 코믹하게 개사해 부른다. 동료 개그맨이기 전에 친구인 셋이기 때문에 이들의 개그에는 서로의 사생활도 자주 등장한다. 장동민의 아버지와 전화 연결해 시청자의 고민 사연에 상담을 해주거나 각자의 어머니·집안 사건·돈 거래 등의 이야기도 꺼낸다.

 

장동민은 “청취자 분들의 감이 무척 빠르고 뛰어나서 우리가 은근슬쩍 주고받는 개인적인 농담도 다 알아듣는다”며 “사적인 내용을 이해하기 때문에 가족끼리 행복해서 나오는 웃음같은 느낌도 있다”고 자랑한다. 방송출연 경험이 많은 이들이지만 가족적인 분위기 때문에 이들은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을 특히 좋아한다고 말한다.

 

“출연을 결정하면서 제작진에게 양해를 구했던 것이, 우리가 개그맨이지만 웃음을 주려고 라디오를 진행하고 싶지는 않다는 것이었다”고 유세윤은 말했다. “웃음 주려고 방송하는 건 이미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았거든요. 이번엔 우리가 먼저 즐겁게 진행하고, 그것이 청취자들에게 전달돼 웃음이 된다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유상무는 “TV는 편집을 해서 웃긴 모습만 보여주거나, 연출이 많이 가미되는데 라디오는 연출이 거의 없고 우리 셋의 있는 그대로를 보여줄 수 있다”며 “개그도 웃기면 웃기는 대로, 재미없으면 없는 대로 다 받아주는 여유가 있다”고 말했다. TV처럼 청취율에 목 매기보다 방송의 질에 대해 더 고민하고, 그러면서도 여유가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라는 것. 매일, 늦은 시간에 나와야 하는 프로그램임에도 생각지 못한 라디오만의 즐거움 때문에 행복하다고 한다.

 

친하지만 다른 사람들과 벽을 쌓지는 않는 옹달샘의 진짜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이들에게는 기쁜 일이다. “TV에 나가면 아쉬운 것이 옹달샘의 모습이 그대로 비춰지지 않는다는 거예요. 프로그램에 맞춰 하다보면 옹달샘이 아닌 스타일을 보여주고, 나중에 후회하죠. 편집된 방송을 보면 더 옹달샘이 아닌 것처럼 나가고요. 라디오를 하면서 옹달샘이 어떤 친구들인지 솔직하게 전달되는 것 같아 좋아요.” 이렇게 말한 유세윤은 옹달샘의 진짜 모습에 대해 “서로 헐뜯지만 멀어지지 않는 사이, 미워할 것은 미워하면서 결국은 미워하지 않는 사이, ‘우린 하나야’식의 외침은 없지만 결론적으로 하나인 사이”라고 정리했다. 장동민 역시 “대학 때부터 죽이 잘 맞았고, 아마추어 때 힘든 생활을 하면서도 불평불만 없이 꿈을 접지 않고 독하게 살았던 모습을 봤기 때문에 서로를 인정하고 믿음을 갖는 것이지만 ‘우리 옹달샘 셋 아니면 안된다’는 생각은 없다”며 “저도 다른 친한 그룹들이 많은데 외부에서는 우리를 옹달샘으로 가둬놓고 봐서 오히려 아쉽다”고 말한다.

 

친하지만 서로를 구속하지 않고, 정해놓은 그 무엇도 싫어하는 이들은 라디오 진행도 그렇게 열어 두기로 했다. 유상무는 “정해진 건 아무것도 없어요. 저희 스타일 자체가 미는 개그도 없고, 뭔가 정해져 있으면 스스로 먼저 싫증을 낸다”며 “즐겁고 유쾌하게 인생을 살고 싶다는 것만이 우리들의 공통점”이라고 했다. 장동민은 “오늘 방송이 재밌게 진행됐다고 해서 내일 똑같이 진행하려 해도 그대로 안 나와요. 인위적으로 만들려고 해도 그 색깔이 안 나오는 거죠. 옹달샘 세 명의 조합은 항상 변하면서 날마다 다른 색깔을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 장점이자 단점인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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