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의학] ‘빈둥지 증후군’ 수능 후, 딸이 아니라 엄마가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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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 10.11.23 13:2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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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 1
52세의 주부 김현수씨(가명). 두 자녀를 두고 있는 김씨는 아들에 이어 둘째 딸이 수능시험을 치른 후 허탈하고 공허한 감정에 사로잡히기 일쑤다. 이유 없이 잠도 못 자고, 두통과 어깨 통증이 계속된다. 전과 달리 아이들과 만나는 시간이 크게 줄면서 인생의 목표가 사라진 것 같고 삶의 의욕도 떨어졌다. 약속이 없으면 세수도 하지 않고 멍하니 앉아 있는 날이 많다.

 

#사례 2
48세의 직장여성 박은혜씨(가명). 외동딸을 두고 있어 자녀 교육만큼은 투자를 아끼지 않으며 모든 정성을 쏟아왔다. 그러나 딸이 수능시험이 끝나자 친구들과 어울리느라 밤늦게 다녀 걱정과 불안이 크다. 이로 인해 딸과 크게 말싸움까지 하고 나니 우울한 감정이 들고 죽고 싶다는 극단적인 생각마저 들곤 한다.

 

두 사례는 지난해 수능시험이 끝난 후 정신과를 찾아 치료를 받았던 여성들의 이야기다. 온 정성을 다해 수험생 자녀를 뒷바라지하던 엄마들 사이에 원인을 알 수 없는 신체 통증, 우울함, 허무감 등이 찾아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빈둥지 증후군’이라고 부른다.


우울증의 일종인 빈둥지 증후군은 40~50대 중년 여성에서, 특히 수능이 끝난 후에 많이 나타난다. 자녀를 위해 혼신을 다해 뒷바라지를 한 경우일수록 이런 증상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자녀를 위해 자신을 희생했는데 자녀가 자라서 독립성을 획득하면서 부모에게 상실감을 안겨주는 것이다. 고려대 안암병원 정신과 이민수 교수는 “빈둥지 증후군은 40대 후반, 50대 초반의 여성에서 흔히 발견되며 이를 방치하면 우울증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 시기 여성들이 느끼는 우울감과 심리적 상태를 남편과 자녀들이 이해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등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빈둥지 증후군을 극복하려면 주변의 도움도 필요하지만 자신의 의지도 중요하다. 이 기회에 자녀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반대로 ‘아이들에게 해방돼 제2의 인생이 시작된다’는 마음가짐을 가져보라고 전문의들은 조언한다.


남편이나 가까운 지인과 함께 취미생활이나 운동을 계획해보라고 충고한다. 인천 황원준신경정신과 원장은 “더 이상 자녀가 중심이 된 인생이 아니라 자신에게서 가치를 발견하고 자아실현 욕구를 충족시켜야만 상실감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우울증의 문제점은 잘못된 인식으로 치료가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대한우울·조울병학회에 따르면 우울증을 겪는 사람의 90%가 두통, 어깨통증 등 신체 통증을 함께 느끼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로 인해 우울증을 다른 신체질환으로 잘못 생각하기 쉽다는 것이다.

 

실제로 고려대 안암병원 우울증센터 이민수 교수팀이 우울증 환자 1425명을 조사한 결과, 45%는 정신과가 아닌 다른 진료과를 거친 후 정신과 진료를 받으며, 우울증 환자가 처음으로 정신과를 찾기까지는 3.2년이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우울증을 오래 방치하면 증세가 심해져 자살충동이 일어날 수 있고, 치매의 위험성도 높아진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우울한 기분 또는 삶에 대한 의욕 감소, 원인불명의 통증 등이 2주 이상 지속되면 전문의에게 상담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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